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1 22:55
이 시간에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역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자고 쉬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걸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죠.
내일 아침을 마감으로 끝내야 할 일이 두 가지나 있습니다.
서류를 하나 써야하고 또 이미지 데이터들을 하나 정리 해야 합니다.
옆 방에 있는 쇼파에 누워서 잠시 생각했습니다.
이 일 두개를 최대한 빠른 속도로 끝내고
내게 상으로 한가지를 허락하자.
하고 싶었지만 바빠서 미루었던 것들 중 하나를...
이 경우 자주 만화 보기나 영화 보기를 하지만
요즘 만화나 영화는 너무 자주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마 이 일을 마치고 나면 피곤해서 만화든 영화든 얼마 보지도
못하고 꾸벅 꾸벅 졸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명세 감독 말에 공감이 됩니다. - 잠도 푹 자고 정신도 가장 맑은 상태에서 영화 봐야 한다는...
잠시 궁리하다가 사놓고 미루어 둔지 오래된 알랭 드 보통 책을 하나 떡밥으로 정합니다.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이런 제목입니다.
첫 부분만 조금 읽은 상태인데 제 예감엔 이 책이 만화나 영화 보다 더 자극적인 보상이 될 듯 합니다.
마침 앞으로 일년 안에 저도 책을 하나 써볼 생각인데
조금 깊이 있는 철학이나 미학의 개념들을 다루면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일상의 용어를 쓰는 책을 써보고 싶습니다.
보통의 책이 깊게 그러나 쉽게 라는 그런 미덕을 갖춘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의 책을 처음 접한 것은 <불안의 책>이었는데 상당히 인상적이 었습니다.
통찰력 있는 내용을 쉽고 재치있게라는 기준을 만족 시켜주는
오랫만에 만나는 책이다 싶었습니다.
어서 일하고 <키스...>를 읽기 시작해야 겠습니다.
이 책의 시작부분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 그의 인간애가 너무 잔인하거나 순진하지 않은 그런 사람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고 해서
그것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 이런 사람은 자기 자신 이외에는 없을지도 모른다."
공감 가는 말이군요.
바로 그런 이성을 만나고 싶은겁니다. 적절히 잔인하고 적절히 순수한 사람...
덧) 혹시 보통 같이 잘 읽히지만 통찰력이 있는 글을 쓰는 작가로 다른 사람은 누가 있을까요?
2010.07.11 23:02
2010.07.11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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