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8 16:26
1.하루의 1phase가 끝나면 그냥 멍하니 있게 돼요. 밤이 되기를 기다리는 거죠. 물론 그냥 TV 앞에 앉아서 오늘 하루를 아무것도 아닌 날로 마무리할 수도 있겠죠. 한데 어두워지고 가만히 있다 보면 아쉽거든요. 나의 존재가 도마 위에 올려져 채썰기당하는 야채 같은 기분이 드는거예요. 이 채썰기가 다 끝나면 나도 끝나는 건데 문제는 지금 채썰기당하는 부분이 남아 있는 부분 중에서 제일 좋은 부분이거든요.
오늘 나가서 놀든, 놀지 않든 어차피 오늘 하루 분 만큼 채썰기를 당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면 나도 모르게 일어나서 나가게 돼요.
2.하지만 문제는...오늘 하루를 아깝지 않게 잘 보내는 방법을 잘 몰라요. 그게 아무리 좋고 재밌는 일이라도 어제 했던 좋고 재밌는 일을 또 하는 건 결국 어제를 복사해 온 거니까요. 무엇을, 어디서, 언제, 누구와 하느냐의 문제인데 '어디서'는 서울의 일부 지역으로 고정되어 있고 '언제'는 밤으로 고정되어 있고 '누구와'는 옵션에 없으니까요. 밤거리에 밖에 나가면 뭔가 자유의 냄새 같은 게 물씬 느껴지지만 그건 착각일 뿐이고 사실은 갈 곳이 한정되어 있는 거예요.
3.뭔가 새로운 것이나 신선한 것과 마주쳐보고 싶긴 하지만...잘 모르겠어요. 여기는 초거대 메가로폴리스니까요. 내가 마주친 존재가 옛날에는 특별하고 신선한 존재였을 수도 있겠지만...이 곳에서 살아남아서, 나와 마주치게 된 오늘엔 그냥 이곳에서 살아남기에 적합한 사람이 되었을 뿐이겠죠.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기대하거나 실망하거나 하는 게 잘못인 것 같아요.
4.휴.
5.치토스의 새로운 맛이 나왔길래 사먹어 봤는데 역시 실망이었어요. 계속 실패하다 보면 언젠가는 화이트 치토스를 내겠죠. 화이트 치토스가 치토스의 정답인데 왜 그걸 모르는지 모르겠어요.
2016.05.18 17:17
2016.05.18 17:27
저도 화이트 치토스를 잊지 못하는데, 제 기억에 그 당시 가루로 젤리 만들어 먹는 것이 목에 걸려 사망에 이른 사고(?)와 함께 과자 검열(?)이 세지더니 화이트 치토스 성분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다는 루머를 들었었던 기억이에요. 체스트쿵이었는지 화이트 치토스였는지 헷갈리기도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다시 나올 수가 없겠죠. 이 부분은 왠지 파고 싶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