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다니는 유치원겸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진급여부를 묻는 서류가 날아와 작성하다가 갑자기 꿈틀~! 비위가 뒤틀렸다.

아이 진급여부를 묻는 서류에 종교는 왜 물으며 (사실 이 어린이집의 '좋은나라 성품학교'라는 기독교계에서 나온 교육법-이 맘에 안들었던 터라 더 .)

양 부모의 학력은 왜 묻는걸까. 아빠 회사 이름도 굳이 쓰란다.(공란 허용 노노)

이 유치원이 좋은나라 성품학교 교육을 시키는 줄, 아니, 그게 무슨 교육을 시키는 건지 사전에 알았다면 이 유치원 절대 안보냈다. 

교육씨디라고 받아온 걸 틀으니 책임감~!!!!하나님의 종~~!!어쩌고 하는 노래가 나오질 않나..유치원에선 절대 기독교교육 아니라고 하지만.

안 그래도 이 유치원 미술교육도 너무 맘에 안들었다. 만 3세 아이에게 사물의 도안을 더 훈련시키라고 통신문이 온 것부터가 어이없었고

유치원에서 자기가 그린거라고 가져온 그림은 선생님 작품이 확연했다. (아이는 아직 제대로 된 사물의 형태를 그리지 못하는 걸 내가 아는데

가져온 해바라기 그림은 꽃잎이 낱낱이 방사상으로 동그랗게 그려져있다. 지금 뭐하는거임??)


영어는 내가 사전을 찾아야 할 정도의 단어가 사용되는 수준인 것이 아연했고. 얼마전부터  한글 선행학습 하느라 글자를 너무써서 손목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아이를 보며

병설유치원은 이런 선행학습이 그나마 덜하다고 들어서 오늘 서류를 받아왔다. 오 그래 인적사항은 연락처와 주소가 전부군. 이게 제대로지!

근데 방금 전 아이가 잠들기 직전에 어렵게 사귄 친구가 오늘 하루 유치원을 쉬어 너무 슬펐다고 말하는데 또 고민

친한 친구와 진급하도록 힘들어도 그냥 기존 유치원을 다니게 놔두는게 맞지않나 싶기도 한거다. 익숙한게 아이는 더 편안하겠지

안그래도 수줍은 녀석이라 친구 사귀는걸 어려워 하는데...환경이 확 바뀌면??아아.


이 유치원 맘에 안드는 거는 내가 너무 유별난 거라고 남편도 생각하니까...남편은 내가 "한국나이 다섯살은 사물의 형태를 분명하게 그릴필요가 없는 거라고" 주장하면 고개를 갸웃한다

그냥 남들 하는대로 평범히 가는게 낫지 않느냐고....남들보기에 잘 그리면 좋은거 아니냐고..그치만 당신 하자는 대로 할게. 오 그래, 그거 동의여, 위임이여, 책임회피여??

하긴 미술교육은 어디를 가도 아마 니 맘에 들게 교육하는데는 없을거라고 친구도 그랬다. 아 그런가. 그냥 선생님이 이렇게 그리라..고 지시만 안하면 되는건데

그게 그렇게 힘든 교육이란 말인가. 학부모 눈을 만족시키는 결과를 내야하니 미술선생들도 힘들겠지....그래 사회가 다 그런가.

내가 불만인 이 유치원은 이 근처에서 완전 인기 유치원인걸. 남들 다 보내고 좋다하는 곳인걸 알고 나도 보낸건데...1년쯤 지내보니 나는 그렇네.


상담간 병설유치원 선생은 딱 잘라 우리동네에 득시글한 대형유치원들을 가리켜 "거긴 학원이죠" 라고 말한다.

내가 지나친 선행학습을 피해 왔다는 말을 해서 단순히 맞장구쳐준거겠지만.....뭐랄까..거시기하다.

아이는 월요일이면 항상 "몇 밤자면 유치원 쉬어?" 라고 묻는다. 처음엔 흘려듣다 그 말을 석 달쯤 들으니 내가 돌아버릴것같다.

유치원 가는게 그렇게 싫으냐고 물으면(이건 정말 나쁜 질문인걸 안다) 그렇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아침이면 알아서 세수하고 가방챙기는 우리아이.


옮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서류는 쓰고 내일 접수는 하겠지만 그것도 추첨이 뽑혀야 다니는거다. 병설이니 뽑히면 그 근처로 이사를 가든가 내가 면허를 따야한다

그 병설유치원의 본초등학교가 혁신학로교 지정받았다는 말에 더 열심히 달려가긴 한거지만..그 동네 부동산 비싼데 과연 이사는 가능한가.


고민을 여기까지 하다가 문득

그냥 지금 사는 상태가 너무 지겨워 변화를 원하는 건

아이보다는 나 자신인거 같다는 혐의가 밀려오네요........윗글이 반말인건 혼자생각을 주저리주저리 읊어서입니다.

전업주부 애엄마로 사는거 정말 지겹습니다. 

아이가 밉다거나 남편이 미운게 아닙니다...남들이 보면 성실히 돈 벌어다주는 남편덕에 맞벌이도 안하고 사는데 먼 걱정 하겠지요

평탄한 일상 밑바닥을 살펴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내가 굴러다닙니다...난 지금 뭐하는거지??

애초에 결혼생활과 엄마노릇이 적성에 원체 안맞는 인간이란걸 뼈저리게 절감중입니다.

내일 일어나면 기분이라도 좀 나았으면 좋겟어요. 365일 전부 어딘가 늘 기분이 나쁩니다.

아름답고 프로페셔널하게 살림도 육아도 똑소리나게 잘하며 부업으로 돈도 많이 번다는 티비에 나오는 여자들 재주는 신묘하기만 합니다.


그래도 그나마 아이가 유치원 다니면서부터 이런 고민이라도 합니다. 하하하

그전엔 이런 고민을 할 시간조차 없었죠...아이가 아직 미성숙했다면 전 짐승에 가까웠던거 같네요.

이제야 겨우 숨돌릴 시간을 얻지만...멍 때리는 시간으로 채워집니다.멍이라도 안 때리면 저는 못 견디니까요.

롤러코스터 널을 뛰던 기분변화도 호르몬 조절제를 먹으니 한결 인간에 가까워져 좋네요.아이에게 성질을 덜 내게되 다행이라 여깁니다만

상대적으로 하루에 몰아치던 우울이 여러날 희석된 형태로 변형된거라...그래도 이성적으로 컨트롤되는게 어디에요.


지금 하는 제 고민이

순수하게 아이를 위한건지

내가 원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네요.


푸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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