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쉬 맨(스포일러 주의)

2019.11.30 16:11

산호초2010 조회 수:837

"아이리쉬 맨"을 포함해서 여러 영화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으니

스포일러를 원하지 않으신다면 읽지 마시고 영화를 봐주세요.















마틴 스콜세지의 "좋은 친구들"의 후일담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카지노"나 "좋은 친구들"에서 느낄 수 있던 후덜덜한 속도감과 폼나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고

그래서 눈을 돌리고 싶은 현실적인 우울함이 느껴져서 영화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게 되더군요.

옆에 있던 관람객도 중간중간 탄식을 하더군요.


처음 1시간 반 정도는 제대로 영화에 몰입을 하지 못했고, 전개가 참 느슨하게 지루하구나 싶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적으로 이입이 되더니 영화가 끝날 무렵에는  가슴이 짓눌리는 것처럼

현실 우울감이 제대로 덮쳐오더군요. 아직까지도 이 영화 후폭풍으로 우울해요.


마피아의 고백으로 영화의 소재를 삼았다는 점에서 "좋은 친구들"과 거의 같은 주제와

형식을 가져왔는데 지미 호파의 살인사건은 인지도가 높은 역사적인(?)사건을 다뤘다는 점에서

그 당시의 여러 인물들에 대해서 다시 관심을 가지게 하더군요.


실제 지미 호파의 사건은 아직까지도 미제의 실종사건이라는걸 영화를 보고 찾아본 다음에

알았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지미 호파와 프랭크 시런의 가족들을 비롯한 관계된 사람들은

모두 어떤 심정일까 싶군요. 사람을 죽인 죄책감을 다룬 것일까 싶다가, 역겨운 자기합리화라는

생각도 들구요. 결국 자신의 죄에 대해서 제대로 인정을 하거나 가족들에게

사과를 하지도 않고 주절주절 변명만 늘어놓는 모습에서 딸들의 입장이 이해가 되었어요.


프랭크 시런은 지미 호파를 죽였다는 것에 대해서 지미 호파에게 원망스러웠을 것 같아요.

그 사건 관계자들 중에 가장 후에까지 살아남아서

추하고 괴롭게 말년을 보내야 했으니까요. 그가 살아남아있는건 "신중함 + 운"이겠구요.

영화 전체가 지미 호파를 죽일 수 밖에 없어서 죽였다는 식의 톤을 보여주기 때문에

죄책감과 자기 합리화, 자기 연민, 운명에 대한 탄식이 함께 뒤섞여 있어요.



"카지노"와 "좋은  친구들"에서 보여준 앞 뒤 안가리는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던 다혈질 마피아 역할과

대비되어 조 페시의 차분하고 노회한 마피아 보스 연기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전작들을 찾아보고 싶게 하네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2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4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47
123511 [워너필소] 샤이닝 The Shining 예매창이 열렸어요. [1] jeremy 2023.06.20 278
123510 듀란 듀란 - 퓨쳐 패스트 콘서트 다녀왔습니다. [4] theforce 2023.06.19 254
123509 [넷플릭스바낭] 뭔가 많이 익숙한 맛의 중국산 웰메이드 로맨스, '먼 훗날 우리' 잡담입니다 [14] 로이배티 2023.06.19 474
123508 눈물의 장점 [4] catgotmy 2023.06.19 218
123507 브루노 마스 현대카드 콘서트 다녀왔습니다 [2] Sonny 2023.06.19 559
123506 내셔널 갤러리 전 다녀왔습니다 [2] Sonny 2023.06.19 333
123505 [넷플릭스바낭] 익스트랙션 2: "좀 더 크고 화려하게"가 성공한 경우 [10] 폴라포 2023.06.19 454
123504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축구 스폰서 daviddain 2023.06.19 229
123503 후래쉬 봤어요 [4] 돌도끼 2023.06.19 278
123502 듀게 오픈채팅방 멤버 모집 [1] 물휴지 2023.06.19 108
123501 [철목련] 추억의 여배우 앙상블 영화 [9] LadyBird 2023.06.19 283
123500 현재 영화관 상영중인 '순응자' 추천(스포 없음~) [6] ally 2023.06.19 350
123499 프레임드 #465 [4] Lunagazer 2023.06.19 82
123498 [왓챠바낭] 간만에 방화 한 편 보았습니다. '달빛 사냥꾼' 잡담 [14] 로이배티 2023.06.18 408
123497 아스날은 자카 나가니까 [2] daviddain 2023.06.18 149
123496 프레임드 #464 [2] Lunagazer 2023.06.18 85
123495 아 이런 '플래쉬' 괜찮네요 (스포) [5] 스누피커피 2023.06.18 446
123494 김민재 바이언 가면 나중에 이런 일도 생기려나 [2] daviddain 2023.06.18 201
123493 인종은 외모일뿐? [1] 말러 2023.06.18 326
123492 [왓챠바낭] 장하다 왓챠!! 마이클 만의 '맨헌터' 잡담입니다 [20] 로이배티 2023.06.18 58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