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생들 체험 학습 업체들에게 행사 한 달 전까지는 일정을 다 확정해줘야 해서 어제 오전에 한 달 남은 두 군데에 연락해서 일정을 확정하고 견적서 받았는데... 오후에 또 연기됐네요. ㅋㅋㅋㅋ 이런 망할. 날짜를 아예 새로 잡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또.



 - 결국 저희 학교 학생들의 1차 지필 평가는 그냥 삭제됐습니다. 지금 일정으로도 조금 무리하면 치를 수 있겠지만 더 연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니 그냥 안 보는 걸로 해 버리는 게 불확실성도 줄어들고 낫겠죠. 근데...

 이쯤 되면 그냥 9월 개학하면서 학기제 변경해버리는 논의를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 뭐 역시 입시가 문제겠죠. 이놈의 입시 때문에 아마 학기제 변경은 영원히 불가능할 듯.



 - 온라인 수업은 이제 그냥저냥 하고 있습니다. 좀 웃기는 건 왜 각종 '무슨무슨 총량의 법칙' 이런 거 있잖아요. 그게 온라인 수업에도 적용이 됩니다. 이제 대부분 적응해서 수업 시간 맞춰 잘 접속하는데 늘, 언제나, 반드시 세 명 정도가 5분이 지나도록 안 들어와서 전화로 소환하게 만들어요. 더도 덜도 아니고 세 명. 그리고 그 세 명이 매 수업 때마다 달라요. 도대체 이게 무슨 조화인지... 그리고 전화를 할 때 패턴도 똑같은 패턴 세 가지가 맨날 반복됩니다.

 1. 전화번호 찾아서 거는 순간 접속

 2. 걸면 전화를 씹어 버려서 사람 허망하게 만든 후 부랴부랴 접속

 3. 2처럼 행동한 놈들이 수업 다 끝나고도 몇 시간 후에 제게 전화를 걸어 '누구세요?'라고 질문(...)



 - 그리고 온라인 수업을 할 때 본인 카메라를 꺼 버리는 애들이 많습니다. 처음 접속할 때만 얼굴 보여준 후 수업 중에 은근슬쩍 꺼 버리는 거죠. 근데 이게 어디까지나 출석 확인의 유일한 수단이다 보니 진행 중에 카메라가 꺼지면 다시 켜라고 닥달을 하는데... 이제는 그걸 깨닫고 꼼수를 쓰는 놈들이 있습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진 찍은 후에 카메라를 끄고 그 사진을 올리는 거죠. ㅋㅋ 근데 이게 수업하다가 보면 좀 호러입니다. 다른 창의 아이들은 다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는데 한 놈만 잔잔한 미소를 띄고 미동조차 없이 카메라(=저)를 응시하고 있는...;



 - 아들놈의 초등학교 등교 입학도 일주일 밀렸는데. 문제는 옆에 붙어 있는 덤입니다. 동생놈은 어린이집을 가야 하는데 이 놈이 집에서 오빠랑 노는데 재미를 붙여서 어린이집을 안 가고 싶어해요. 그래서 '오빠 학교 가면 너도 어린이집 가는 거야!' 라고 약속을 해 놨는데 그게 밀리고 밀리고 연기되고... 저야 뭐 걍 그러려니 합니다만 집에서 두 놈 봐주고 계신 어머니의 육아 노동이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


 숙제 문제도 있어요. 오전에 ebs 보며 뭣 좀 따라하는 걸로 수업을 끝내는 대신 매일 과제가 있는데, 이건 게으른 저 대신 애들 엄마가 봐주고 있습니다만. 결국 그 전설의 '초딩 숙제는 엄마 숙제' 모드가 되는 거죠. 그리고 그 와중에 놀아줄 오빠가 없어 심심해진 동생이 옆에서 칭얼대고... 그래서 한 번은 그림 그리고 색칠하는 숙제가 여럿 밀리자 오빠는 그리고 동생은 그걸 받아서 색칠하는 분업 형태가 이루어지기도 했어요. 것 참. ㅋㅋㅋ



 - 사촌 형아들의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에 눈을 뜬 어린이들을 위해 몇 년 전에 사서 좀 하다가 처박아놨던 닌텐도 위유라는 전설의 망게임기를 꺼내서 마리오 게임을 좀 시켜주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 시켜줄 땐 비교육적인 나쁜 아빠가 되는 것 같아 좀 거시기했는데, 시켜 놓고 옆에서 지켜보다보니 이게 의외로 교육적인 효과가 있네요.

 일단 동생이랑 함께 하다 보니, 그리고 그 동생이 본인보다도 컨트롤이 처참할 정도로 구리고 제 멋대로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대화와 협상, 양보와 타협과 포기를 배우게 됩니다. ㅋㅋㅋ '둘이 싸우면 게임 꺼 버린다!'라고 못을 박아놨거든요. 그동안 첫째라고 해서 더 부담주는 것 없이, 더 챙겨주는 것도 없이 걍 친구처럼 키워왔는데 이걸로 뭔가 오빠 노릇을 하기 시작했네요. 동생에게도 좋은 게 있어요. 이놈이 오빠보다 말빨이 딸리다 보니 말로 해선 안 되겠다 싶을 때면 그냥 막 저질러버리는 게 있었거든요. 근데 게임 덕에 이제 자기가 하고픈 걸 먼저 말 하고 협의를 하는 게 조금이나마 생겼어요.

 뭐 그래도 하다 보면 결국 투닥거리긴 합니다만, 그러다 결국 스테이지 클리어하고 나면 둘이 함께 만세를 부르고 서로 칭찬하고 난리가 납니다. 귀여워요.


 ...하지만 뭣보다도 놀라운 건 애들의 학습 능력이네요. 처음 시켜줄 때만 해도 점프해서 계단 올라가는 데도 한 세월 걸리던 애들이 이젠 자유자재로 점프해서 몬스터들 밟는 건 물론이고 협력 점프로 숨겨진 별 찾는 것까지 그냥 알아서 다 합니다. 뭐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그냥 그렇게 해요. 보스전을 만나도 몇 번 죽으면서 자기들끼리 파해법을 찾아내구요. 상황에 따른 숨겨진 스킬 같은 것도 대부분 잘 구사하고 있고 심지어 게임기의 메뉴 시스템도 다 이해해서 자유자재로 갖고 놉니다. 좀 무섭...;



 - 덧붙여서 닌텐도가 왜 어린이들 게임기의 왕인지 절실하게 느끼고 있어요. 음악도, 게임 디자인과 미술도, 거의 모든 면에서 고퀄이라 부모가 자식에게 시켜주면서 죄책감이 덜어지는 효과가(...)



 - 암튼 현시점 기준으로 제 아들의 첫 등교는 5월 27일. 제가 담당하는 학생들의 등교는 6월 8일입니다. 이건 뭐 등교하면 두 달 후가 방학이네요. ㅋㅋ 여기에 더 미뤄질 가능성도 충분하니 참 여러모로 신비로운 1학기가 되어갑니다.




 + 그리고 '개학 때까지'로 정해놓고 시작한 제 다이어트는 어느새 4개월차. 11킬로그램이 빠졌는데 아직도 한 달은 더 남았네요. ㅋㅋㅋㅋㅋ 근데 이게 처음 시작할 땐 워낙 몸에 살이 과도하게 많았다 보니 쑥쑥 빠졌는데, 10킬로를 돌파한 후로는 아주 느려졌어요. 의욕이 팍팍 떨어지고 이젠 그냥 좀 편하게 먹고 살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1킬로만 더 빼면 십의 자리가 변경되는 상황이라 지금 그만두기는 좀 아쉬워서 더 해보긴 할 생각인데... 이젠 살을 빼서 관절 부담도 줄어들었을 테니 슬슬 운동을 병행해야할 것 같고. 그런데 그건 넘나 귀찮고. 뭐 그렇습니다. 


 ++ 학교에서 급식을 안 주고, 배달 음식은 자제하라고 하니 출근한 교사들 대부분이 도시락을 싸오는데요. 그것도 한 달이 넘으니 다들 물리기 시작하다가... 이제는 휴대용 조리 기구를 들고 와서 조리를 해먹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ㅋㅋㅋ 떡볶이, 라면은 기본에 여럿이서 재료를 준비해와서 동태 찌개를 끓여 먹는 분들까지. 하하하. 애들 등교하기 전에 한 번 운동장에서 바베큐 파티를 하자는 얘길 하는 분들도 있는데 왠지 말로 끝날 것 같지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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