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리뷰 도 뭐 도 아닙니다. 그냥 지난 10년을 결산하는 팬의 잡담이에요. 그야말로 잡스러운 수다



스포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보고 나니 어벤져스팬들이 예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여러분들이 어벤저스팬이라면 스포는 별 의미가 없을듯 싶군요.

되려 팬이 아닌 경우에는 놓칠 수 있는 개연성, 연결고리들이 쉭쉭 지나가서 스포를 공부하고 보는 것이 차라리 나을지도...쿨럭;


제목에서 인용한 ‘절규’는 같이 보러간 측근이 듣고 전해준 (여자)화장실에서 옆에서 손을 씻던 젊은 친구들의 대화였어요.

 “흑흑~ 나의 20대를 이렇게 보내 버리다니 ㅠ.ㅜ ”   “흑흑~ 내 말이 ㅠ.ㅜ”

팬은 아니고 최근 어벤져스 관련 몇 편만 따라잡기 했던 측근은 그 두 사람의 대화가 너무 귀엽고 웃겼던거 같아요. 


어떤 이들에게는 ‘스타워즈’시리즈가 20대를 함께 했을것이고 누구는 ‘반지의 제왕’시리즈와 함께 청춘을 보냈을것이고

그런데 그 20대 친구들은 그런 영화가 어벤져스 였던거겠지요.  영화라는게 그런거죠 뭐


그래요. 어벤져스 시리즈가 뭐 대단히 훌륭한지 아닌지 그런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이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각자의 소중한 시간들을 채워주던 영화있다는 것만우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도 역할에 손색이 없는 마무리였다고 봐요. 

제작진은 최선을 다했어요. 



이제부터 제가 좋았던 장면과 아쉬웠던 장면들에 대한 이야기



1. 우주 생명의 절반을 사라지게 했다면 살아 남은 절반의 사람들이 겪게 되는 상실감이란 마치 질량 보존의 법칙 같은게 아닐까 싶군요.

    그 상실의 고통이 엔드게임을 끌어가는 드마라의 동력이 됩니다.   

    그 동력을 꽤 지루해질 수도 있는데 충분한 시간을 들여 빌드업 했고 나름 선방했다고 봐요.  아니 이 보다 잘하기 쉽지 않았을거 같군요.

    

2. 10년간의  MCU 어벤져스를 총 정리하는 영화다 보니 출연진이 너무 엄청나요.  

    어지간한 영화 단독 주연을 수도 없이 해냈던 배우들이 거의 엑스트라급이거나 초단역으로 등장하는데 현기증이 다 나요. 

    나탈리 포트만이 대사 한마디 없이 나오는 것에 코 찡했는데  

    뭐.... 똑같은 대사만  무한 반복하는 빈 디젤의 처지보다는 나을지도;;

    틸다 스윈턴은 수천년을 지켜오던 타임 스톤을 순순히 내어주는 말도 안되는 장면을 배우의 힘 하나로 말이 되게 만드는  기적을 보여줬는데

    이게 다른 배우였다면 헛 웃음이 나올 수도 있었을거 같아요.

    

3. 캡틴마블의 숏컷 너무 잘 어울리더군요.  훨씬 쎄보이고 똑똑해보이고 섹시함 

    반면 타노스에게 정수리 꿀밤 맞을때 눈 한번 꿈벅 안하는 장면에선 또 너무 큐트해요.


4. 전 MCU 20여편을 거의 다 본 하드팬이지만  아이언맨과 캡아에 대한 애착?이 별로 없어요.  

    그 두 캐릭터를 구축한 스토리 혹은 드라마에 별로 공감이 안된거죠. 

    특히 대량살상무기업자 출신 아이언맨이나 뼛속까지 군바리 근성 캡아는 그냥 밥맛이에요.

    차라리 최근에 합류한 닥스, 앤트맨, 캡마의 캐릭터 구축 드라마에 더 감정이입이 됩니다.

    

    그런 이유로 어벤져스를 이끌던 이 두 캐릭터의 퇴장 시퀀스가 너무 지루했어요.

    다만 아이언맨의 장례식은 일종의 (아이돌 군무에서 3초 파트 같은) 팬서비스로 봐줄만했는데

    캡아는;;; 어쩌라고? 싶더라는 

    덕분에 전 어벤져스의 세대교체에 아마도 잘 적응을 할듯 싶군요.

 

 5. 블랙 위도우는 아이언맨을 비롯한 다른 사망한 히어로들에 비해 압도적인 장소에서 장엄한 죽음을 보여줬어요. 

     심지어 때깔도 깔맞춤;  엔드게임에 출연한 어벤져스 멤버 중에 가장 먼저 팬들과 작별을 한 캐릭터인데 

     죽음은 멋지게 연출해줬지만 드라마 구축에는 별로 성의를 보여준거 같지가 않아요.  고작 맛대가리 없는 샌드위치 한 입 물고

     울먹한게 전부였던.... 이 부분이 조금 아쉬웠는데  이후에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 블랙위도우의 솔로 무비를 만들 예정이었던 사정이

     감안되었을 수도 있으니 나름 이해가 가는 면도 있긴 합니다. 

    

 6. 이해가 안가던 후일담? 중에 하나가 가오갤 멤버에 토르가 끼어든 겁니다. 

    뭐 발키리님에게 왕국을 넘기고 떠난 것까지는 좋은데

    니가 거길 왜? 응?  그냥 우주를 무대로 하기에는 어벤져스 멤버들 중에 그나마 비슷한 배경과 경륜을 갖고 있다 뿐이지

    일단 개인 능력치에서 기존 멤버들과 밸런스 붕괴가 너무 심해요.  게다가 기존 가오갤 멤버들은 우주 동네 양아치 출신인데 토르는 왕족 출신이에요.

    아마 그 간극을 메꾸려고 엔드게임에서 기존의 토르 캐릭터를 매우 우수꽝 스럽게 만든거 같아요. 

    뭐 원래도 허우대 멀쩡해 보이지만 머리 텅빈 백남의 전형이긴 했는데 대 놓고 개그 캐릭터가 된건 좀 오바 스럽다 싶었죠

    가오갤 멤버로 만들려다 보니 이미지 세탁?을 더 확실히 하려는 계산이 아니었을까 싶군요.


 7. 닥터 스트레인지는 인피니트워에서 너무 심하게 너프되버려서 이번에 명예회복이 좀 되려나 기대를 했는데

    충분하진 않지만 어벤져스 멤버들이 타노스의 기습에 두들겨 맞고 코피 터지고 대가리 깨지며 망했다 싶을때 

    온 하늘을 수 놓는 황금색 포탈 잔치 한 장면으로 닥스 팬들을 달래 주기에 충분했어요.  나도 모르게 일어나 박수 칠 뻔;

    


8. 닥스의 포탈 대잔치에 이어 캡마의 재 강림 장면에서도 소리를 지를 뻔했어요.  관객석 여기 저기서 탄성과 소심한 박수가 나오더군요. ㅋㅋ

    그건 캡마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장면 연출을 잘한 제작진의 공이 커요.

    특히  아직 보이지도 않는데 타노스의 전함이 폭격을 멈추고 포신을 대기권 밖으로 일제히 향하는건 

    마치 정상회담의 사열식 같은 존엄마저 느끼게 하는 연출이었어요.

   


이제 수습을 해야겠군요.


9. MCU 어벤져스 시리즈는  SF 라기 보다는 반지의 제왕과 같은 대하 서사 판타지라고 보는게 맞지 않을까 싶군요.

   아이언맨의 나노기술이니 뭐니 양자역학이니 뭐니 그냥 다 그럴듯한 구색 맞추기 핑게거리일 뿐이고

   인피니티 스톤은 절대반지와 다를게 없고 

  

   이제 새로운 어벤져스 세대가 등장하여 그것을 보며 웃고 울며 한 시절을 함께할 새로운 관객들에게  또 어떤 판타지를 보여줄까요?

   새로운 세대들이 공감할만한 새로운 이야기들은 무엇이 될지 


   20대를 보내는게 아쉬웠던 분들이 30대에도 함께할 추억이 계속 되길 바라고 아마 계속 될게 분명하고

   새로이 20대가 될 사람들에게도 그 전 세대가 느꼈던 공감과 추억이 또 새로이 시작되길 바라고 

   덕분에 나이든 세대들도 신선한 재미도 즐기게 되고 


   잔치는 계속 될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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