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과하게 술을 권하는 문화

2015.11.21 11:31

여름숲 조회 수:1601

어젠 원치않은 접대자리(원하는 접대자리가 뭐 얼마나 있겠냐만은..)에 끌려가게 됐습니다.

대놓고 하는 로비자리는 아니지만 뭐 여튼 비위를 맞춰주어야 할 대상임은 틀림 없는 분이 늘어놓으시는 전체주적 민족주의적 장광설을 들으며 (너는 지지하는 정당이 무엇이냐 처묻고 싶었지만 분위기 살려야죠.. ㅜㅜ) 적절히 조절하는 음주를 하고 있었죠.

듣자하니 무식하게 술을 권하는 사람이라 얘기를 들었는데 ...우리쪽에 여자가 둘이나 껴있다 보니 자제를 하는 눈치더니..막판 술이 오르니..그냥 뭐....

 

이하 생략..

 

문제는 자리를 옮겨서 발생..

화장실 다녀오겠다던 우리회사 (여)직원이 시간이 꽤 되어도 안오길래 감이 안좋아 가보니.. 애가 없네요..

건물주변을 둘러봐도 없고..

외투 가방 휴대폰 지갑 모두 두고 그냥 셔츠바람으로 없어진 직원..

 

그때부터 너희직원 우리직원 없이 모두 밖으로 나가 건물마다 계단마다 화장실마다..뒤지기 시작...

못찾았어요...

 

사실 그 직원 술 감당안되서 도주한 전력이 있던터라... 찾다 지쳐 이시간쯤이면... 할때 직원 남편(사내커플.. 그쪽도 직원) 에게 전화를 했죠...

 

놀래지말고.. 혹시 안들어왔냐.. 애 없어졌다...

으헉~~ 안왔는데...  블라블라 하는 와중.. 띠띠띠띠 띠띠띠.............

왔네요..왔어..지금 좀비가 한마리 기어들어오고 있습니다..걱정마세요.. 하는데..안도의 한숨을...

 

좀 전에 회사 와서 남편직원이 짐찾아 가네요.. 애는 거의 초죽음이래고....

 

 

맥주컵에 그보다 높은 도수의 주종을 가득따라 잔 하나로 전 멤버에게 돌리면 모든 사람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는데 비우고 잔을 돌리지 않을 재간이 없죠.

 

저는 술자리도 술자체도 참 좋아하고 즐기는 편이고 그런 자리엔 정신력이 좀더 상승하는 편이어서 어떻게든 버텨내는 편인데..

술이 약한 사람은 그게 가당키나 하냔 말이죠.

아 왜 그렇게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는 술을 강권하는지..

 

자리의 막내가 되니 자신의 가까운 미래 험악한 상황이 벌어지는게 눈앞에 보이는데도 거부하지 못하고 마시는 이 봉급쟁이의 신세라니...

오늘 나라 팔아먹은 죄라도 지은 목소리로 저한테 전화해 사과하는데

오히려 제가 지못미...

그 술을 못먹게 했어야 했는데.. 흑...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