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3 02:23
오늘 휴가라(황금같은 3일연휴! 앗싸 >_</) 오랜만에 상경하여 예술에 전당에 들렀습니다. 사실 상경한 목적은 태양의 서커스 관람이었는데 서울까지 와서 공연만 딸랑 보고 가긴 아쉬워 가까운 거리에 있는 예술의 전당을 일정에 추가.
한가람 미술관에서 상당히 많은 전시가 진행중이더군요. 가우디 & 페르난도 보테로 둘이 특히 끌렸지만 시간 상 두 개를 보기엔 빠듯할 것 같아 고민하다 결국 페르난도 보테로로 결정. 가우디 전시회는 아직 한달 가량 남았으니 또 볼 기회가 있겠죠.
전시장내 촬영은 안 된다고 해서 그냥 미술관 앞을 어슬렁거리며 하늘 사진이나 몇 장.
소공연 무대인 것 같은데 우연히 찍고 보니 사진이 무척 잘 나왔습니다.
가우디 전시회에도 미련을 못 버려서 전시장 앞에서 몇 컷.
가우디, 페르난도 보테로 외에도 모딜리아니 전시회도 진행중이고,
키아 전시회도 진행중입니다.
페르난도 보테로. 현존하는 가장 잘 알려진 라틴 아메리카 미술가 중 한 명이고, 정물이든 인물이든 뭐든지 뚱뚱하게(본인의 표현으로는 볼륨감있게) 그리는 독특한 화풍으로 유명하죠. 그의 스타일대로 재해석한 모나리자는 교과서에도 실릴만큼 유명한 그림이고요.
전시장내 촬영은 허용되지 않아(최근 사진촬영이 허용되는 전시회만 다니다가 사진을 못 찍는다니까 좀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 >_<;;), 포스터와 전시장 외벽만 좀 찍었습니다.
'나는 뚱뚱한 여자를 그리는 게 아니다. 그저 볼륨감을 강조할 뿐이다. 나는 여자 뿐 아니라 정물이나 동물도 모두 볼륨감있게 그린다.'
편견인지는 모르겠지만, 라틴 아메리카 예술가들에게서는 다른 지역에서 느낄 수 없는 특유의 유머와 날것 그대로의 생동감이 있습니다. 페르난도 보테로도 마찬가지고요. 인물화, 특히 고전미술작품들을 자신의 화풍으로 재해석한 그림들로 유명한 보테로지만, 서커스 연작이나 투우 연작에서는 라틴 특유의 생동감이 물씬 풍겨요. 상당히 좋은 전시였습니다. 모나리자도 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의 대표작에서 최근작까지 구성도 상당히 알찼고요. 이번 주말까지니까 관심있으신 분은 한번 가보세요.
늦은 밤 글 읽어주셔서 감사 >3< / ...퀴담 후기는 너무 피곤해서 내일 쓸래요... >_<;;
2015.10.03 02:43
2015.10.03 12:09
저도 가우디가 건축가인지라 건물사진이나 설계도 위주가 될 것 같아 패스했는데(뭐 건물사진이야 인터넷에 널렸고, 설계도는 솔직히 봐도 잘 모르고요;;), 가우디가 가구 디자인도 꽤 많이 해서 가구들도 많고, 또 건물의 축소모형이나 단면모형 같은 것도 있었다고 하네요. 어제 차 기다리는 시간이 거의 없어(터미널이든 지하철이든 시내버스든 기다리기만 하면 5분 내에 오던 신기한 경험;;) 생각보다 시간이 남았었는데, 보테로 + 가우디 패키지 할인으로 둘 다 볼 걸 그랬나 후회 중입니다.
2015.10.03 09:02
2015.10.03 12:10
다녀오세요 +_+ 후회 안 하실 거에요. 보테로 + 가우디 패키지로 보시면 28,000 -> 22,000으로 할인도 해줘요.
2015.10.03 09:25
아는 분이 남미에 여행갔다가, 밤 9시에 호텔 앞에서 갑자기 음악이 크게 나오고 동네 사람들이 다 몰려와서 춤을 추길래
"오늘 무슨 행사가 있나요?" 물었더니 "우린 1년 내내 이러고 놀아요" 라는 답을 듣고 크게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베네수엘라랑 콜롬비아 친구가 참 유쾌해서 좋아했었는데. 남미 사람들의 여유와 넉넉함이 새삼 부러워요. 그림 잘 봤습니다!
2015.10.03 12:17
확실히 따뜻한 지역 사람들은 흥이 넘치고 인생을 더 즐겁게 사는 것 같아요. 남미...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2015.10.03 16:42
2015.10.03 16:55
라틴 특유의 야성은 정복한 유럽문화권과도 좀 상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북미지역, 특히 미국은 따분하기 짝이 없는 영국 청교도들의 점령으로 세워진 나라라 좀 흥이 덜한 편인데, 남미 지역은 원래 놀기 좋아하고 흥겨운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점령했던 지역이라 화끈한 스페인 + 더 화끈한 인디오들이 만나 이런 야성적인 흥겨움을 낳지 않았을까 싶은... 보테로만 해도 투우에 매료되어 많은 연작을 남겼는데 만약 콜럼비아가 영국이나 프랑스의 점령지였다면 그가 어린 시절 투우를 접할 일이 없었겠죠.
2015.10.0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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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말 구름이 끝내줬죠. 그런데 보테로 그림은 정말 넉넉한 느낌이군요. ^^
가우디 전시회에 눈이 번쩍 뜨였는데 설계도 같은 건 봐도 모를 테고 건물 사진은 많이 봤고...
(그래도 뭐가 있는지 좀 궁금하긴 해요. ^^)
샌드맨 님 덕분에 좋은 공연과 전시에 대해 알게 되고 사진도 보고 좋아요.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