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2018.03.22 18:29

일희일비 조회 수:4968


벌써 느그 개저씨라고 불리기 시작했네요.


아저씨들의 힐링 드라마라고. 그 힐링을 왜 어린 여성의 품 속에서 찾아야하는지 미지수지만.

 

무려 17년 전의 드라마가 생각납니다. 이요원과 이경영이 나오던 '푸른 안개'입니다. 둘의 나이 설정도 비슷합니다. 이요원 23. 이경영 46.


이요원 역의 인물 설명이 무려 "갓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싱싱한"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충꽁깽!) 아이유 역도 21살이네요. 스무 살은 넘어 원조교제는 피해갔지만, 그래도 최대한 앳된 여자로 그리고 싶다는 제작진의 눈물겨운 노력이 느껴집니다. 


40대 유부남이 아내와 아이를 두고 20대 여성과 바람을 피운다는 욕 먹을 상황을 어떻게든 무마해보려고, 이경영 아내도 엄청 빵빵한 배경을 가지고 남편을 무시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이선균 아내 이지아도 사시 패스한 뒤 남편 무시한다는 설정이네요. 암요. 만일 가진 건 없는 조강지처를 두고 바람 나면 남편이 너무 못된 놈인 게 티가 팍팍 나잖아요. 누가 봐도 아내가 불쌍해 보이잖아요. 그걸 가리려면 아내가 엄청 잘나야 한다는 인위적인 설정이 필요하죠.


이경영이 밀어내는데도 이요원이 먼저 좋아하고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설정이었죠. 암요. 만일 이경영이 먼저 접근했으면 '따먹고 싶어' 찝쩍대는 개저씨 현실감 쩔잖아요. 도무지 말이 안 되지만 이요원이 먼저 좋아해야죠. 아이유도 그럴 껄요?




2.


제작진에게 고합니다.


이왕 방영 시작한 거, 살아날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내용을 급 수정해서 이선균이 아이유 아빠라고 하는 겁니다. 첫사랑이 혼자 낳아 길렀다는 구린 설정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의 구림 100개을 덮기 위해 또다른 구림 1개와 맞바꾸기 정도는 감수해야 합니다. 어차피 쪽대본이잖아요. 얼른 방향 트세요. 나중에 아빠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게 로맨스 신은 다 편집하고 코믹하거나 가족애 같은 느낌 나는 장면만 남기세요.


아니면 이지아와 아이유가 커플이 되거나. 그 둘이 오히려 어울리겠는걸요.



3. 밀회에서는 40대 여성이 20대 남성과 연애하지 않았냐고 물타기하지 마세요. 그 드라마는 정유라, 최태민, 차움병원 나오는 미래 예언서였잖아요. 무려 17년 전으로 퇴행하는 나의 아저씨와는 차원이 달라요. 



p.s 당연히, '푸른 안개'의 20대 여성 시청률은 바닥을 기었습니다. 그 때의 젊은 여성들이 침묵으로 혐오감을 표현했다면, 지금의 20대 여성들은 라임도 딱딱 맞게 센스있고도 논리적으로 비판을 쏟아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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