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평까지는 아니고 계속 머리속에 남아 있는 생각이 있어 짧게 올립니다.

듀나님 영화 평도 별 네개나 되고요, 주제의식이나 완성도 여러가지 면에서 정말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참 마음에 들었어요.

그러나 조금 갸우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일본인과 만나는 씬, 한국인이나 일본인 관객이 보기에는 뜬금없고 낯간지러운 장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흐름과 주제를 생각했을 때 왜 그런 장면을 넣었는지는 이해됩니다. 


다만 저는 주인공 패터슨의 부인 로라에 대한 묘사가 아쉬웠습니다. 

로라 캐릭터는 아주 매력적이었고, 배우도 참 매력적이었으며

의도된 타자화라는 것까지도 이해는 했어요. 

어쨌거나 주인공은 일단 패터슨이고, 패터슨에 의해 재구성된 세계를 그리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예술과 삶에 대한 이 좋은 이야기의 화자가 미국에 사는 백인 남성일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우리가, 그리고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추체험으로 가장 익숙하게 알고 있는 세계인 동시에 감독에게도 가장 편안하게 그려낼 수 있는 공간인)

그만큼 그게 아쉬운 거죠. 제1세계 백인 남성인 감독과 달리 전 제3세계 아시아인에 여성이니까요.


특히 일요일 낮에 미안한 로라가(로라 잘못도 아니었지만) 소파에 앉은 패터슨 다리 옆에 쭈구려 앉는 장면은 퍽 위험해보였습니다. 

비백인 여성인 로라가(심지어 영화에 나온 폴리네시안 원주민 캐릭터가 로라를 닮았다고 패터슨이 발언하는 부분이 있죠) 

백인 남성이자 남편인 주인공 앞에 무릎 꿇고 앉다시피 하는 장면이 

글쎄요, 감독이 의도한 게 무엇이었든지간에, 저한테는 불편했습니다. 


로라에 대해 걱정했다는 말을 듀나님도 하셨길래, 저만 그런 불편함 느낀 건 아닐 것 같기도 하고

좋은 영화 잘 보고 나와서, 제 글을 보고 나의 패터슨은 이렇지 않아!! 하실 분도 있을 거고

그냥 공유 차원에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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