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2015.09.22 01:09

키스 조회 수:994

등업 후에 바로 글을 남기고 싶었지만 쓸거리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 미루고 있었어요.

오늘 어떤 연유로 학벌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어서 듀게에 접속했는데, 간단히 몇 단락 쓰는데도 얼마나 시간이 걸리던지요.

논점이 흐리진 않은지 사족이 붙진 않았는지 매끄럽게 읽히는지 단어를 맥락에 맞게 썼는지, 보고서 쓰듯이 계속 고치고 있더란 말입니다.

지엽적인 것에 집착하며 수정을 거듭하다 지쳐 나가 떨어지는 게 제 특성이에요.

그러다 결국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고, 자동저장된 글을 불러오겠냐는 친절한 권유도 거절하곤 하나마나한 말을 쓰고 있네요.

그런데 이 페이지의 등록 버튼을 누르기까진 얼마나 걸릴까요?

 

제가 인터넷을 접한 역사가 상당히 오래 됐지만, 익명성에 기댄 적이 없어요.

거침 없는 말의 쾌감을 느껴본 적도, 자아를 꾸며낸 적도 없죠. 모르는 사람들이니까 예의를 더 차리게 되고, 실제의 나로서 대화하고 싶었어요. 지인에게 어떤 연유로든 말하기 어려운 주제는 일기장에 썼는데 이젠 익명성을 적극 활용해 이곳에서 얘기해보고 싶네요.ㅎ

이 공간에 대해 이러니 저러니 말이 많은 것 같지만, 전 여전히 여기가 좋아요. 

제가 매우 좋아하는 글을 쓰시는 몇몇 회원분이 계신데, 모두들 떠나지 말고 오래오래 계셨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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