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는 BIFF 중간 보고

2015.10.04 22:12

지루박 조회 수:1449

어제 3편 (램스, 군집 본능, 비정성시), 오늘 1편 (사울의 아들) 봤습니다.

음. 요 몇 년간 제가 봤던 영화 라인업 중에서는 베스트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 정도로 작년까지 영화들 선정이 망이었다는 얘기..)

군집 본능 같은 경우에는 그냥 수상작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예매했던 영화여서 걱정되었는데

재밌게 잘 봤습니다. 


본의 아니게 유명한 분들도 꽤 봤는데

영화제와 상관없이 어제 오후에 롯백 맞은편 스타벅스 센텀점에 계시던 정치인 김정길씨가 의외였습니다.

그냥 옆집 할아버지 처럼 옷 입고 지인이랑 앉아 계시던데.. 

병마나 질환을 좀 겪으셨던 건지..

얼굴이 너무 축이나 있어서 안타까워 보였어요.


그리고 칼럼니스트 김태훈씨.. 제가 금요일 밤에 남포동에서 눈 마주쳤던거 같은데

저랑 눈 마주치고 웃으셨는데.. 그게..  처음에는 본인 아닌 줄..  긴가민가해서 봤는데 맞더라구요. 

그런데 진짜 놀랬어요. 실물이 티비랑 너무 똑같으셔서.. 


아까 언급한 군집본능 외에 램스도 괜찮았어요. 

제가 참여한 영화제 10여년 동안 늘 첫 영화는 후회가 없이 참 재밌었는데

이번에도 첫 영화 시작이 좋았었네요 


비정성시는 정말 좋은 영화였습니다. 밥도 안먹어가며 이 영화를 본 보람이 있었네요.

영화보고 오늘 대만 현대사를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어요. 

이게 영화의 힘인가 싶기도 하고.. 

정말 영화가 길고 흐름이 툭툭 끊어질 법도 한 러닝타임인데 그걸 올곧이 밀고 나가는 힘이 좋았어요.

특히 양조위 첫 등장 장면에서 숨이 탁 막혔고.. (너무 잘생겨서)

그리고 영화 속 화자로 등장하는 히토미 역의 배우는 참 오밀조밀, 연기를 참 예쁘게 잘하더군요. 

역시 제 최대 수확은 비정성시 끝나고 허우 샤오시엔을 바로 눈 앞에서 똭~ 하고 봤다는 거였죠.

감독님 진짜 유머러스하고 센스도 돋보였었어요. 토크쇼나 무대행사 연속으로 있어서 많이 피곤하셨을건데.. 

비정성시가 베니스 황금사자상 못 탔었다면 자기 다리 한짝 이미 없어졌을 거라는 말을 쿨하게 뱉으시던 감독님

벌써 연세가 70살 다되셨는데 얼굴이 좀 축나 보이셨어요 ㅠ 감독님 건강하시길..


그리고 사울의 아들은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중에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극단적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주인공이 이 영화가 첫 영화라는거.. 

소향시어터에서 나오면서 관객들 얼굴을 봤는데 정말 다들 생각에 골똘히 잠긴 모습이었어요.

제 블로그에 주저리 주저리 막 갈겨놓긴 했는데.. 계속 영화 속 이미지들이 좀처럼 잊혀지지가 않네요.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영화는 정말 좋았었구요. 압도적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두 편정도 더 예매했어요. 

8일밤이랑 9일에 한 세 편 정도 더 볼 수 있을거 같은데.. 그 때도 이런 좋은 느낌 받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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