일이 돌아가는 꼬락서니

2020.07.14 23:10

메피스토 조회 수:721

* 고귀한 사람이란게 존재할까요? 위대한 업적 뒤에 반드시 숭고하고 위대한 마음이 있는건 아닙니다. 

먹고살기위해 어쩌다보니, 하던걸 하다보니, 별뜻없이 그냥했는데, 남들 다해서 나도 같이 했는데, 혹은 과도한 명예욕때문에....현실적인 이유는 많습니다. 


무엇이 되었건 확인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확인될 수 있는게 아니면 속일 수도 있습니다. '진심'이라는것이 성인 판타지인 이유입니다. 

물론 그걸 이유로 행적, 업적 자체를 부정할필요는 없을겁니다. 그건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일'이니까요.  



* 누차 얘기했지만 이 문제에는 답이 있었습니다. 

공소권이 없다지만 관련 조사는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조사와 동시에 장례는 가족과 아주 가까운 지인들만 조용히 치르고, 시민들의 추모는 뒤로 미루는 방향 말입니다. 


이 방법이라면 굳이 무죄추정운운하지 않더라도 사안에 대한 조사와 고인에 대한 애도 모두를 다 할 수 있지요. 


허나 민주당과 서울시는 가장 안좋은 방법을 택합니다. '고인을 모독하지 말라'라고 천명하고, 서울시에서는 넓직한 추모의 장판을 깔아줬습니다.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고 유력한 권력자들이 장례식장에서 친목질을 합니다. 박원순의 업적을 칭송하고 그를 기억해야한다고 말합니다. 

민주당 관련인사나 지지자들은 실시간으로 헛소리를하고 그 말들을 여기저기 퍼다 나릅니다.



* 예상한 바이긴 하지만, 이쯤되면 박원순씨에게 죄가 있나 없나는 제 관심밖입니다. 

그가 권력을 마음껏 사용한 추잡한 성추행 범죄자이건, 아니면 정치적 공작과 음모의 희생자이건....그 따위 것들은 궁금하지 않아요.

 

어차피 무엇이 진실인지는 현재 누구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당과 현정부, 그 지지자들의 위와같은 반응은 그 진실여부와 아무 상관없이 천박합니다. 

여타의 보수쪽 인물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정치인이 아니라 어느 기업의 상무나 전무였다면 어떘을까요. 교수나 의사였다면?


N번방이 충격이라고, 손정우의 형량이 2년이 채 안된다고 분노하지만, 사실 이 분노는 N번방 범죄자들이, 손정우가 "우리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편은 커녕 나와 상관없고 알리도 없는, 어떤 업적도 없을거라고 추정되는 그저 찌질해보이거나 평범해보이는 인물들이기에 그럴뿐이지요.  


만일 손정우가 '우리편'이거나, 내 가치관의 영역안에 있는 인간이었다면, 아마 어떻게든 면죄부를 부여해줄, 혹은 감형을 시켜줄 구실을 찾고 있을겁니다.

그리고 고리타분하고 길며 알아듣기 힘들고 현학적이지만 결국 단순한 논리;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인간존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죠. 

내 사람, 내 편이니까 그의 업적을 강조하고, 그의 진심을 강조하며, 인간으로서의 가치까지 함께 강조합니다. 


생전의 업적, 그리고 확인할 수 없는 진심이 누군가의 과오와 타락을 덮거나, 심지어 부정하는 근거가 되버립니다. 

메피스토는 동기라는 개념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수히 많은 권력자들이 부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 이러한 선례가 많기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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