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주' 강추의 글

2018.12.03 02:59

사이드웨이 조회 수:1416

듀게 여러분.

영화 <영주>를 보십시다...! (하하)
제목 그대로 저는 정말 좋게 보고,
또 주위에 추천하고 싶은 영화여서...


제 SNS에 쓴 글을 여기도 옮겨 봅니다. :>
모두 편안한 밤 되세요!


*   *   *


<영주>를 봤다.


무조건 추천하고 싶은 영화다. 강추다. 강추, 강추, 강추다.


죄를 지은 자와 벌을 받는 자, 용서를 받아야 하는 자와 용서를 구해야 하는 자, 구원을 갈구하는 자와 구원을 베풀 수 있는 자의 구분이 흐릿해지는 텍스트는... 나를 언제나 떨리게 만든다. 보기 싫어도 보게 만들고, 매혹되고 싶지 않아도 매혹되게 만든다.


설령 <영주>가 영화적으로든 윤리적으로든 완벽한 작품은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이제 갓 영화계에 입봉한 85년생 신인 감독이 자신의 개인사적인 아픔을 바탕으로 각본까지 쓴, 미처 다 영글지 않은 작품이라고 할지라도, 이 작품엔 엄청난 힘이 있었다. 눈을 가리고 얼굴을 찡그린 채, 손가락 사이로 스크린에 몰입하게 하는 힘이... 같이 본 분들 중 한 분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펑펑 우셨다고, 눈이 벌개진 채 웃었다.


그런 힘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난 아직도 가끔 영화관에 찾는다. 여하튼 <영주>는 많이 봤으면 좋겠다. 한 300만 명만 봤으면 좋겠다. 꼭 그랬으면 좋겠다. 이창동은 늙어도, 내 세대의 이창동은 이렇게 소리없이 영글고 있었다. 또 김향기 같은 배우도 자라나고 있었다. 김향기 많이많이 응원하고 그런 연기를 보여준 데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순수함이 힘이다. 그리고, 외로움이 힘이다. 그런 연약하고 가녀린 말들엔 힘이 있다. 그게 신이 사라지고, 부모가 사라지고, 모든 영원하고 깊숙한 관계가 박살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기도의 방식일지도. 차성덕과 김향기는 그 기도의 힘을 알고 있다. 난 그렇게 믿고 싶어졌다. <영주>는 정말 훌륭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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