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드 게임에서 소울 스톤 미션은 뺄 수도 없고 길게 설명하면 이상한, 여러모로 처리가 곤란한 부분이었어요.
전편인 인피니티 워에서 소울 스톤을 구하는 것은 타노스에게 가장 의미심장한, 그의 미친 이상을 행동으로 구현하는 필수불가결한 임무였어요. 러닝타임 전체에서 어벤저스들이 직면했던 ‘생명은 거래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그는 스톤과 유일하게 사랑하는 딸의 생명을 거래하여 완벽하게 부정함으로써 악당의 결기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 놓인 속편에서는 어떤 식이 되든 괴상하거나 동어반복이 될 수 밖에 없는 이 미션을 마블은 최대한 간결하게 정면돌파하기로 마음먹은 것 같습니다.
그 결과로 나온, 충분히 슬프지만 ‘형님 먼저 아우 먼저’ 개그 보듯 우스꽝스런 로마노프의 희생씬은 심히 불만스럽지만 한편으로 각본가의 고뇌도 느껴집니다.
가모라의 사망씬을 자세까지 복각한 장면은 연출 의도와는 달리 ‘여자들만 죽어나네’하는 생각이 들지만...
동료애란걸 무시하는건 아니지만 로마노프의 마지막 동행자로 배너박사를 데려가지 않은건 전편의 뜬금없는 둘사이의 로맨스가 더 이상 쓸모없어 폐기된 기믹이라고 실토하는 느낌입니다. 그 두사람이 갔더라면 업치락 뒤치락 할 필요도 없이 예정된 비극이 되어 더 슬픈 장면을 연출했을텐데 왜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프로페서 헐크가 이상할만큼 세심하고 정교한 각본은 아닐텐데 말입니다.

그래도 초반에 괜찮은 감정연기를 긴 테이크로 잡은 씬을 독점했고 알다시피....... 블랙 위도우 단독영화가 나옵니다!!
근 10년간 마블 공무원으로서 남자들 온갖 뒤치닥거리만 하다가 아들들 성공시키고 난뒤에야 환갑잔치하는 어머니 느낌이긴 합니다만...
전에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내년 5월 개봉인데 딱 1년 남았네요. 7월이나 되야 촬영 시작이라는데 제법 빡빡한 스케쥴이네요.
확정된 배우들 외에 레이첼 바이스나 엠마 왓슨 루머도 있어 어쩌면 제법 풍성한 캐스팅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어쩔 수 없이 프리퀄 이야기일텐데 또 하나의 캐릭터 오리진 스토리이거나 어벤저스 캐릭터를 잔뜩 가져다 쓰는 이야기는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레드 룸 얘기나 윈터 솔져, ‘부다페스트’ 같은 내용이 주요 에피소드로 나오는 거요.
사실 캡틴 마블에서도 퓨리가 사이드 킥으로 나오는게 재미있긴 했지만 좀 쉽게 간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욘로그와의 관계에 집중하는게 주제 전달에 더 효과적이었을텐데 말입니다. 하긴 마블 세상의 최고 거물 스파이더 맨에게도 토니를 삼촌 대역으로 엮어주는 마블이니...

예전에도 이야기했었지만 단독영화 컨펌 안해주니 루시, 공각기동대 같은 영화로 시위했었던 스칼렛 요한슨에게 마블은 이번에는 괜찮은 액션영화로 답해주길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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