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습니다. 


촛농처럼 녹아내릴 것 같아요. 햇볕이 쨍쨍..하다 못해 피부를 내리찍듯이 폭력적입니다. 


외적으로야 아이스아메리카노 옆에 놓고 에어콘 앞에 널브러져 있는게 최고겠지만 내적으로 이럴때 서늘한 이야기가 도움이 될 것도 같습니다. 이럴때는 역시 괴담이죠.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이름을 떠올리면 파블로프의 개도 아닌데 자연스레 화차가 먼저 호명되지만 이분이 참 글 쓰시는 스펙트럼이 넓으신 분이라.. 사회파 미스테리 뿐 아니라 스포츠, SF에 역사물까지 말이 되는 이야기를 다다다 써내신단 말이죠. 


저도 얼마전에 알게된 에도 시대 괴담 시리즈가 미야베월드 2막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제법 많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미시마야라는 주머니 가게에 있는 흑백의 방에서 기기묘묘한 이야기들을 듣는 아가씨. 오치카의 이야기를 다룬 시리즈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흑백-안주-피리술사-삼귀로 이어지는 미시마야 변조괴담 시리즈는 이야기의 재미도 재미지만 으스스하고 슬프기도 하고 때로는 훈훈한 이야기들이 꽤나 이 계절에 잘 어울립니다. 


얼핏 귀신과 이계의 것들이 등장하지만 이를 통해 인간 세상에서의 문제들을 때로는 통렬하게 때리고 때로는 따뜻하게 끌어안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카타르시스 같은 게 느껴지는 것도 같아요. 


무서운 거 못보는 분들 계시겠지만.. 많이 무섭지는 않으니 한번 시도해 보셔요. 전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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