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어제 뭐 먹었어' 14권

2019.01.02 16:49

겨자 조회 수:1474

리디북스 소개로는 '가정에서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생생한 레시피'가 실려있다고 하는데 결코 그렇진 않습니다. 유즈코쇼, 참깨 소스, 다시마 차, 닭고기 맛 분말 시즈닝, 츠쿠다니, 치어, 누카도코, 참마, 참치 같은 게 아무데나 널려 있는 건 아니라구요. 이 만화 보고 저도 참깨 소스를 구매해봤지만, 참깨 소스가 있으면 다른 게 없는 식이라서 따라하기 솔찮더군요. 


초고령사회가 된 일본의 모습이 요모조모 드러나 있습니다. 9권에서 50대를 넘긴 주인공 카게이 시로는 14권에서 부모님과 같이 묘소를 보러 갑니다. 100만엔을 내면 온 가족 묘소로 업그레이드 해준다는 말을 듣기도 하구요. 도심 안에 영구묘소를 만드는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1994년에 구영한씨가 '나는 77세에 죽고 싶다'란 책에서 밝혀놓았는데, 이제 일본에서는 상용화되었는 모양이네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 역시 초고령화 사회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사무실 사장님은 슬슬 사무소를 뒷 세대에게 넘겨주고 싶지만 잘 되질 않죠. 새로 들어온 비서로 아이를 어느 정도 키우고 직장생활로 돌아온 엄마가 나오는데 이는 아베의 우머노믹스 (womenomics)를 연상하게 하는군요. 기존 비서는 버블 경제가 꺼져서 급히 돈을 벌게 된 맛집의 후계자로 나오구요. 그리고 베트남 경제가 성장중이라고 2호점을 만든다며 훌쩍 떠나는 미야케의 에피소드 역시, 저성장에 답답했던 일본인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 같네요. 카게이 시로씨의 반찬 나눔 친구 토미나가 카요코씨는 초고령 사회에서 장모로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란도셀 하나에 4만-5만엔 (40-50만원)을 하는데 그것도 많이 생산되지 않으므로 제때 제때 사야 한다고... 세상에... 


최근에 일본에 갔을 때, 어째 식료품 물가가 비싼 것 같다...? 사람들이 식재료를 아껴서 조리하는 것 같다...? 라고 생각했는데 과연 그런 것 같네요. 일본에서 싸다고 느낀 건 양배추 밖에 없었거든요. 물론 한국 물가도 싸지는 않지만요. 그리고 양념을 쓰는 데 주저함이 없네요. 설탕도 팍팍 들어가구요. 삼겹살 찜에도, 유부초밥에도 설탕을 꽤 많이 넣네요. 요시나가 후미는 전작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에서도 음식에 대한 정열을 보여줬지만 여기서도 여전합니다. 특히 피낭시에 만들어먹고 남는 달걀 노른자로 까르보나라를 만든다든지, 반대로 까르보나라 만들고 나서 남는 흰 자를 어떻게 쓸 것인가를 자세히 제시하는 쪽글을 읽고 놀랐습니다. 이런 것까지 신경쓴단 말인가 하고요. 역시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에서 만능 파에 대해서만 에피소드 절반을 바친 사람 답군요. 


p.s. 책 중에 보면 컷 배열이 잘못된 부분이 있습니다. 미용실 원장인 미야케 히로시가 베트남에서 돌아오기 직전, 켄지가 밥을 먹다가 미야키씨의 집으로 가려고 하는 장면이죠. 제 생각에는 그 페이지 전체의 컷이 위 아래가 바뀌었어요. (중간을 자른 다음 위 아래를 바꿔 배열해야함) 켄지가 먼저 상황을 설명하고 카게이 시로가 "괜찮냐"고 물어야 하는데 말이예요. 그리고 그 페이지, 그 후 페이지 보면 같은 컷을 재활용한 컷이 두 번 정도 나옵니다. 켄지가 서둘러 밥먹는 장면이 나오는 페이지에 카게이 시로의 얼굴 부분이 재활용이고, 망연자실한 미야케 히로시의 뒷 모습도 재활용이지 싶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242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08806
111096 영화가 궁금합니다. [2] 스터 2019.11.06 334
111095 Grandpa Kitchen채널을 오랜만에 들렀다가... [2] Journey 2019.11.06 284
111094 당신을 잊는 법 [1] 가끔영화 2019.11.05 330
111093 [KBS1 다큐] 스티븐 스필버그의 <우리는 왜 증오하는가> [13] underground 2019.11.05 1687
111092 엘리베이터 버튼을 장갑끼고 누르는 사람을 본 적 있으세요? [11] 존재론 2019.11.05 1119
111091 남들 다 좋다는데 나만 별로인 스타 [30] mindystclaire 2019.11.05 1605
111090 기생충의 연출과 조커 연출 [12] 얃옹이 2019.11.05 1116
111089 오후에도 빅웃음.. 박찬주씨 우공당 입당 부인(feat 빤스목사) [8] 가라 2019.11.05 916
111088 오늘의 영화 전단지(스압) [1]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1.05 180
111087 오늘도 빅웃음... 박찬주씨 우리공화당으로.. [8] 가라 2019.11.05 851
111086 누구한테도 다 속고 부인한테만 안속는 [1] 가끔영화 2019.11.05 530
111085 가위눌리는 꿈에 대해 [6] 예정수 2019.11.04 488
111084 [바낭] 오늘의 어처구니 - 일루미나티의 재림 [4] 로이배티 2019.11.04 714
111083 오늘의 빅웃음... 박찬주씨 어록.. [3] 가라 2019.11.04 1008
111082 문재인 정권 대단하네요 [29] 도청이본질 2019.11.04 1602
111081 로이배티님이 추천하신 넷플릭스 리버보다가 떠오른 영국 수사 드라마 공통점들 [33] woxn3 2019.11.04 865
111080 [넷플릭스바낭]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보시는 분은 안 계시죠? [10] 로이배티 2019.11.04 441
111079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전작 다 봐야 이해 가능한가요? [5] 발목에인어 2019.11.04 578
111078 오늘의 영화 전단지(스압) [4] 파워오브스누피커피 2019.11.04 185
111077 [회사바낭] 감사 [2] 가라 2019.11.04 32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