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미 없어야 하는 게임인데, 재미가 있네요.ㅎㅎ

게임성은 코지마 히데오 게임이라서 애초부터 별 걱정은 안했어요. (이 글 쓰기전에 정말 코지마 이름 안 쓸려고 했건만 바로 써버렸습니다.)

메탈기어5가 비록 스토리상 미완성이었지만 게임성을 문제시 삼은 사람은 없었지요. 그 만듦새라고 해야하나 마감이라고 해야하나 하는 그 완성도 부분에서는 코지마의 능력을 항상 좋게 봐왔고 이번도 마찬가지 였네요. 


그런데 

단점도 그대로입니다. 

이것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요하자면 


"망할 제발 설명 좀 그만 해....."

시나리오의 아이디오도 참신했고 이것을 확장시키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듀나님의 리뷰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의 가능성'을 극한에 가깝게 밀어붙였습니다. 

다 좋게 봐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설명이 너무 많아요. 많은 설정들 그냥 그런 가보다 하고 넘어가는 설정들을 인물(대다수가 조연)들의 입을 통해서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게 다 오글거려요. 이를테면 아파요 아픕니다. 제가 아픈 이유는 XX입니다. 여기서 끝내면 되는 것을. 무슨 야매 과학(정말 이렇게 들립니다. 문과라서 그런지)

적인 설명을 곁들여서 아픈 병의 원인을 설명하고 있어요. 처음 몇몇 에피소드에서 그러면 이해라도 하죠. 작가는 시작 상황을 알려줘야 하니까요. 

히치콕처럼 사진 세장 빵빵빵...이렇게 해서 설명을 간단하게 마칠 수 있다면 좋겠건만 그렇게 하기 쉽지 않잖아요.  그래서 처음 파트에 블라블라하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후반부 모 파트에서 무려 30분의 설명이 있습니다. 당연히 컷신이구요.  그 무한 도전에서 연탄을 나르던 차승원이 노홍철에게 애원하는 명장면있죠. 

"제발 말 좀 그만해.ㅜㅜ.."

예. 딱 그 기분이었어요. 


단점 썰 풀었으니 게임 플레이에 관해 조금 이야기하자면

 '인디 게임의 아이디어를 끌어올려서 만든 AAA(영화로 따지면 블럭버스터)게임'라고 볼 수 있겠네요. 

게임은 익히 알려진 대로 '배달'입니다. 여러 가지 배달 방법이 있지만 결론은 배달이에요. 

이게 특별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라고 누구도 생각안하죠. 다만 그걸 게임으로 살리기가 힘든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시도한 적이 없을 뿐이죠. 

그래서 저예산 인디 게임이나 할법한 시도인데 이것을 코지마는 과감하게 도전했고 그리고 그 결과가  저는 꽤 만족스러웠어요. 

유로트럭이라고 조롱받기도 하는데, 조금 긴장감이 느슨한 건 사실입니다만, 그걸 메꿔줄 만한 조작감은 분명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흥미로웠던 점이 비동기 멀티플레이입니다. 

그러니까 다크 소울에서 표지판 아시죠? 다른 유저가 남기고 간 표지 말입니다. 이것을 조금 발전시켜서 응용했어요. 

이를테면 A라는 유저가 높은 절벽 아래에 사다리를 놓고 갑니다. 그러면 다른 월드의 B라는 플레이어가 같은 절벽에 왔을 때 그 사다리를 이용할 수 있게됩니다. 

비단 사다리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리나 도로 혹은 또다른 기지까지 건설할 수 있어요. 이게 없었다면 게임은 꽤나 삭막했을 거에요. 없으면 정말 단순 배달이 되어버립니다. 

웹진의 메타스코어 낮았던 이유가 이 비동기 멀티플레이에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웹진 평가자는 아마 많지 않은 유저들과 게임을 했을 것이고, 이 비동기 멀티플레이를 즐기지 못했읗 가능성이 컸겠죠. 게임의 절반 정도를 못한 거나 다름 없다고 봐요. 


아무튼 올해의 문제작인 건 틀림없습니다. 코지마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다 했어요. 메탈기어5가 미완성으로 끝나서 아쉬웠는지 아낌없이 할 수 있는 건 다 게임에 넣었어요. 

그런데 이 게임을 남들에게 추천은 못하겠습니다. 저는 재미있었는데 남들도 똑같이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하면 잘 모르겠어요. 

요물 같은 게임입니다. 진보적이면서 진부하고 진부하면서 진보적입니다. 말장난 같지만 정말 해보면 알 수 있어요. 



간만에 쓰는 글입니다. 돌아오니 로이배티님이 유일하게 게임 글을 쓰시던데. 저도 간간히 글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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