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 No, 보이코트! 0k

2020.08.21 03:50

ssoboo 조회 수:797

생각해보니 이거 프레임이 참 이상하게 짜이네요?  


일단 기안84는 여혐 맞아요. 그것도 가장 저급한, 룸빵에서 오랜 시간 숙성된 찐 썩어빠진 여혐 맞아요.

(룸빵에서 단련된 여혐이란 것은 518 전야에 광주까지 내려가서 단란주점을 찾던 송영길이 국회 상임위원장 자리에 앉아서 ‘남자끼리 그럴 수도 있지’ 개소리 하게 만드는 그런 뼛속 깊이 각인되는 그런거라 이해하면 됩니다) 


그걸 구체적으로 하나 하나 찾아 지적질할 필요가 있을까요?

좀 귀찮지만 그래 한가지만 예로 들어 봅시다.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에서 함께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이름을 따서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그 중에 ‘화사’를 ‘룸빵녀’로만든게 있어요.  전현무는 그 룸빵녀 ‘화사’에게 치근덕대는 껄떡이로 만들었네요.

동료 연예인의 이름을 차용하여 기것 만든게 온갖 멀쩡한 직업들 다 제껴두고 룸빵녀로 만든 것부터가 

기안84의 병든 세계관을 보여주고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찌질한 면모를 풍자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해요. 기안84는 그 무궁무진한 방식중에서 고작 고르는게 그 따구라구요.


그런데 이런 쓰레기 웹툰작가를 반대한답시고  방송에서 퇴출 시킨다거나 검열하겠다는건 오바죠.

이거 실은 잘못된 프레임에 빠져 들어가는 겁니다. 자의든 타의던 말입니다. 제 생각엔 자신들도 무슨 짓을 하는건지 잘 모르고 하는거 같아 보입니다.


하지만 보이콧이라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실존하는 행위만 보자면 기안84를 퇴출시키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결국 보이콧 운동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검열할 권리도 권한도 힘도 없는 문화 수용자들일 뿐인 사람들의 안티 기안84 운동은 아무리 말로 퇴출이니 뭐니 해봤자 

결국 보이콧 운동에 머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걸 뭐라 부르던 자기들 마음이지만.


따라서 기안84에 대해 퇴출해야 한다는 말도 다 쓰잘대기 없고 그냥 보이콧 하자고 뜻을 모으고 행동하면 되는 겁니다.

당연하게도 기안84에 대한 보이콧 운동에 대해 검열이니 뭐니 시비를 거는 것도 웃기는 짓이에요.

어차피 기안84의 여혐물을 소비하는 것은 자신들이고 자신이 취향을 지키기 위해 더 열심히 보면 되는거에요.


물론 이 보이콧 운동은 당장은 실패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왜냐면 기안84 저작물들에 대한 수용자들은 기안84가 여혐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도 않지만 설령 여혐이라고 해도

소비를 멈추지 않을 것이고 네이버는 그 수용자들이 그대로인한 기안84를 이용해 계속 돈을 벌수 있으면 그만이니까요.


하지만? 보이콧 운동이 더 확대되고 장기화 되어  기안84라는 한 작가가 아닌 네이버웹툰 이라는 플랫홈 자체에 대한 보이콧으로

발전된다면?  그래서 여혐을 문제시하는 수용자들이 네이버라는 플랫폼을 거부하고 다른 작가들도 이 플랫폼을 거부한다면?

네이버는 돈이 안되는 기안84를 버릴 것이고 여혐에 대한 필터링을 시작하게 되겠죠.


그런데 현재의 네이버웹툰의 열성 구독층이 그정도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성향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꽤 오래전에 ‘한국 만화생태계를 좀 먹는다’는 이유로 네이버웹툰 플랫폼 보이콧 운동이 있었어요.

결과는 물론 대 실패.  이유는 웹툰 수용자들의 선택 때문이었어요.


기안84 보이콧, 웹툰에서 여혐에 대한 보이콧을  수용자들 사이에서 대세로 자리 잡게 하는게 과연 가능할까요?

전 가능하다고 봅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10년전과 비교를 하면 상당히 많은 작가들 사이에서 성인지 감수성 측면에서 진일보 한 것은 분명하거든요.


하나만 예를 들면 양영순 작가 말입니다.  이 양반의 마지막 연재물이 ‘덴마’ 였는데 막판에 (허접한 결말이 시작되기 이전) 

수 많은 벌점 테러가 자행되었었는데 그 이유중에 하나가 초기에 비해 PC 함에 대한 강박이 보인다는 거였어요.

여성캐릭터 비중이 갈수록 쎄지고 그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작품 속에 보여졌던 여혐에 대한 인식과 반성들이 간간히 보였는데

그게 불편한 독자들이 별점 테러를 가했던거죠.  양영순 작가는 그에 대해 그 전의 스토리 전개속도에 따르자면 1년을 더 끌었을 분량을

단 한달만에 후다닥 마무리해버리며 엿먹어라 하고 끝을 내버렸어요.

양영순 작가가 어디 하루 아침에 개과천선해서 변했겠어요?  미투운동을 비롯해 세상이 변하는 것을 작가적 더듬이로 읽어내며 학습한 결과였을 것입니다.


물론 기안84는 그런 학습능력이 없는 쓰레기여서 더 찍힌 것일거에요.  학습하고 반성하기 보다는 말도 안되는 피해자 혹은 약자 코스프레로

동정심을 고개 숙여 잠시 바람을 피하고 다시 또 대가리 처 들고 여혐 토악질을 해대는 것을 반복해 왔듯이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본인의 충성도 높은 구독자층이 건재하는 한 아마 이런 성향은 1도 변함이 없을거에요. 

하지만 언제고 그 구독자층을 버려서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계산이 선다면 네이버도 기안84를 버릴지도 모를 일이죠.


게임 캐릭터 성우가 ‘Girls don’t need Prince’ 라는 티를 입었다고 게임회사로 부터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되는 일이 있었죠.

게임회사 입장에서 그런 문구를 참을 수 없는 유저들 덕분에 밥 벌어 먹고 사는 입장이니 성우를 자른것입니다.

그 게임회사의 게임을 구매해주는 유저들의 세계관이 다 그 모양이니 돈이 되는 선택을 한거죠. 자본주의.

이게 X 같다고 해서 그런 유저들을 홀로코스트 할 수 없는 노릇 아닙니까? 

아니면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를 전복 시키던가요.  

에라이~ 두 가지 다 불가능하네?



그런데 ‘Girls don’t need Prince’ 라는 티를 입어도 아무렇지 않거나 ‘환호’하는 유저들이 좋아할 게임이 많다면? 


걸그룹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고 한남들이 난리법썩을 피운적이 있었죠.

최근에는 조이가 ‘We should all be feminist’ 티를 입었다고 또 조그만 소동이 있었구요.  

그런데 레드벨벳은 1도 타격을 입지 않아요.  왜? 이 걸그룹에 돈을 쓰는건 그 한남들이 아니라 왕자가 필요 없는 Girl 들 이거든요.


제 생각은 그래요. 보이콧이란 것도 결국 하나마나한 아가리 파이팅에 기 싸움일 뿐이고 진짜는 영토를 더 많이 차지하는 쪽이 이긴다는거






 


아참!  웹툰을 전혀 보지 않는 그래서 기안84의 웹툰도 본 적이 전혀 없는,  오로지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 프로만 보고

기안84 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던 측근 (좀 불쌍하거나 모자라며 엉뚱한 캐릭터들에게 꽂히는 타입) 에게

이번에 기안84의 여혐 쩌는 웹툰 몇 개 보여줬더니 ‘극대노’를 하고 짜게 식어 버리더군요.

네이버 웹툰은 몰라도 ‘나 혼자 산다’는 기안84 보이콧이  단기에 성공할 가능성이 조금은 있어 보입니다.

아무래도 그 웹툰 보다는  그 예능이 좀 더 멀쩡한 사람들로 ‘수용자’ 구성을 이루고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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