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미투의 진행 과정을 보면, 진실 여부는 알 수가 없고 그런 일이 있었다고 올리는 순간, 상대방에게 큰 타격을 줄 수가 있습니다.

악용이 참으로 쉬워요.


예를 들어 말입니다.

회사에서 남직원 1명과 여직원 1명이 회의실에서 회의를 했다고 합시다.

정상적인 회의였으며 아무런 일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회의 후에 여직원은 자신의 친구들에게 카톡을 보내서, 회의 때 남직원이 자신을 성추행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년 뒤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회사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예약을 하고 회의실을 사용해야 했으니, 예약한 기록이 회사 시스템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럼 남직원이 대응할 방법이 뭐가 있습니까?


예를 들어 말입니다.

현재 강력한 대권후보가 있습니다. 누가 봐도 몇년 뒤에 한 정당의 유력한 대권후보가 되는 분입니다.

한 여성이 다른 분들과 함께 그 사람과 술자리를 갖거나 노래방에 갑니다.

1년 뒤 또다른 여성이 다른 분들과 함께 그 사람과 술자리를 갖습니다. 그 여성은 그 사람이 남자화장실에 갈 때, 자신도 여자화장실에 갑니다.

그 사람은 대권 준비 중이므로 여러 행사와 식사자리가 잡혀있습니다.

시간은 흘러, 그 사람이 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의 정책을 발표하는 중요한 날, 그 한 여성이 노래방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합니다.

노래방에서 남들 몰래 가슴을 만졌다고요. 그리고 당시 자신의 친구에게 보낸 메일을 증거로 제시합니다.

사람들은 싸늘해지죠. 매도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후보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여러 차례 인터뷰를 하고 기자회견을 하지만, 그때 함께 노래방에 있었다는 사실은 바꾸지 못합니다.

같이 있던 다른 사람들은 그런 걸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그 한 여성은 노래방 룸이 어두운데 남들 모르게 잠깐 두차례 만졌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여성이 그 때부터 약 1년 뒤에 술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자신이 여자화장실에 갔었는데, 그때 남자화장실에 갔었던 후보가 자신의 가슴을 만졌다고 주장합니다.

당연히 본 사람도 없고 카메라도 없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식사하면서 전체 촬영한 사진을 증거로 제시합니다.

두 여성이 일관되게 그 사람이 가슴을 만졌다고 폭로했습니다.

그럼 그 사람이 대응할 방법이 뭐가 있습니까?


저는 게이이지만 한남이라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남자이지만 게이인) 제가 미투를 100% 지지하려면 저런 허점은 없어져야 합니다.

아무리 파고파도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있었다, 외에는 증명할 길이 없는 미투 폭로라면, 폭로당한 상대방을 지금처럼 취급해선 안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2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8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82
125966 칼 드레이어의 위대한 걸작 <게르트루드>를 초강추해드려요. ^^ (4월 13일 오후 4시 30분 서울아트시네마 마지막 상영) [2] crumley 2024.04.12 145
125965 '스픽 노 이블' 리메이크 예고편 [4] LadyBird 2024.04.12 201
125964 리플리 4회까지 본 잡담 [3] daviddain 2024.04.12 221
125963 란티모스 신작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 티저,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놀란영화 12편 순위매기기 상수 2024.04.11 190
125962 [왓챠바낭] '디 워'를 보고 싶었는데 없어서 말입니다. '라스트 갓파더' 잡담입니다 [13] 로이배티 2024.04.11 330
125961 프레임드 #762 [4] Lunagazer 2024.04.11 57
125960 스폰지밥 무비: 핑핑이 구출 대작전 (2020) catgotmy 2024.04.11 92
125959 총선 결과 이모저모 [22] Sonny 2024.04.11 1388
125958 오타니 미 연방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9] daviddain 2024.04.11 410
125957 10년 전 야구 광고 [2] daviddain 2024.04.11 133
125956 22대 총선 최종 의석수(업데이트, 21대와 비교) [1] 왜냐하면 2024.04.11 511
125955 [핵바낭] 출구 조사가 많이 빗나갔네요. 별로 안 기쁜 방향으로. [14] 로이배티 2024.04.11 1160
125954 프레임드 #761 [2] Lunagazer 2024.04.10 75
125953 [핵바낭] 아무도 글로 안 적어 주셔서 제가 올려 보는 출구 조사 결과 [22] 로이배티 2024.04.10 1067
125952 [왓챠바낭]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의 영화 만들기 이야기, '영화 너무 좋아 폼포 씨' 잠담입니다 [2] 로이배티 2024.04.10 179
125951 간지라는 말 [7] 돌도끼 2024.04.10 362
125950 우리말에 완전히 정착한 일본식 영어? [5] 돌도끼 2024.04.10 378
125949 메이헴 (2017) catgotmy 2024.04.10 95
125948 아일릿, 정병기, 김사월 [1] 부치빅 2024.04.10 221
125947 '브레이크 댄스' 돌도끼 2024.04.10 8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