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중국공산당이 홍콩에서 왜 실패를 하고 있는지에 관해 긴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홍콩 시민들이 1차 승리를 거두는 시점에서 간단한 코멘트만이라도 먼저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1. 분명한 승리

 혹자는 이번 승리가 홍콩당국과 중국이 일단 후퇴한 것일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주장을 하지만

 일단 원래의 송환법 자체를 공식 철회시킨 것은 분명한 승리이며 성과입니다.

 10월 1일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중국공산당이 가장 중시하는 국경절이고 적어도 이전에는 

 이 사태에 대해 후퇴하는 모습을 보일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은 분명해보였습니다. 다들 그렇게 예측을 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경절 전에 물러선 것입니다.

 페이크라고 보기 어려운 근거입니다.


 10월 1일 이번 70주년을 기해 여론통제와 기상확립?에 공산당이 기울기는 노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예를 들어 재경당국과 산업관리당국에서는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와 기업 유치, 고급기술자 유인을 위해 기존의 영주권 발급과 비자발급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공안을 비롯한 치안당국은 외국인들에 대한 통제를 강도 높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광비자 발급과 관련해 체류기간 동안의 관광일정계획등을 시간별로 문서화 하여 제출해야 하는 등의 

 중국 관련당국의 행정력이 따르지 못할 정도의 규제 강화를 내놨다가 눈가라고 아웅식으로 풀어주는 멍청한 짓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중국에서 후퇴가 분명해 보이는 조치를 했다는 것은 홍콩시민의 승리가 맞습니다.

 

2. 시위대 입장에서도 한 숨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중국 당국만 시간을 벌고 뒷통수 치는 시간을 벌 수 있는게 아니라 시위대 입장에서도시위대에 대한 날로 극렬해지는 백색테러와 공권력의 폭력진압으로

시위대내 초강경파가 득세를 하는 상황이 우려되는 시점이었습니다 (지난 주말에 화염병까지 등장)

이러한 폭력시위를 선호하는 강경파의 득세는 자칫 우산혁명 주체의 대중적 저변과 동력의 제한을 불러올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 승리는 더더욱 소중한 것이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전열정비와 내부동력의 지속성을 위해서도 긍정적입니다.


3. 중국의 무력개입 조짐은  블러핑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계속 있었습니다.

시위대를 위축 시키기 위한 공갈협박이었다는 것이죠.  

그걸 의도적으로 퍼트리는건 반중국 인사와 국가들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도 선동하는 부류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무력개입을 통해 중국공산당이 홍콩에서 얻는 이익보다는 손해가 크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블러핑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거죠.

결과적으로 현재 시점에서는 블러핑이 맞았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맞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과의 무력전쟁을 하면서 금융시스템 붕괴까지 방어하느라 바쁜 중국이 홍콩에서 무력개입으로 벌어질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무리가 있을테니까요.


4. 그래서 중국공산당은 왜 홍콩에서 실패하고 있는가?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 받은건 1997년 7월1일입니다.  그리고 22년이 지났습니다.

22년간 중국공산당이 홍콩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길래 홍콩시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느냐?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듯 합니다.

너무 당연하게만 생각하니까요. 민주주의를 맛본 사람들이 공산주의에 마음을 주겠냐? 는 생각이죠.

이런 생각에는 영국이 홍콩을 중국에 넘겨주기 전까지 홍콩에는 민주주의가 없었다는 것을 간과한 생각입니다.

1997년 이전에도 홍콩시민들의 직접선거로 자신의 대표를 뽑지 못했습니다.  영국에서 총리를 파견하여 통치하는 영연방 소속이었을 뿐입니다.

민주주의 보다는 차라리 1997년 이전까지 (일본이 뇌내망상으로 자신들을 유럽에 속한다고 보듯이) 서방진영? 이라는 다소 촌스러운 

자부심 혹은 향수가 있었다고 보는게 더 정확할 수 있습니다.  

그것을 상징하는 것이 2019년 홍콩 시민혁명 초기에 왠 할머니가 영국국기를 흔들어 대던 장면입니다.


여하간 22년이 지난 현재 홍콩의 주요권력기관과 언론 그리고 기업까지 장악한 중국공산당이 그 동안 놀고 먹지 않았다면 홍콩시민들을 중국에 동질감을 갖거나

일국양제라도 하나의 중국에 동의하도록 뭔가 노력을 해왔을텐데 결과가 영 신통치 않다는게 이상하다는 의문을 갖을만 하지 않나요?


이번에는 시간도 없고;   결론만 간단히.... 중국은 홍콩시민들이 하나의 중국을 받아 들이도록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홍콩의 기존 상층부 - 주로는 자본가와 관료 및 언론만 장악했을 뿐 시민 즉, 인민을 권력의 주체로 1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건 마치 1945년 한반도에 들어온 점령군 미국이 남한을 통치하는데 일본에 부역했던 자들을 그대로 이용하여 자신들의 똘마니로 삼았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보시면 이해가 쉬울거에요.  이미 시작부터 홍콩에서 중국공산당은 실패의 길을 걸었던 것이죠.


물론 처음에는 홍콩출신 연예인들이 자유롭게 본토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나름 유화책을 쓰기도 했지만 실질적인 홍콩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시늉일 뿐이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문제는 홍콩시민들이 그 전보다 살만하다 느낄만한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상당수 많은 홍콩 시민들이 홍콩반환 직전 캐나다 등으로 이민을 떠났음에도 여전히 지옥같은 주거환경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중국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지역중 하나인 상해와 비교를 해보면 홍콩시민들의 주거환경 수준을 잘 알 수 있는데요.

상해시내 중심가에서 2~3인 가족이 거주할 수 있는 50sqr 가량의 오래되고 낡은 작은 플랫이나 타운하우스의 한달 임대료가 한국돈으로 최저 100만원을 조금 넘습니다.

하지만 토박이 상해인들 개혁개방전부터 국가로부터 배급받은 주택에서 수십년간 거의 오르지  않은 임대료, 한국돈 수만원만 내면서 살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100여만원이라는 임대료는 취업이나 학업 때문에 외지에서 온 중국인과 외국인들이 지불해야하는 주거비용인거죠.


그런데 홍콩에서는 같은 금액으로 서울구치소의 독방보다 조금 넓은 면적에 한 가족이 살수 있을 뿐입니다.  불과 5~8sqr 남짓한 면적입니다....

이런 상황이 홍콩 반환 후 개선이 되기는 커녕 더욱 더 악화되어왔습니다.

이렇게 악화되게 된데에는 홍콩내 토지이용의 비효율성에 있습니다.  

홍콩 시민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는 충분한 토지가 있음에도

중국공산당은 홍콩 부동산개발업자의 입맛에만 맞는 개발정책을 그대로 유지했던 것이었죠.


일국양제는 일견 홍콩의 사회경제제도를 보장하고 존중하는 뉘앙스가 있으나 실은 홍콩 자본가의 기득권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뜻에 다름 아닙니다.

왜 이런 망할짓을 한걸까요?  뭐긴 뭐겠어요. 중국은 (이론상의) 사회주의체제가 아니라 유사국가독점자본주의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짧게만 쓰려고 했는데 길어지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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