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이란 참 무서워요.

2018.08.23 14:09

뻐드렁니 조회 수:1104

1) 어제 신문을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몇개월전부터 한국사회를 뒤흔드는 화두 하나가 있었는데, 거기에 연류된 당사자가 제가 아는 사람이더라고요. 

   신기했던건, 꽤 시간이 지난 일인데, 왜 뒤늦게 그걸 알아챘는지 모르겠어요. 평소에도 봐왔던 사진이 어젠 좀 기시감이 강하게 들었고, 이름을 보니 딱 한사람이 떠오르더라고요.

   혹시나 싶어 당사자의 전력을 검색해보니 제가 아는 그 사람이 맞았어요.

   그러니까 업무적으로 연결되었던 사람이었죠. 잘 아는 사람이라고 보긴 어렵고, 그냥 만나면 서로 얼굴을 알고 인사 나눌수 있는 사이 정도...같이 일을 한적은 있지만요.

   워낙 그 사람과 관련된 게 지금 편이 갈려 논박되고 있는 사안이라 제가 생각하는 그 사람의 이미지와 스타일들을 곰곰히 생각해보며 사건에 대입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가 그 사람을 제대로 알고 있다.라고 여겨지지가 않아서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일련의 인식들이 바뀌지는 않았어요.

   어쨌든 전혀 논란거리를 만들것 같은 사람도 아니고, 워낙 조용한 성격이었는지라 못본 이후 행적은 새삼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신문 방송에서 봐왔으면서 이제사 누군지 다가온게 좀 신기했어요.

   가끔 소소하게 기사화되고 방송을 타는 지인들을 보긴 하지만, 세상을 뒤흔드는 사람들은 저와 먼 다른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요? 어쩌면 이것은 티비 상의 누군가를 제가 관성적으로 타자화하는 일일수도 있겠네요.

   깨닫고 나서도 새삼 다른 인물처럼 느껴지긴 했거든요.


2) 요즘 인기있는 프로그램 있죠? 그 메니져 나오는 프로그램...이영자가 빵 뜬 프로그램. 거기에 어떤 출연자가 나오는데, 오래전에 제가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지인을 통해 들은적이 있어요. 그러니까 그 연예인이 속한 일을 하는 사람이었는데, 평소 그 연예인은 매니져를 부를때 호루라기를 쓴대요. 호루라기였나 종이었나...

     종을 치면 달려오는 매니져의 모습이라는게..좀 낮설기도 하고..뭔가 불쾌한 기분이 들잖아요. 확실히 요즘 우리 사회의 예의는 아니죠. 현장 사람들도 그런 경우가 흔치는 않아서 서로 좀 얘기가 있었다고해요.

     그 얘기 때문인지 제게 그 연예인의 인식이 별로 좋진 않았는데(이후 행보들도 좀 논란이 있었던 부분이 있고..) 그 프로그램에선 세상 자애롭고, 넉넉한 모습이더군요.

     처음 든 생각은 가증스럽다.라는 거였는데, 역시 제가 그 사람을 잘 아는게 아니잖아요? 게다가 그를 싫어하게 된 이유는 단지 종,호루라기 때문이었는데...그냥 효율성만 생각하고  남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는 몰랐던걸수도 있잖아요.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일들이다.라고 머리로는 생각되면서도 뿌리깊게 박힌 그 불쾌한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가 않더라고요. 티비에서 그사람이 푸근한 마음으로 매니져를 대할때마다 자꾸 마음 깊은 곳에서 종이 딸랑딸랑 울려요. 이게 부당한 마음인건 알겠는데 인식이 잘 변하지는 않더라고요.


3) 러시아 우주실험에 갔던 이소연 박사가 언급되는 글이 포털에 올라왔어요.

    댓글이 많아서 예상은 했는데..역시나 네이버 댓글은 난장판이었습니다. 똑같은 레파토리가 진행되죠. 먹튀. 외국인. 세금. 전라도 같은 키워드들...

    이소연 박사의 입장에서 그럴수 밖에 없었다는 걸 생각해볼 수 있는 납득가능한 많은 반론들과 기사가 있었죠. 애초 누군가의 선택은 그저 그의 자유로움으로 둘수 있는 문제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이소연 이름하나에 똑같은 반응으로 헐덕대고 있더라고요.

    그 사람들은 정말 상황을 해석하며 분노를 하는걸까요? 아니면 이미지만으로 반사적으로 화나는걸까요? 요즘 남V여 대립이 첨예하니 그런면에서 자신들의 성을 더 견고히 쌓는걸수도 있겠지만 여러모로 견디기가 힘들어요. 네이버 댓글은 열어보면 안되는 판도라라는걸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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