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의 변심

2019.10.03 18:12

Joseph 조회 수:626

얼마 전 [내 주변의 친문]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search_target=nick_name&search_keyword=Joseph&document_srl=13630045 )


제게는 아주 친한 문재인 지지자가 있습니다. 한 마디로 좋은 사람이고, 저와는 가장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시절을 같이 한, 고락을 함께 한, 흉금을 털어놓는 사이죠.

전남 출신인만큼 그 지역 특유의 정서를 공유하는 분이고, 

원래는 흙수저에 가깝지만 엄청난 hard-working person이자 사회적인 성공을 엄청나게 갈망하는 사람이고,

그 결과 이제는 굳이 나누자면 중상 이상은 되지 않나 싶은 사회경제적 계층에 속합니다.


제가 특히 좋아하는 이 분의 품성은,

어떨 때는 좀 우스꽝스럽다 싶을 정도로 매우 솔직하고 숨기는 게 없으며, 

굳이 따지면 사회 중상류층에 이젠 속하면서도 그 계층 특유의 선민의식이나 시기, 굳이 염치 없는 짓을 하면서 더 잘 되려는 꼼수가 없는 점입니다.


결혼도 하려면 얼마든지 잘 사는 집이랑 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고,

강남에 집 한채 살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러지 않고 외곽에 사는 게 이상하다 생각치 않으며,

애들도 선행이다 이런 데 시간 쓰지 않고 잘 노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졌죠.


사회적 인정이나 경제적인 reward 모두 최상급의 좋은 직장에 다니지만 정서적으로 아웃사이더에 가깝고, 저는 이를 흙수저 출신의 피해의식과 주변부의 정서라고 이해합니다.

뭐 어찌 보면 이런 정서는 저랑도 닮았고, 그래서 더 친하고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그때는 저와 그분 모두 정말 너무나 힘겹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을 때였는데,

당시 정치에 별 관심 없던 저에게 (사실은 먹고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굳이 문 대통령에게 투표를 하라고 고기까지 사줬던 분이기도 합니다. ㅎ

바쁜 와중에 나꼼수도 듣던 게 생각나네요.. ㅎ


물론 2017년 대선도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 분이 그런데 요새 좀 달라졌습니다.

사실 저는 친구들과는 정치적인 얘기 하는 걸 좋아하지 않기도 하고, 이 분의 문재인 대통령, 현 여권을 향한 감정을 알기에 굳이 자극하고 싶지 않아서 먼저 얘기를 꺼내지도 비판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먼저 조국 씨에 대한 큰 실망과, 문 대통령에 대해서도 많은 회의를 내비치더군요..

상식적인 사회를 원한다고..


아마 문 대통령이나 조국 씨는 아직도 자한당-언론-검찰이 한 패가 되어서 자신들을 두들겨 패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이 전쟁에서 기필코 이기기로 작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래도 문 대통령과 조국 씨가 벌이고 있는 전쟁이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찍었고, 지금도 문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지만 조국 장관 임명에 비판적인, 상식적인 지지층"과의 싸움이라고 시간이 갈수록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더불어 갈수록 이런 지지층들을 실망시키고 내치면서 맹목적인 지지자들과만 함께 가려고 하는 이 정권이 미워지네요.


가장 우려되는 상황은, 

앞으로 조국 씨가 사퇴하든 그렇지 않든 문 대통령과 조국 씨는 이 사태를 여기까지 끌고 온 자신들의 문제점이 뭔지 결코 진심으로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을 거 같다는 점입니다. 

아마 설사 조국 씨가 검찰 수사 결과와 여론에 떠밀려 사퇴한다고 하더라도, 두 분 모두 이것을 자한당-언론-검찰과의 전쟁에서의 패배로 볼 뿐, 자신들의 잘못을 진정으로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고 검찰 탓을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보건대 그 분들은 뭐가 문제인지 진심으로, 정말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맹목적 지지자들과 나머지 국민들간의 갈등을 증폭시킬 것이고, 아마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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