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심심, 남자들)

2018.11.10 14:20

안유미 조회 수:931


 1.할로윈 파티 때 받은 초콜렛 세트가 있는데 잘 모르겠어요. 내 일기를 안 보는 사람이라면 '뭘 모르겠다는 거지?'라고 하겠지만 똑똑한 듀게분들이라면 눈치챘겠죠. 내가 이 시간까지 그걸 안 먹고 있다는 건 거기에 독이 들었을지 안 들었을지 걱정하는 중일 거라는 걸요.


 그야 기본적으로, 초콜렛 세트에 독이나 뭐 나쁜 게 들어있지는 않겠죠. 그건 그냥 초콜렛 세트일 거예요. 한 99.999%정도의 확률로요. 하지만 역시 먹기가 망설여진단 말이죠. 왜냐면, 그걸 준 녀석은 분명히 나를 싫어하는 것 같은 놈이거든요. 아무래도 나는 여기저기...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다니는 편이니까요. 그러려고 하지 않아도 말이죠.


 하하, 그야 초콜렛 세트를 줬다는 사람은 남자예요. 나는 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하거든요. 나는 착하니까요. 하지만 어떻게 굴든 결국, 어느 한 쪽 성별의 신경은 건드리게 되는 거죠.


 사실 누구의 신경도 건드리지 않는 건 쉬워요. 모두가 무관심해하는 사람...무해한 사람이 되면 되니까요. 하지만 누군가의 관심을 끌려고 마음먹는다면, 관심의 파이를 나눠먹어야 하는 처지의 사람들(주로 남자들)에게는 적대감을 살 수밖에 없죠. 



 2.올해도 거의 안남았네요. 시간은 매우 잔인하고 무심하죠. 시간의 진짜 무서운 점은,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든 의미없게 보내든 시간은 지나간다는 거예요. 그래서 인생에서 중요한 건 순간의 쾌락뿐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쾌락이라고 해 봤자 순간을 즐긴다...라기보다는 순간을 때운다는 편에 가깝지만요. 



 3.당당위 시위를 하는 남자들은 약간 답답해요. 그야 그들의 마음은 이해해요. 그들 입장에선 남자가 불리해지고 있고, 남자가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느낄 테니까요. 한데 다음에 제대로 써보겠지만...징징거리는 건 남자에게 있어 전략이 될 수가 없단 말이예요. 징징거린다는 행위 자체를 폄하하는 게 아니라, 사람에 따라서 그게 전략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 어쨌든 남자들이 징징거리는 건 경청의 대상이 아니예요. 조롱거리일 뿐이죠.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징징거림을 따라한다고 해도 절대 안 먹힌단 말이죠. 


 징징거리는 남자들은 절대로 진지하게 여겨지지 않아요. 징징거리는 여자들에겐 그녀들을 진지하게 상대해 주려는(또는 그런 연기라도 해주는) 사람들이 다가오는 법이지만 징징거리는 남자들에게 돌아오는 건 조롱뿐이죠.



 4.휴.



 5.누군가는 이럴 수도 있겠네요. '남자가 불리하다니 무슨 소리야!'라고요. 하지만 글쎄요...원래부터가 이 세상이 남자를 대하는 기준과 여자를 대하는 기준은 다르잖아요. 


 불만이 많은 남자들은 '남자들은 시급 140원받는 군대에 가서 몇 년씩 썩는 게 당연하고 여자들은 군대에 안 가도 되는 게 공정하냐?'라고 묻겠죠. 그야 당연히 공정하지 않죠. 그런 좆같은 군대에는 아무도 안 가거나 모두가 가는 게 공정한 거죠. 하지만 공정하고 말고는 중요하지 않거든요. 우리들 모두...여자든 남자든 문명와 문화의 존속을 위해 소모되어야 하는 신세니까요. 남자와 여자는 합목적성에 따라 사회의 취급이 달라질 뿐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취급당하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말이죠.


 그러니까 현대 사회로 갈수록 남자가 힘들어지는 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예요. 사회가 존속되기 위해서 모두가 암묵적으로 합의한 거니까요. 나중에 제대로 써보겠지만...인간 사회의 기본은 이거죠. 여자는 자신을 증명하지 않아도 사회의 자산으로서 존중받을 권리가 있지만, 남자는 자신을 증명하기 전에는 인간 취급을 못 받아도 참아내야 한다는 거죠. 물론 그건 좆같은 거지만, 절대 바꿀 수 없는 좆같은 거란 말이예요. 인정하고 따르든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든 우리 모두를 제어하고 있는 규칙이죠.


 한데 이 세상엔 끝없이 징징거리는 놈들이 많아요. 전에 썼듯이 어지간히 노력해서 뭔가를 이뤄내도 인생에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말이죠. 그리고 대개의 사람들은 그런 불만이 발생하는 이유를 딴데서 찾아내곤 해요. 성별 문제라던가 지역 문제라던가 사회의 시스템이 불공정하다던가...뭐 그런 트집을 잡아요. 


 

 6.하지만 글쎄요. 그때도 말했듯이 사실 우리의 인생을 잘 들여다보면, 어지간히 노력한 사람도 그래요. 여자든 남자든, 대부분의 인간들은 인생을 덜 좆같이 만드는 데 성공했을 뿐이지 인생에서 제대로 대박을 낸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늘 불만이 있을 수밖에요. 


 내가 여러 사람들의 인생을 구경해본 바로는, 존나 노력해서 검사가 되었든 의사가 되었든 변호사가 되었든 내 기준에서 보면 인생은 좆같아요. 검사 아내가 되었든 의사 아내가 되었든 변호사 아내가 되었든 역시 인생은 좆같고요. 판사가 되든 의사가 되든 변호사가 되든 노동량과 노동 강도만 올라갈 뿐이지 권위와 권력따위는 거의 없으니까요. 개인의 노력으로 이뤄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직업을 얻어도 좋은 시절은 안 와요. 세상에 태어난 이상 여전히 좆같은 삶을 견뎌내면서 살아갈 뿐이죠. 그야 좆같은 삶보다는 덜 좆같은 삶이겠지만.


 누군가는 반문할지도 모르죠. '그럼 판사 남편이나 의사 남편이나 변호사 남편은?'이라고요. 당연히 남자가 '누군가의 남편'으로 불리는 시점에서 그건 조롱당하는 거죠. 공정함과는 관계없이, 사회는 남자들을 조롱하고 질책하는 데에 능하니까요. 당사자의 입장에선 '남들이 뭐라던 그게 뭔 상관이야?'라고 쿨하게 무시할지도 모르겠지만 글쎄요. 평판은 굉장히 중요하죠. 하지만 여자들은 괜찮은 거예요. '누군가의 아내'라고 하더라도 당당히 배우자의 자산을 쓸 수 있고 이혼할 때도 당당히 배우자와 자산을 나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남자들은 누군가의 부속물로서 존재한다면 절대 당당히 살 수 없죠.


 처음 문장에도 썼듯이 그래요. 직업이 없는 남자가 조롱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면 돈을 존나 많이 쓰고 다녀야 하죠. 직업을 못 구하는 게 아니라 구할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전에는, 사람들이 믿지 않으니까요.


 한데 또 그걸 보여주기 위해 돈을 존나 많이 쓰면? 이번엔 남자들에게 재수없는놈 취급을 받는 거죠. 하지만 괜찮아요. 사람을 질책하고 조롱하기 위해 어떻게든 약점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그게 우리가 상대하는 잔혹한 세상이니까요. 그러니까 돈을 많이 가지는 게 최고죠. 평판이나 커리어를 커버해 줄 만큼말이죠.



 7.뭐 말은 늘 이렇게 하지만 사실 나는 돈을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아요. 내가 돈을 벌고 있는 이유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사람들의 욕망의 대상이 되니까 그러는 거지 그게 아니라면 돈을 많이 가질 이유도 없죠. 그냥 생존하고, 생활하기 위한 교환가치로서의 돈 정도만 얻고 돈벌이는 그만두겠죠. 그리고 악기를 연주하거나 소설을 쓰거나 뭐 그러면서 살았겠죠.  


 누군가는 '지금까지 돈 얘기를 그렇게 하다가 돈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니...이게 뭔 소리야.'라고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진짜예요. 여러번 썼듯이 내가 돈을 가지고 싶어하는 건 사람들이 돈을 좋아하기 때문이거든요. 다음에는 내가 돈을 싫어하는 이유를 제대로 써보죠.



 8.어쨌든...중요한 건 이거예요. 우리 모두 노력해서 '취급당하는' 신세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거 말이예요. 남자든 여자든, 무언가에게 취급당하는 신세라면 좋게도 다뤄질 수 있고 나쁘게도 다뤄질 수 있어요. 취급이 나쁘다면 당연히 취급당하는 신세에서 벗어나야 하겠죠. 한데 취급이 좋다고 하더라도...좋은 취급을 받는다는 이유로 취급당하는 신세에 안주하는 건 글쎄요? 좋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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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몸이 꽤나 약해진 건지...새벽에 돌아와 글을 쓰려고 해도 졸음이 밀려오면 도저히 견딜 수가 없게 돼요. 예전에는 꾸벅꾸벅 졸다가도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글 한페이지쯤은 쓰고 잠들 수 있었거든요. 한데 요즘은 일기를 쓰다가도 잠이 한번 밀려오면 도저히 거기서 회복할 수가 없어요. 그냥 잠을 자야만 하죠.


 휴...오늘은 뭘하죠. 친구가 없으니까...역시 혼자 놀러가야겠죠. 


 쓰다 보니까 심심하네요. 심심한 게...무섭단 말이죠. 오늘이야 괜찮지만 일요일에 심심할 예정이란 게 무섭거든요. 일요일에 번개하고 싶네요. 음식...빙수...샴페인...뭐 그런 거 좀 먹으면서요. 오전~점심이라면 장소는 동대입구가 좋겠어요. 듀게 모임답게 프릴 달린 옷을 입고 신경질적인 사람들인 척하면서 애프터눈티와 샴페인을 깨작거리면 되겠죠. 아무도 알지 못하는 영화 얘기를 곁들이면 금상첨화고요.


 저녁~밤이라면 듀게 모임답지 않게 텐션이 좀 올라올 테니 드래곤시티가 좋겠어요. 드래곤시티는 8명이 한팀으로 가야 하는데 듀게에서 2명만 모으면 남은 5명을 알아서 모아볼께요. 일요일 새벽 3시쯤에 쪽지 확인해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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