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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픽사 스튜디오 신작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그럭저럭 무난한 편이었고 그게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이야기 설정과 캐릭터를 성실하게 굴려가니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픽사 스튜디오 작품들에 비하면 개성과 창의성이 살짝 모자란 감이 들곤 하더군요. 순위 면에서는 [인사이드 아웃]이나 [코코]에 비해 많이 아래지만, 그래도 픽사 스튜디오 평작은 웬만한 다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작품들보다는 나은 편이란 건 인정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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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소녀]

 [야구소녀]는 절 설득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주인공을 보면서 꼭 그래야겠니 하면서 의구심이 간간히 들곤 했지만, 영화가 주인공과 함께 부지런하게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걸 관조하는 동안 어느덧 주인공을 생각보다 많이 응원하게 되더군요. 주인공의 현실과 한계를 정확히 인지하면서도 영화는 우직하게 올인하고 있고, 전 그게 맘에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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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스프 네트워크]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와스프 네트워크]를 한 번 봤는데, 별다른 사전지식 없이 대충 이야기 설정만 알고 봐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는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스포일러 상 자세히 얘기할 수 없는 흥미로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전개가 너무 산만한 게 결점이긴 하지만, 실력파 배우들과 생생한 시대 배경 분위기 덕분에 2시간 넘는 상영시간은 생각보다 잘 흘러갔지요. 여전히 아사야스의 전작 [논픽션]처럼 전반적으로 2% 부족하지만 심심풀이용으론 괜찮았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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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클로저]

 지난주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다큐멘터리 영화 [디스클로저]는 부제인 ‘Trans Lives on Screen’에서 보다시피 영화와 TV에서의 트랜스젠더 캐릭터들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다양한 트랜스젠더 인터뷰 대상자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우리가 얼마나 트랜스젠더 캐릭터들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걸 당연하게 여겼는지를 되새기게 되고, 이는 매체 밖의 트랜스젠더 인권 문제와도 연결되기도 하지요. 최근에 트랜스젠더 차별 문제가 더더욱 논란이 된 걸 고려하면, 본 다큐멘터리는 시의 적절하기 그지없고, 그러니 가능한 빨리 챙겨보시길 권해드립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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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

 원제가 [Athlete A]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는 영원히 어리지 않다]는 4년 전에 터진 USA Gynamstics 성학대 스캔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금메달 획득과 공공 이미지 보전을 핑계로 한 추악한 인간의 역겨운 성범죄들을 20년 넘게 은폐한 걸 보다보면 소름끼침과 억장 터짐을 오갈 수 없는데, 다큐멘터리는 피해자들에게 사려 깊게 귀를 기울임으로써 가능한 한 선정적 요소들을 배제하고 있고, 그러기 때문에 이들이 나중에 법정에서 단순히 희생자들이 아닌 생존자들로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순간엔 상당한 감동이 있습니다. 요즘 들어 넷플릭스에서 계속 양질의 다큐멘터리들이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경향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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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저블 라이프]

 브라질의 오스카 국제영화상 출품작으로 선정된 [인비저블 라이프]는 익숙한 가족 멜로드라마입니다. 자매지간인 영화의 두 주인공 귀다와 에우리디스는 큰언니 귀다의 현명치 못한 선택으로 인해 서로와 떨어지게 되는데, 영화는 이들의 아버지를 비롯한 여러 형편없는 남성 캐릭터들로 대변되는 보수적 가부장제 사회 안에서 이들이 서로와 연락은커녕 만나지도 못하는 가운데 이런 저런 고생하는 모습을 덤덤하게 지켜다 보지요. 그럼에도 불구 이들은 여전히 살고자 하는 의지를 잃지 않으려고 하고, 그러기 때문에 영화는 그저 단순한 수난극을 넘어 생생하고 강렬한 여성드라마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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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body Knows I’m Here]

 파블로 라라인이 제작에 참여한 칠레 독립영화 [Nobody Know I’m Here]의 주인공 메모는 얀키우에 호수 부근에서 삼촌과 함께 외로이 양 목장을 관리하며 살고 있습니다. 영화는 여러모로 무척 내성적이고 과묵한 이 남자의 일상을 무덤덤하게 지켜보면서 그의 숨겨진 과거를 천천히 엿보는데, 이는 간간히 너무 건조한 편이지만 좋은 분위기와 주연배우 호르헤 가르시아의 성실한 과시 없는 연기 때문에 꽤 묵직한 인상을 남깁니다. 어느 정도 인내가 요구되지만, 화면 밑에서 조용히 꿈틀거리는 비탄과 절실함은 무시할 수 없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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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파이어 사가 스토리]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 올라온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파이어 사가 스토리]는 어느 정도 절 웃게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윌 페럴과 레이첼 맥아담스야 좋은 코미디 배우들인 가운데 영화엔 여러 효과적인 코미디 장면들이 있긴 하지만, 필요이상으로 긴 후반부에서 영화는 늘어져만 가면서 재미가 떨어지거든요. 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나쁘진 않지만, 페럴과 맥아담스는 여러 다른 코미디 영화들에서 더 웃겼었고, 그러기 때문에 대신 그 영화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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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No Longer Here]

 [I’m No Longer Here]는 멕시코 몬테레이 시를 떠나 뉴욕으로 오게 된 젊은 주인공을 통해 두 개의 다른 이야기를 번갈아 전개합니다. 한 쪽은 영어도 못하는 불법이민자인 주인공이 겪는 고난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다른 한 쪽은 자신의 빈민층 동네에서 그가 어떻게 다른 동네 양아치들과 함께 음악과 춤으로 시간을 보냈는지를 들여다보지요. 전자가 상대적으로 평범한 편이라서 영화는 가끔 중심을 잃곤 하지만, 후자에서 보여 지는 여러 인상적인 순간들은 이 결점을 보완하고 있고, 대부분 비전문배우들인 출연진들 연기도 좋습니다. 좀 불균일하지만, 흥미로운 수작인 점은 변함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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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플랫폼]

 해외에서는 넷플릭스에 올라왔지만 국내에선 극장 개봉된 [더 플랫폼]은 예상한 만큼의 재미를 안겨 주었습니다. 설정부터 [큐브]를 비롯한 다른 비슷한 영화들과 자동적으로 비교되지 않을 수 없지만, 제한된 공간 안에 놓인 저예산 SF 호러 스릴러로서 할 일을 충실히 다 하는 편이거든요. 물론 이런 영화들이 대개 그러듯이 결말 부분에서 덜컹거리기 시작하지만, 여러 장점들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봐줄 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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