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디어

2020.01.30 22:24

양자고양이 조회 수:669

오늘 오랜만에 한국 뉴스를 실시간 방송으로 봤습니다. 

무슨 전쟁이 난 줄 알았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세계적 관심사고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는 것에 동의하나

정말 뉴스를 저렇게까지 보도해야 되나...의심이 듭니다.


한국의 뉴스 방송을 보고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특정 주제에 대한 보도량이 너무 많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세계적인 관심사이고 매우 중대하고 다급한 상황이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런데 한 시간 뉴스에 첫 머리 30분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한 것으로만 채우더군요.

그러다가 정치 뉴스 잠깐, 시민 제보 뉴스 잠깐 그리고 다시 바이러스 뉴스로 돌아오는데요.


2. 보도의 가치가 있는 뉴스 혹은 뉴스의 품질

전국민이 관심있는 주제인 건 알겠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을 채우려고 하다보니까 뉴스 가치가 없는 정보들을 마구 전달합니다. 굉장히 어이없는 게 우한행 전세기가 공항 활주로에서 이동하는 과정을 그대로  라이브로 보여주고 있어요. 활주로에서 이륙지점까지 아주 천천히 이동하는데 그걸 외부에서 촬영하면서 뉴스가치가 1 도 없는 화면에 진행자도 무슨 말로 시간을 채워야할지 몰라서 계속 같은 말을 되풀이하고 좀 버벅거리더군요. 본인도 알겠죠. 할 말이 없다는 걸. 그래서 비행기 안에서 좌석 배치가 어떻게 되는지 이런 얘기를 하고 있어요. 

내일 탑승자 명단을 공개한다고 하는데 그것까지 모든 사람이 알아야 되는 겁니까? 가족이나 친구들은 카톡이나 전화로 이미 연락했을텐데.


3. 앵커와 리포터의 목소리 톤과 억양

전체적으로 굉장히 격앙되어 있습니다. 안 그래도 불안한데 이렇게 격앙된 톤으로 30분이 넘게 혹은 그 이상, 알아서 쓸데없고 오히려 왜 보도하는지도 모를 정보들까지 세세하게 전달하다 보니 청취자 입장에서는 불안감과 공포감이 증폭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정확한 사실만을 신속하게 중립적으로 보도하는 것까지는 안 바래도 그래도 TV 뉴스를 보고 '동네 사람들아, 난리 난리가 났대요..'라고 외치는 기분을 느낀다면 좀 문제 있는 거 아닌가요?


*

예전에 다뉴브 강에서 유람선 침몰했을 때도 JTBC 뉴스를 봤는데 비슷했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했는데 그 때도 40분인가를 꽉 채워서 사고 소식만을 보도했죠.

현지에서 수색작업이 더디니 새로 들어오는 정보도 없는데 40분을 채우기 위해서 참 쓸데없는 보도를 많이 하더군요. 왜 유럽 유람선에는 구명조끼를 안 입냐?부터 시작해서 배가 40년이나 되었다는 전혀 사고와 관계없는 정보를 상세하게도 보도하더군요. (새 차는 교통사고 안 나나요?) 


그 때나 지금이나 사람 구조하는 한 시가 급한 상황에 기자들이 진을치고 그저 뉴스 한 줄 얻기위해 뻗치기 하는 게 보도 윤리 규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신문 뉴스만해도 전세기 일정 바뀐 건 정부 외교 협상력이 딸려서, 격리수용 주민 충돌은 정부가 결정을 번복하고 우왕 좌왕 해서

세월호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면 이 나라의 언론인들은 오직 집권 여당을 비난할 뉴스를 싣기 위해서 구조가 실패하기를 바랄 것 같습니다. 이 상황에 뭐가 시급한지 판단도 못하고 양심이나 인지 상정 이런 것들은 전혀 없어 보여요. 


귀국하는 우한 교민의 격리 수용시설을 막아서는 주민들의 행태도 미디어 탓일까요? 바이러스가 바람속을 수 킬로미터씩 날아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떨어져 감염시킬거라는 믿음은 대체 어디에서 온 건지...진짜 아이들도 보고 있는데 전혀 부끄러운 기색도 없이 너무나 당당합니다. 몇몇 신문들은 이걸 당연하다는 듯이 부추기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89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29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670
123368 [넷플릭스] 청담국제고등학교.... [6] S.S.S. 2023.06.06 649
123367 레알 마드리드가 전면적 변화를 꾀하나 봅니다 [6] daviddain 2023.06.06 192
123366 [웨이브바낭] 망하려면 이 정도로 화끈하게 망해야! '쿨 월드'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3.06.05 382
123365 디아블로 4 짧은 감상 [5] Lunagazer 2023.06.05 337
123364 프레임드 #451 [4] Lunagazer 2023.06.05 93
123363 '코브라'를 겨우 읽고. [10] thoma 2023.06.05 321
123362 술 마시는 꿈 [1] catgotmy 2023.06.05 141
123361 Sade Diamond Life (1984) [4] catgotmy 2023.06.05 114
123360 [만화책바낭] 타카하시 루미코의 '마오' 1~14권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3.06.05 519
123359 프레임드 #450 [4] Lunagazer 2023.06.04 106
123358 이 티 입고 다니면 쳐다볼까요 [6] 가끔영화 2023.06.04 617
123357 외롭지는 않고 한가합니다 [2] 가끔영화 2023.06.04 265
123356 레트로튠-세월이 지나 같은 곡 같은 다른 곡 [3] theforce 2023.06.03 222
123355 프레임드 #449 [4] Lunagazer 2023.06.03 110
123354 [영화바낭] 정말로 스포일러 없는 '스크림6' 간단 잡담 [12] 로이배티 2023.06.03 462
123353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Back to Basics (2006) [1] catgotmy 2023.06.03 183
123352 [애플티비] 아주 건전한 미국맛 코믹 드라마, '운명을 읽는 기계' 시즌 1 잡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3.06.02 710
123351 주말에 읽을 책들 [2] thoma 2023.06.02 324
123350 프레임드 #448 [4] Lunagazer 2023.06.02 109
123349 외모를 버린 레알 마드리드에 미남이 오려나요 [20] daviddain 2023.06.02 69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