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TV 채널을 돌리고 있는데 해운대 아파트에 대한 뉴스가 나오더라구요.  

초고층 아파트 덕에 해운대의 경치가 아름답고 바다 경관과 접해있는 특수성 때문에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곧 착공되는 초고층 아파트도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지역 뉴스야 뭐든 긍정적으로 보도되는 경우도 많으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끝나고 나니 배현진 아나운서가 배실배실 웃고 있는 겁니다. 지역 뉴스나 종편도 아니고 공중파에서 부산 아파트 정보가 중요한 뉴스 마냥 나온건데, 요즘의 M사의 수준이 새삼 다시 느껴지더군요.

근데 오늘 아침에 나갈 준비 하면서 TV를 틀어놓고 있는데, 엊저녁과 비슷한 뉴스가 또 나오는 겁니다. 아니 해운대 아파트가 정치 사회적으로 뭐가 그리 중요해서 아침 저녁으로 뉴스를 해대는지, 새로 짓는 85층 짜리 아파트 좀 사달라고 애원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게다가 제 귀를 사로잡는 멘트 한 마디가 있었으니, "초고층일 수록 분양이 잘 되기 때문에....." 응? 


해당 아파트 내부적으로는 전망상 초고층이 선호되는지 모르겠으나,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 자체가 분양이 잘된다는건 제가 알기론 구라에요. 얼마전에 듀게에도 해운대 초고층 아파트의 생활상에 관한 기사가 올라왔었지만, 오히려 들어가 살던 사람들도 이사 나가고 있다는 얘길 많이 들었죠. 제 기억에 1년인가 살아보고 계약할 수 있는 이벤트 같은 것도 했었고(근데 사람들이 살아보고 계약 안하고 나감), 대출내서 구매한 투기꾼들이 세입자를 못구해서 빈 집에 관리비만 매달 물게 되자, 집세 안내도 좋으니 관리비만 내고 살라고 하는데도 세입자가 안들어온다는 소리도 들었고요. 관리비만 매달 최소 100만원이 넘는데 누가 쉽게 들어가 살 수 있겠나요. 주거지로서 불편한 점이 많고 주변에 학교도 별로 없어서, 오히려 주변의 다른 고급 아파트들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아름답기는 커녕 무분별한 고층 건물의 난립이 해운대 경관을 망치고 있다고 느끼는 입장에서, 저런 살기도 불편한 집을 계속 지어대고 뉴스를 동원해 홍보해대는 행태가 심히 불편하네요. 옛날에 시유지였던 땅이 시민들에게 돌아가지 않고 어느 날 개발이 되기 시작하더니, 거대한 인공도시같은 부촌이 형성되고 이게 사람들의 부에 대한 욕구와 계급전쟁을 더 부추기고, 이걸 이용해서 나쁜 사람들은 더욱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아요.

서울에서 뉴타운 광풍이 불던 즈음이었던가, 부산에선 세 동네 중 한 곳이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재개발 허가가 남발됐던 적이 있었는데, 이게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켜서 어느 시사프로에서 책임자 인터뷰를 하러 갔더니 아주 나몰라라 하더군요. 그 동네 주민들이 다 합의해서 나한테 허가해달라고 온거 아니냐, 그래서 도장 찍어줬다 이런 식이던데, 아니 도장 찍는 머신이 필요하면 알바생를 앉혀놓지 뭐하러 댁이 비싼 월급을 받고 있냐고요?


암튼.. 홍보성 기사에 속지 맙시다. 횡설수설 하다 급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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