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기대 이상입니다.

2019.01.01 16:33

woxn3 조회 수:2343

생각외로 설정에만 기대서 겉멋에 치중한 영화가 아니군요.

액션영화이긴 한데 조폭영화 같은 처절함이나 잔인함을 위주로 한 영화구요.

캐릭터를 선정적으로만 다루지도 않았어요.

동생 캐릭터는 좀 기능적이고 선정적이라고 볼 수 있긴 하겠어요.

하지만 동생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이라는 게 너무 현실의 현재진행형 문제거든요.

그래서 그 정서를 영화적 긴장으로 소비하기보다는 좀 괴로워지는 게 있어요.

그래서 잘만들어진 액션을 통쾌하게 보고 있기가 어렵구요.

주인공을 여성으로 설정한 게 여기에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주인공이 원빈이나 마동석이었으면 영화의 무드가 개인의 복수극이라는 자기충족적 감정의 만족에 치우쳤을 거에요.

그런데 이시영이 되면서 복수와 응징이 아무리 선명하더라도 처절한 생존에 불과해지더라고요.

이시영은 거울보면서 머리 미는 장면 따위를 보여주기보다는 과감하고 단호한 응징과 추적의 가운데서도 슬프고 애가 타는 표정을 보여줘요.

그래서 그런지 단호한 응징 역시도 자기충족적이기보다는 동생을 찾기 위한 기능적인 행동으로 보여지는 거 같아요.

원빈은 아이를 구하면서 마음의 구원이라도 얻었지만 이시영과 동생에게 남은 건 앞으로도 이보다 더한 일이 생길 수 있는 만신창이의 현실 뿐이에요.

그러다보니 응징의 쾌감이 끼어들기가 어려워 지는 거 같아요.

여성의 분노와 복수에 얹어 폭력을 보여주는 영화들이 제법 많은데 상황설정 탓인지 폭력이 선정적이게 보이기 보다는 오히려 여성 일반의 분노 표현으로 보이더군요.


이시영 캐릭터는 어쨌거나 매력적.

매우 능력있고 감상에 빠지지도 않고 목적에 따라 해야될 일을 하는 가운데 쓸데없는 인정을 배풀지도 않아요.

원빈이든 마동석이든 이만큼 잔인했으면 잠자는 사자의 밥그릇을 건드린 데 대한 응징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보는 사람도 응징의 쾌감을 함께하는 거고요.

그런데 이시영이 잔인하니까 자기보호의 성격이 강해지는 거에요.


장르적인 측면에서도 본분을 잃지 않는 영화고요.

플롯도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아서 진상이 드러나는 다음이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분위기는 어둡지만 속도는 빨라서 찝찝함에 덜 잠겨있게 되는 면도 있었고.


내러티브보다는 기획이 두드러지는 영화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어떻게 굴려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고 그 결과물의 한계가 뭔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영화같아요.

그래서 장르팬이라면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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