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약한 날들 + 1인용 식탁

2015.11.20 13:16

어떤밤 조회 수:1779

불길한 전조가 몰려왔던건 한달 전 쯤...


잘 때 이상하게 공기가 좀 서늘하다고 느꼈는데, 비가 와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습니다.(...)

그리고 아플 때는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한다며 월수금 수영, 화목 필라테스를 빠짐없이 소화하고

심지어 남아서 추가로 운동을 더 하는 미련한 짓을;;

미련한 짓의 향연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무슨 고3 수험생 마냥 새벽에 일어나 외국어 수업을 추가로 신청해서 듣게 됩니다..... 



이렇게 3주가 지나니 입술옆이 좀 간지러우면서 입안에 염증이 생기더군요...

가볍게 생각하며 약국에 가서 입술포진약이랑 구순염약 주세요 하니

약사분이 어머 요즘 피곤하신가봐요..해서 아 나 피곤한가? 싶었어요


ㅠㅠ


그러나 이미 때는 늦어...운명의 수레바퀴는 흘러가기 시작했으니..

다음날 저녁부터 몸상태가 좀 이상하더니 (여전히 할 건 해야한다며 저 스케줄 그대로  성실하게 지킴;;)

그리고 통증 시작...항생제 집에 있던걸 먹고 그냥 아침까지 참아보려 했는데

새벽 1시에 완전 피 상태 그대로인 혈뇨가 나오고 참을수가 없는 고통이 몰려오....;;

아침 10시까지 버티자니 인내심의 끈이 끊어져서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ct 찍고 난리를 쳤는데 그냥 방광염이더라고요. 피곤하면 감기처럼 걸린다는 ㅠㅠ

그리고 응급실에서 돌아오고(다음날 여전히 운동하러 감-_-;;) 이건 좀 잠잠해졌는데,

며칠 뒤에 갑자기 오한이 몰려오더니 급성편도염이;;;


처음에 그냥 몸살감기인 줄 알고 정장 다 차려입고 출근한 뒤에

병원을 갔는데 의사가 체온이 39도라고 식겁하면서

(식은땀이 좀 나긴 했으나 제가 좀 둔해서요 ㅠㅠ)

너 어떻게 이 차림으로  멀쩡히 걸어왔니.. 미친거니..란 표정으로;;;

목에 염증을 칼로 마취도 안하고 긁어내기 시작하셨어요....


숨도 막히고 구역질이 나는데 잘못 움직였다가는 쇠에 긁힐까봐 무서워서 꾹 참았습니다(...)



그리고 약 먹고 땀 쭉 빼고 하루 넘게 잤더니 이제 좀 살만합니다..라고 해봤자 열은 37도 -_-;

매일매일 염증 긁어내러 가야합니다. ㅠㅠ



문제는 이 똑같은 과정을 올 봄에도 한번 거쳤다는건데

그때는 방광염이랑 열이 함께 와서 신우신염인 줄 알고 병원에서 입원준비하고 했었죠(..)


의사가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너무 약한 것 같다고, 유산균 먹으라고 한달치를 처방해주셨는데

가장 큰 문제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체질+ 모든 스케쥴을 다 완벽하게 해내려는 제 과한 정신력인 것 같습니...;

좀 귀차니즘의 마인드를 가져야겠어요 ㅠㅠ



이렇게 반성하면서 아이허*에서 영양제를 듬뿍 주문하고 

집에서 체력을 보충해야한다며 음식을 해먹었습니다(..) ㅎㅎㅎㅎ


아 가끔은 제가 이런 저인게 싫네요


ㅠㅠ


누가 소띠는 평생 일할 팔자라며, 아침이랑 낮에 태어난 소는 더 그렇다던데

이 얘기 들을 때는 그냥 웃어넘겼으나 점점 농담이 아닌 것 같아 무서워지고 있습니;;;




아무튼 그렇게 해먹은 건

밥 할 기운도 없고 목이 너무 아파서 끓여먹은 누룽지 :-)

나머진 꽃게탕 데우고 땅콩조림. 계란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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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기운 차리고 나서는 잡곡밥을 짓고(...)

단호박 조림이랑 래디쉬 샐러드를 해먹었습니다.

역시 꽃게탕은 곰국마냥 우려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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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감기 환자들이 많던데 저처럼 무리하게 생활하지 마시고

꼭 적당히 귀차니즘 모드(...)로 생활하셔서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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