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하아...지겹네요. 하긴 지겨우니까 듀게에 일기 같은 걸 쓰고 있겠죠. 어쩔 수 없죠. 



 2.오늘은 일찍 들어온 편인데 벌써 졸립기 시작했어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어지간하면 귀가한 후 글을 쓸 정도의 체력은 있었는데 말이죠. 요 몇주 내내 일기를 쓰려다 잠들어버리고를 반복했는데...오늘은 일기를 다 쓸수 있을까요?



 3.지겹네요...아 이런, 또 말해버렸네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지겨우니까요. 그래도 결혼한 것보다는 낫죠. 결혼했다면 인생이 지겨운 대신 끔찍했을 거니까요. 


 왜냐면 이건 당연한 거거든요. 여자가 여자친구만 되어도 인간으로 느껴져서 호감이 떨어지는데 여자가 아내가 된다면? 더더욱 리얼하게 인간으로 느껴질 거란 말이죠. 상상만 해도 몸서리가 쳐져요. 나는 인간이 매우 싫거든요. 인간이 된 여자도 매우 싫고요. 그들의 소름끼치는 자기애와 자기중심적 사고가 말이죠. 물론 그들도 나를 싫어하겠지만요. 똑같은 이유로.



 4.휴.



 5.언더나인틴을 보고 있어요. 별 기대가 없었는데 의외로 참가자 풀이 좋아요. 나중에 연예인에 관해 써보겠지만...관찰한 바에 의하면 연예인이란 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기회' 그 자체예요. 반드시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방송출연이란 것 자체가 상당한 징검다리가 되어줄 수 있죠. 전에 프듀 글에서 썼듯이 방송이란 건 사실 광고를 방영하는 시간보다 프로그램 방영을 하는 시간이 더 강력한 광고효과를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 한번 떠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방송 출연을 미치도록 원할 수밖에 없죠. 정치인이 되고 싶든 연예인이 되고 싶든 말이죠. 동네 고깃집 행사 매주 돌고 지하아이돌 활동 3년 열심히 해봐야 전파 1분 타는 것만 못하고, 지역에서 명함 몇만 장 돌리는 것보다 종편에 나와서 말한번 쎄게 하는 게 직빵이니까요.


 어쨌든 방송의 힘은 대단해요. 황교익 같은 블로거도 방송에서 한번 포장해 주면 전문가 코스프레가 가능해지니까요. 그러니까 어느정도 '진짜'인 사람들이 방송을 한번 타보고 싶어하는 건 당연한거죠. 온갖 비전문가나 찌질이도 방송에서 한번 맛사지해 주면 날개를 다는데 재료가 진짜라면 더 대단한 아웃풋이 나올 테니까요. 문제는, 진짜 전문가들은 메이크업하고 방송에 나오는 대신 진짜 일을 하느라 바쁘다는 거지만요.



 6.아이런, 또 옆길로 샜네요. 어쨌든 언더나인틴의 풀이 의외로 좋아서 더 아까워요. 대체 프로그램을 왜 이따위로 만든 건지 모르겠어요. 그 대단하다는 프듀도 방영 반년 전부터 떡밥을 뿌리고 두 달 전부터 신문사들이 일제사격을 해주고 그리고 방영 한달 전부터 쟁여놓은 영상들을 미친듯이 풀거든요. 

 

 소문난 맛집인 프듀도 손님이 안 올까봐 홍보에 이정도로 공을 들이는데 언더나인틴은 무슨...'볼거면 보고 말거면 마라.'라고 말하듯이 홍보 자체를 거의 안 한 수준이예요. 이런 배짱장사를 하면 대체 누가 찾아오겠어요? 옛날처럼 공중파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리고 식당으로 비유하면, 언더나인틴은 요리 실력도 별로예요. 재료 하나만 B+급으로 수급한 거고 그걸 조리하는 방법이나 식당 홍보는 낙제 수준이죠. 신예찬이나 몇몇 출연자들을 잘 모아서 9인으로 추리면 상당히 괜찮을 듯한데...쩝. 벌써 이만큼 방영했는데 앞으로 전환점이 있을지.



 7.위에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건 어제 새벽에 들어와서 쓰다가...실패하고 결국 자버렸어요. 그래서 일기 겸 최근에 본 방송을 적고있는 중이죠. 웬 여자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방송 얘기가 나오는 건 그래서예요. 이상해 보일까봐 써둬요.



 8.이번 홍은동 골목식당을 보며 생각했어요. 홍탁집 말이죠. 비록 전국민에게 쪽은 팔겠지만 대신에 백종원에게 솔루션 받고 대박집으로 재탄생하면 나름대로 남는 장사일 수도 있겠다고요. 그러나 그건 내 관점이고...사람에 따라 동기부여로 작용하는 보상의 수준은 당연히 다르겠죠.


 사실 잘 모르겠어요. 온갖 커뮤니티에서는 홍탁집 아들을 한심하다고 비난하고 있잖아요? 한데 글쎄요. 그야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그는 한심한 편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는 이미 어른이라고요. 그 상태로 고정되어버린 거고, 그걸 바꾸겠다고 두들겨봐야 다른 형상으로 바뀌는 대신 부서질 뿐이거든요. 수많은 눈이 한 사람을 바라보며 편집된 대로 조리돌림하면, 누구라도 할 맛이 안 날 거예요.


 그 점에 있어서 백종원의 몇몇 워딩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홍탁집의 아들이 큰돈을 만졌던 사람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백종원은 첫화에서 '과거에 얼마나 잘 나갔으면 뭘 하나.'라는 워딩을 괜히 한번 들먹이며 시청자에게 이런 인식을 심어주죠. 홍탁집 아들이 그나마 불법으로라도 예전엔 좀 떵떵거려보고 돈도 만져본 사람이라는 건가...하는 착각 말이죠. 그걸 보며 백종원은 나름 착하구나...라고 주억거렸어요.


 하지만 그래봤자 홍탁집 아들이 전국적인 조롱거리가 되는 건 어쩔 수 없어요. 문제는, 그렇게 해서 홍탁집 아들이 얻는 게 뭐냐는거죠. 저기서 최대로 잘 되어 봐야 그냥 맛집 주방장일 뿐이잖아요.


 잘 모르겠어요. 전에 썼듯이 인간들은 그래요.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저절로 얻는 건 아무것도 없죠. 딱 하나 있다면, 그건 에고의 크기예요. 한데 성인 남자가 열심히 해봐야 얻을 수 있는 게 결국 매일 열심히 일하는 삶이라면, 진지하게 노력하는 녀석이 많을까요? 전국적으로 조롱거리가 되면서 노력하고서 얻은 게 또다시 매일 열심히 일하는 삶...열심히 일해서 수백억 챙기는 것도 아니라면 강한 동기부여가 될 것 같지는 않아요.


 9.그리고 이번에도 백종원의 주가는 상승했어요. 백종원이 정말 잘 대하는 건 음식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늘 생각하는데 그런 장면이 점점 많이 나오는 중이예요. 사실 백종원의 주가야 늘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고 있죠. 이젠 백종원이 슬슬 질린다...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아이템을 들고 나와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는 걸 매년 반복하는 중이니까요.


 게다가 백종원의 대단한 점은 스탠드얼론형 방송인이란 거예요. 아무리 대단한 방송인이라도 적절한 각본, 적절한 대본, 적절한 서포터, 적절한 셋업, 적절한 딜러가 갖춰져야 힘을 발휘하는데 백종원은 가져다 놓기만 하면 본인이 컨텐츠를 거의 다 만들어주는 수준이니까요. 대본이 있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글쎄요...백종원이 하는 몇몇 말들을 보면 도저히 방송 작가가 만들어낼 수 없을 부분이 꽤 있거든요. 어지간히 대단한 사람들도 시너지에 의해 아웃풋이 나오는 법인데, 백종원은 음식 예능에 있어서는 딜링과 서포팅을 혼자 다해내는 수준이예요.



 10.yg보석함도 봤어요. 양현석에게는 예전에 클린턴이 했던 명언을 한번 더 해주고 싶네요.


 '멍청아! 문제는 와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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