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다들 아시다시피 이 영화는 80년대부터 미국, 일본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심취한 채로 이 날 이 때 까지 정신 못 차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정조준하고 있는 영홥니다.


그리고 그게 바로 접니다. 


그러니 이 글 내용의 신빙성은 신중하게 판단하시길. ㅋㅋㅋ

저 사실은 얼마 전 '염력'도 완전 재밌게 봤던 사람입니...



1.

80년대 문화 상품들에 대한 인용으로 점철된 영화이기도 하지만 영화 자체도 80년대 영화 분위기를 풍깁니다.

'구니스'를 필두로 한참을 유행했던 어린이 모험 영화들 있잖아요. 

주요 등장 인물들 중 어린이는 한 명 뿐이고 총에 폭탄에 수류탄에 거대 병기(?)들이 난무하는 전쟁 씬까지 나오는 영화이지만 분위기가 딱 그렇습니다.

일단 세계관부터가 그래요. 현실에서 '오아시스' 같은 회사가 좋은 회사일 리가 없잖아요. IOI(...)가 저지르는 만행들도 말이 되는 세상에서는 시작부터 불가능한 것들 뿐이고 주인공에게 거듭 찾아 오는 행운이라든가 지나치게 순수하고 착한 수많은 등장인물들이라든가 뭐뭐뭐 등등등 따지고 보면 말이 되는 구석이 별로 없는 이야깁니다만. 저 시절 어린이 영화들 논리로 생각해보면 또 시작부터 끝까지 아주 자연스럽게 납득하게 됩니다.


소재가 그렇지만 가상 현실 세계, 또는 첨단 테크놀로지에 대한 고찰과 경고 같은 데엔 시작부터 관심이 없는 영홥니다. 그냥 모험이 벌어질 놀이터일 뿐이죠.

'우리 모두 함께 떠나는! 시인나는~ 여해앵~~~!!!' 같은 카피가 진심으로 잘 어울리는 영화이니 선택에 참고하시길. ㅋㅋ



2.

유명 캐릭터들의 카메오 출연에 대해선 너무 기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거의 대부분이 '수백개의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배경 중 하나'로 소비될 뿐 이야기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아마 디스크가 출시되면 캡쳐해서 하나하나 분석할 사람들이 나타나겠지만, 영화 내용과는 거의 상관이 없어요.

나름 비중 있게 나타나서 간지(...)를 뽐내는 캐릭터들이 몇 있긴 한데. 여기서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영화 특성상 그런 게 꽤 큰 스포일러일 것 같아서. ㅋㅋ


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덕력'이 미약한 사람들의 감상에 거의 지장이 없는 영화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뭐 무려 스필버그가 거대 자본을 투입해서 만드는 영화인데 애초에 덕후 전용 영화로 만들 리는 없었겠죠. 


그리고 생각보다(?) 게임 말고 영화들에 대한 인용이 많은 편인데.

특히 그 중 한 작품은 정말 스필버그가 원작과 원작자에 대한 팬심을 대놓고 폭발시켜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네요.

스필버그가 불타는 팬심에 정성을 더욱 많이 들인 것인지,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영화에서 가장 신나고(??) 재밌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3.

아무래도 80년대 게임, 애니메이션 얘길 하자면 미쿡 바로 다음이 일본이었죠.

그래서 여러모로 일본색이 짙은 느낌이 있습니다. 아예 클라이막... (중략;)

그러니 '일본색'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은 좀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 그냥 부러웠습니다.

이렇게 알아서 잔뜩 인용될만큼 강려크하게 쌓아 놓은 문화적 역량이 말이죠.



4. 

내용이 내용이다 보니 영화의 거의 절반, 혹은 그 이상이 CG 애니메이션으로 전개됩니다.

하지만 '아바타' 정도는 아니에요. 영화의 메시지상 그렇게 가상 현실 세계로만 점철할 순 없는 이야기라서. 

애니메이션 파트의 캐릭터 연기나 묘사는 뭐 지극히 당연히도 업계 최고 수준을 보여줍니다. '아바타'와 비교해도 엄청나게 뛰어난... 이라고 적다 생각해니 아바타가 벌써 9년전 영화였군요. 너무나 당연한 얘길;;

그리고 현실 파트의 배우들은 뭐. 연기 측면에선 그냥 다들 맡은 역할 열심히 잘 해 주고요. (짐작하시겠지만 대단한 열연이 필요한 내용이 아니서. ㅋㅋ)

생김새부터 다들 잘 어울리게 캐스팅이 되어 있어서 한 없이 천진난만(...)한 스토리 전개와 썩 잘 어울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도 남고 연기도 좋았던 사람이라면 악당 보스 역의 벤 멘델슨. 만화 속 캐릭터 같은 과장된 악당 아재의 모습을 유머를 섞어 잘 보여주더라구요.

그리고 올리비아 쿡은 뭔가 윤하 닮은 느낌 나면서 귀엽고 매력적이고 좋았습니다.

감히 타이 셰리던 따위에게 '걱정마, 난 (니 실물 보고도) 실망 안 했어!' 같은 폭언을 듣게 되지만 말입니다. ㅋㅋㅋ



5.

글을 적다 보니 뭔가 중요한 부분들은 빼놓고 곁가지 요소들만 소재로 수박 겉을 빡세게 핥고 있는 기분인데요.


전 사실 스필버그 영화를 보고 소감을 적을 때 무슨 얘길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양반은 '그냥 영화를 엄청 잘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새로울 것 하나 없는 뻔한 이야기를 대단한 아이디어 없이 좌라락 보여주는데 그게 아주 신나고 재밌는 겁니다. 감독이 너무 잘나서요.

더 이상의 설명은 제겐 무리이니 스킵하겠습니다. orz



6.

요약 정리하자면.

80년대 어린이 모험물 느낌이 물씬 나는 초호화 액션 블럭버스터 영화이며 아주 재밌습니다.

80년대에 미국, 일본 문화들을 열렬히 즐기며 자란 사람들이 가장 크게 즐길 수 있겠지만 그런 거 빼고 봐도 재밌게 잘 만든 영화구요.

다만 뭐 심오한 성찰이나 묵직한 건더기가 있는 이야기는 절대 기대하지 마시라는 거.

그냥 마구마구 신나고 즐거운 영화입니다.


끝.ㅋ



+ 덤.

마지막 미션(?)을 봐도 그렇고 여러모로 게임 덕후, 그것도 서양 게임 덕후들에게 좋은 영화입니다.

역시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합니다. ㅋ


+ 덤덤.

위에서 '별 내용 없는 이야기'라고 적긴 했지만 은근히 디테일도 있고 또 해 볼 만한 얘기는 다 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게임 현질 중독의 위험성을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이렇게 무섭게 보여주는 이야기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ㅋ

가상 현실과 현실 세계를 넘나들며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설정도 은근히 디테일이 있구요.

뭣보다 VR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을 옆에서 실제로 봤을 때 얼마나 우스워 보이는지를 이렇게 제대로 보여준 영화는 지금까지 없었습...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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