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대한 잡상

2018.07.04 02:32

라센더 조회 수:1448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글들이 뜸해지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한다는 트위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시간이 꽤 흘렀네요. 듀게에 들리는 텀이 점차 길어지는 동안 다른 커뮤니티에 몰두했었는데, 그쪽에서도 한두분씩 트위터로 떠나시는 걸 보니 어쩐지 서운하고 트위터에 꿀이라도 발라놓은 건가(?) 싶어서 시작했는데 확실히 유인력이 강한 SNS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150자 제한인 만큼 짧게 빠르게 글을 쓰고 글에 대한 피드백도 순식간에 이루어진다는 느낌입니다. 이건 장점이자 단점인데 즉각적인 피드백은 좋지만 쉽게 남긴 글이 몇천 알티를 타면 약간 긴장을 타게 되는 것 같아요. 내 트윗을 알티한 몇천명의 사람이 전부 그 트윗에 동의하는 건 아닐테니까 섣불리 남긴 말이 누군가에게 반감을 사지 않을까 염려되는 느낌이 있네요. 


그치만 리트윗과 마음 시스템은 정말 정말 편하고 좋은 기능인 것 같아요. 단점도 확연하지만, 어떤 분의 트윗에 동의한다고 일일이 리플을 남기지 않아도 손가락을 잠깐 움직여서 리트윗을 하는 걸로 간편하게 동의의 뜻을 표시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분의 트윗이 말 그대로 '마음에 들거나', 동의하지 않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하는 심정이 있거나, 훈훈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나, 어쩐지 귀여운 내용이거나, 사소한 일상이 담긴 내용이라 좋은 느낌이 들거나 할 때에 하트 한 번 찍는 걸로 그걸 표현할 수 있다는 게 한마디로 신세계라는 생각이 듭니다.(매우 진지) 마음을 즐겨찾기 대신으로 쓰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전 저런 용도로 써서 너무 편하고 좋네요 흑흑


여기까지가 트위터의 장점이라면 단점도 만만찮다 싶은 생각도 들었네요. 일단 타임라인에 무수히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의 홍수를 감당하기가 힘들다고나 할까, 어떤 것에 대한 극찬이나 혐오, 증오같은 극단적인 감정들이 150자의 문자들로 계속 쏟아져오는데 그것때문에 트위터를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시기엔 기가 사정없이 좍좍 빨려나가는 기분이 들었어서 그만둬버릴까 생각도 했었어요. 지금은 익숙해져서 적당히 그런 트윗들을 흘려보낼 수 있지만... 지금 팔로잉하는 계정이 일상쪽이라기보단 정치계 쪽이 대다수라 더 기가 빨렸던 게 아닐까 싶어요.


그 다음 단점은 장문을 올리기에 몹시 적당하지 않은 매체라는 점. 150자로 얼마나 짧고 센스있게 문장을 축약하는지에 따라 알티수가 결정되는 느낌이라 긴 글을 타래로 나눠 올릴때마다 팔로워분들께 폐가 될까봐 노심초사하게 되네요. 좋든 싫든 장문의 글을 쓸 때엔 게시판만큼 적당한 매체가 없다는 걸 트위터를 통해 뼈저리게 깨닫게 된 것 같아요. 지금도 이렇게 글을 늘여쓰면서 죄송해할 팔로워분이 계시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고 있네요(ㅋㅋ). 


그치만 이런 단점이 있어도 개방적이랄까 사방으로 열려있는 느낌이 들어서 트위터는 계속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팔로워 분들이랑 소소하게 멘션을 나누며 조금씩 친밀감을 쌓고 팔로워분의 트윗을 알티하고 거기에 제 의견을 덧붙이는 것도 묘하게 재미있고(남의 혼잣말을 알티하고 또 거기다 내 혼잣말을 더하는 모양새라 어쩐지 웃기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예전엔 공허하고 안락한 폐쇄회로에 갇혀있는 기분이었다면 소통의 창구를 열어놓은 지금은 피곤하고 짜증날 때도 있을지언정 훨씬 해방된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결론은...혹시 게시판만 이용하고 트위터를 한 번도 접하지 않은 분이 계시다면 한번 적극적으로 이용해보는 것도 괜찮을지 모른다는 트위터 영업글 비스무리한 내용이었습니다. 근데 듀게에서 트위터 하실 분들은 이미 진작에 다 하셨을 것 같아서 큰 의미는 없는 글이네요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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