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2018.08.22 15:23

겨자 조회 수:2465

로맨틱 코미디 물이기 때문에 결말은 정해져 있죠. 또한 도입부의 포커 게임에서 이미 여주인공의 승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영리한 것은 뒷부분의 마작과 앞 부분의 카드를 연결시켜서, 이른바 바이컬쳐 차일드 (bi-culture child)의 힘을 보여줬다는 데에 있겠지요. (대학에서 게임이론을 배워서 포커도 알지만 엄마한테 배워서 마작도 한다는...)


아시안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코드가 몇몇 있지 싶네요. 첫째는 결혼식이 감리교 교회에서 이뤄졌다는 점. 제가 알기로 싱가폴의 기독교인들은 보수적이고 이혼을 좋아하지 않아요. 이혼가정 자녀들은 문화적으로 상당히 압박을 받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남자 주인공 엄마가 성경공부를 하면서 'God's word'를 읽자고 권면하는 장면이 나오죠. 두번째는 남자 주인공의 할머니가 여자 주인공 코를 보고 복코라고 하는 장면... 아시안인들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죠. 셋째는 싱가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의 인피니티 풀... 싱가폴이 자랑하는 명소죠. 그리고 네번째는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라는, 아시안 여자가 빽 없이 노력으로 갈 수 있는 최적의 사회적 위치를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민자들에게는 아카데미아가 그나마 파고들기 좋아서, 예전에는 유대인이 적극적으로 들어왔고, 지금은 아시안들이 들어와 있죠. 


아시안들이 불쾌해할 만한 요소들도 충분히 들어있는데, 그게 뭔지는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음... 보면 알게 될 겁니다... 


우리도 돈 있다구. 그것도 몇년 사이 돈벼락을 맞은 게 아니고 예전부터 돈이 있었다구... 라면서 영화를 시작합니다. 양자경이 무례한 호텔직원을 제압하고 방을 구하기 위해 런던의 호텔을 하나 사면서 말이죠. 돈있다는 걸 보여줘야 비로소 이야깃거리가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죠. 자본의 전지구화는 이렇게 힘이 센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요. 그러나 '마지막 황제', '조이럭 클럽'의 Lisa Lu라든가 '예스 마담'의 양자경이 젊은 아시안 배우들과 함께 이 영화를 찍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는가를 생각하면, 일단은 극장에서 한 번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죠. 


켄 정이 Variety와 인터뷰하면서 아시안들을 주연으로 놓는 영화에 대해 왜 자기가 열정을 느끼는지를 설명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VH601c0tcM



남자 주인공의 할머니가 며느리 (남자 주인공의 어머니)더러 "만두 예쁘게 안빚네. 손끝 무뎌졌구나."하고 잔소리하는 것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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