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늘은 고터메리어트가 재개장한다는 날이예요. 누군가는 이러겠죠. '재개장하는 날이 아니라 '재개장한다는' 날이라니? 왜 헷갈리게 말하지?'라고요. 왜냐면 오늘(20일)이 리모델링을 끝내고 영업을 재개하는 날이라는 걸 오래 전에 들어서 말이죠. 어쩌면 그동안에 일정이 미뤄져서 오늘이 아닐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인생은 깜짝 상자 같은 거여야 재밌으니까 아무 정보 없이 가보려고요. 지금 운동하는 곳이 마음에 좀 안들게 되어서 피트니스도 옮겨야 하니 한번은 가봐야 해요. 메리어트가 아직 리모델링 중이면 신세계나 빙빙 돌다가 오면 되겠죠. 



 2.흠...좋지 않아요! 사람들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의도적 오독을 하거나, 상대를 상당 부분 편향적으로 묘사해서 디버프를 먹인 후에 의견을 개진하죠. 하긴 누군가를 공격하기에 제일 좋은 방법은 그거죠. 의뭉스럽게, 짐짓 모르는 체 하면서 의도적 오독에 의거한 공격을 가하는 거요.


 전에 듀게에 분명히 썼잖아요? 내가 식사값을 내거나 커피값을 낼 때 사람들이 고맙다고 말하면 화가 난다고요. 왜냐면 그럴 때 쓰는 돈은 몽땅 나를 위해 쓰는 거거든요. 남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내가 날 위해 돈을 쓴건데 거기다 대고 두번 세번씩 고맙다고 말하면 화가 나는 거예요. 왜냐면 그건 옳은 소리가 아니라 헛소리 하는 거니까요. 여러분도 헛소리를 한번은 참아줘도 두번 세번씩 들으면 짜증나잖아요? 



 3.어쨌든 그래요. 베네핏을 제공하는 것과, 서로가 가진 것을 교환하는 건 완전히 다른 거거든요.


 사람을 만나서 밥값을 치르거나 술값을 치르는 거...그건 '사주는'게 아니거든요. 전에 썼듯이 시간도 자원이예요. 나를 만나러 나와주는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지불하면서 나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사준다라는 표현은 무리죠. 


 물론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예요. 누군가가 나를 불러낼 때는 나도 돈을 안쓰거든요. 왜냐면 누군가 나를 불러내서 나갈 때는 내가 내 시간을 지불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셈을 치른 거니까요. 듀게에서 만난 사람들도 그들이 나를 불러낼 때는 반드시 그들이 밥값을 치르죠. 왜냐면 나는 시간을 지불했으니까요. 나를 불러낸 사람들은 당연히 돈을 지불해야 하는 거고요. 그런데 '그게 네 친절이냐?'라고 의도적 오독에 의거한 비아냥을 하는 건...건전하지 못해요!


 쳇...그리고 그 말도 그래요. '여자들은 욕망의 대상'이란 말은 여자들이 대상이기만 한다는 뜻은 아니잖아요? 자신이 욕망의 주체인 동시에 욕망의 대상이라면, 연애 작전을 좀더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말이란 걸 누구나 알잖아요? 거기다 대고 '여자들이 욕망이 대상이라고 하다니! 전근대적이야!'라고 비아냥대는 건 의도적 오독이죠.



 4.휴.



 5.내가 말하는 친절이란 건 ATM에서 현금을 꺼내서 상대에게 쥐어 주는 거예요. 누군가는 '그럼 조언이나 마음 씀씀이 같은 건?'이라고 묻겠죠. 그런데 그건 소름끼치도록 자기애적인 거거든요. 다른 사람의 사정을, 따듯한 말을 좀 해주거나 다가가서 안아 주는 걸로 해결해 줄 순 없어요. 


 내가 보기에 그런 사람들은 이런 거예요. 따뜻한 말을 건네거나 다가가서 같이 시간을 보내주는 걸로 상대를 도왔다고 만족감을 느끼는 거죠. 그런데 이미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소꿉놀이를 할 여유가 없거든요. 그들에겐 당장 솔루션이 필요하단 말이예요. 물론 돈을 '모든 것과' 바꿀 수는 없어요. 그러나 가장 다양한 것과 교환할 수 있는 교환가치를 꼽으라면 결국 돈이거든요. 어떤 사람이 어떤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즉각적인 도움은 현금뿐이예요.


 상대에게 도움을 줄 땐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해요. 지금 내가 상대를 도우려는 건지, 아니면 나 자신을 도우려는 건지. 상대를 돕는답시고 나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중인 건 아닌지. 솔루션을 주고 있는 건지 아니면 소꿉장난을 치고 있는 건지.



 6.뭐...물론 나도 꼰대니까, 상대에게 같잖은 조언을 하곤 해요. 어제는 누군가에게 생일파티에 못 가겠다는 연락이 왔어요. 자신은 여러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고 싶지 않다고요. 답장에 무슨 말을 써야 하나 생각하다가 줄이고 줄여서 몇마디를 썼어요. 전에 내가 쓴 '찰흙이 말랑말랑한 시기와 찰흙이 굳는 시기'이론을 떠올려서요.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XX님은 젊지도 않고 아예 어린 나이니 어디 가서 실수해도 금방금방 회복탄력이 적용됩니다. 나이가 들면 결국 필연적으로 사람들 틈에 들어가야할 일이 생기고 그때 잘못 부딪히면 회복되는 게 아니라 깨져버리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젊은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무서운 일은,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겪어보지 않은 채로 30살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좁고 깊은 우물을 파든 넓고 비교적 얕은 우물을 파든...자신의 우물을 만들어내야만 하니까요.'


 나는 그랬거든요. 20대 초반의 나는 무언가...엄청난 언터처블적 힘을 손에 넣어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살 수 있을거라고 여겼어요. 그러나 언터처블이라고 할 만한 존재도 되지 못했고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는 것도 피할 수가 없었죠. 그리고 언터처블이 되는 것과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는 건 전혀 무관계한, 별개의 일이라는 것도 알게 됐고요.


 언터처블이 되면 그야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겠죠. 그런데 정말 '사람들을 상대하지 않는 걸 선택하며' 살고 싶을까요?



 7.잠깐...생각해 보니까 최악의 경우의 수가 있네요. 메리어트 리모델링이 아직 안 끝났고, 덤으로 오늘(월요일)이 신세계 휴점일일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러면 고속터미널에 간 소득이 아무것도 없는 거거든요. 걱정되네요.


 하지만 위에 쓴 것처럼 인생은 깜짝 상자여야 재밌으니까 메리어트 리모델링이 끝났는지, 신세계가 영업을 하는지 검색은 안해보고 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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