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벤져스 엔드게임


JTBC의 송원섭 기획 팀장이 예전에 캐리비안의 해적 3편을 갖고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어린이들의 전쟁놀이 게임과 유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른들이라면 무슨 게임을 하건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하겠지만, 어린이들의 게임은 순식간에 룰이 바뀌고, 상황에 따라 계속 새로운 규정이 등장합니다. 


빨간 비행기는 노란 탱크와 싸우면 이기지만 노란 탱크 중에서도 꼬리에 미사일이 달린 탱크는 비행기에게 이기고, 비행기 중에서도 헬리콥터는 모든 탱크에게 이길 수 있다는 식으로, 새로 등장하는 장난감의 종류에 따라 새로운 규칙이 아주 당연한 듯 인정됩니다. 


'캐리비안...'의 우주도 그렇습니다. 무척이나 긴 1편과 2편에 걸쳐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던 아홉명의 해적 영주들이 갑자기 등장하고, 데비 존스가 몰고 다니는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이 바뀌는 규칙(매우 중요합니다)도 어느 한 순간 등장해버립니다. 


세상의 끝에서 죽은 사람을 데려오는데 어떤 사람은 거기까지 가서 데려와야 하고(예를 들면 잭 스패로우) 어떤 사람은 말만 하면 다시 살려낼 수 있는(예를 들면 바르보사) 지도 순식간에 그냥 뚝딱 설명 한마디로 정해집니다.


출처: https://fivecard.joins.com/53 [송원섭의 스핑크스 2호점]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사람 말이 그럴듯하다고 느꼈지요. 생각해보면 마블 코믹스의 특징이 이거 아닌가 싶군요. 왜 캡틴 마블은 지구를 구하러 오지 않고, 타노스는 좀 더 생산적인 데에다 인피니티 스톤을 쓰지 않죠? 그건 이 이야기가 어린이들의 게임이기 때문이죠. 특히 '앤트맨 앤 와스프'에서 크레딧 올라갈 때 보면 이건 결국 어린이들을 위한 스토리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장난감을 갖고 어떻게 하면 영화 내용을 재연할 수 있는지 보여주거든요. 


그런데 여기서 즐겁게 해주고 싶은 어린이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느냐, 제 생각에는 STEM 전공을 고려하는 백인 남자 어린이 - 청소년이예요. 나도 아버지가 이름난 백만장자였으면 좋겠다 라고 상상하는. MIT를 조기에 졸업해서 로봇을 만들고, 여자들을 후리고, 빨강머리 미녀를 비서로 부리다가 딸도 하나 낳고, 죽을 땐 멋지게 죽어야지. 세계를 구하면서 말이야. 지구로는 부족하니 우주를 구해야지. 한마디로 이 영화는 이 어린이의 에고를 부스팅해주기 위한 거대한 어린이 전쟁놀이지요. 이것저것 이야기 조각을 끼워맞춰서 패치워크 이불을 만들어냈고, 그 패치워크 중심에는 남자 아이가 로봇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앉아있더군요. 


2. 왕좌의 게임 시즌 8 에피소드 3. 


아리아가 손을 바꿔서 나이트 킹을 죽인 수법은 - 만화 '마스터 키튼'에도 나온 격투법이예요. 무기를 버리는 것처럼 하면서 주의를 흐트리고 다른 손으로 공격하는 방식이죠. 시즌 7 내내 아리아는 누군가를 죽이기 위한 목적으로 트레이닝되었는데, 개연성을 생각한다면 존 스노우보다는 아리아가 나이트 킹을 죽이는 게 자연스럽겠죠. 


왕좌의 게임 3세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어요. 대너리스의 뱃속에는 아마도 존 스노우의 자식이 들어있을 확률이 있고, 아리아의 뱃속에는 젠드리의 자식이 들어있을 확률이 있어요. 생각해보면 좀비는 보통 썩은 구세대를 한 번 뒤엎는 장치란 말이예요. 매드 킹, 권력을 잡은 주정뱅이를 존중하던 아버지 세대와 결별을 고하는 도구죠. 그러면 3세대는 누가 열게 될까요? 대너리스와 존 스노우의 경우는 구세대의 상징과 마찬가지예요. 오래된 피죠. 아리아는 암살자고 젠드리는 로버트 바라테온의 사생아입니다. 게다가 젠드리는 평민- 대장장이를 상징하는 캐릭터죠. 이름 조차도 젠트리 (Gentry)와 비슷하잖아요. 스타크 가의 피와 바라테온 가의 피가 밑바닥 삶으로 정화되어서 태어난 아이와, 이모와 조카가 근친상간해서 태어날 용의 아이, 어느 쪽이 신 세대를 이끌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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