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시 큰 스포일러는 없습니다만, 시즌 2의 주요 사건들이 어떤 소재의 사건들인지, 신규 캐릭터가 어떤 분들인지에 대한 정보 정도는 들어 있습니다.



 - 참고로 이건 본편의 시즌 3 대신에 나온 외전격의 시즌이고 본편에 대해선 며칠 전에 제가 글을 적었죠.

http://www.djuna.kr/xe/board/13703572



 - 본편의 주인공 4인방 중 밀리와 진. 둘만 남았습니다. 나머지 둘은 어떻게 됐는가 하면 한 명은 사라진 이유가 전 시즌에 나오고 다른 한 명은 이 시즌 초반에 대사 한 줄로 처리되고 그래요. 아마도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배우 둘이 하차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데 그게 중요한 건 아니겠고.

 어쨌든 그 둘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갑니다. 블렛츨리 파크 시절에 겪었던 살인 사건이 하나 있었는데 그 범인이 미국에서 연쇄살인마로 활동하는 것 같다는 정보를 얻었거든요. 그리고 거기에서 새 멤버 둘을 얻어 다시 4인조를 결성해서 이런저런 사건들을 해결해 나갑니다... 는 내용이에요.



 - 이전 글에서 이 시리즈의 본편이 페미니즘 교화 드라마다... 라는 얘길 했었는데 시즌 2에선 그 주제를 좀 더 확장해 나갑니다. 간단히 말해 새로 추가되는 탐정들 두 명 중 하나는 흑인이고 다른 하나는 레즈비언이에요. 그리고 각각 본인들의 그런 성격에 맞는 사건들을 하나씩 부여 받습니다.

 본편과 마찬가지로 이런 사회적 소수자들의 비극적 (50년대 당시 기준) 현실을 꽤 자연스럽게 잘 다루는 편입니다. 이런 주제와 관련된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를 놓고 따져보면 억지스럽고 부담스러운 느낌은 없어요. 하지만 애초에 멤버 구성이 너무 노골적이다보니 살짝 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이게 좀 긴 시리즈이고 그 중 일부로 녹아 있으면 괜찮겠는데 이야기가 짧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이런 구성이 좀 튀어요. 참고로 이번 시즌은 에피소드 여덟개이고 그 중 다섯개 정도가 인종 차별, 동성애 탄압 관련 이야기입니다.



 - 사실 전 본편의 '줄리' 캐릭터를 꽤 좋아했기 때문에 (게다가 사실상 단독 주인공에 가까운 캐릭터였다구요) 이 시즌을 시작할 때 좀 허전한 느낌이 있었고 솔직히 말해 끝까지 그 아쉬움이 깨끗하게 사라지진 않았지요. 그래도 새 캐릭터 두 명은 꽤 괜찮습니다. 줄리의 기믹을 상당부분 이어 받은 (기혼, 사려깊고 사랑 넘치지만 시대의 한계에 갇힌 남편, 아들 하나 딸 하나 키우며 가사 전담의 굴레를 쓴...) 흑인 캐릭터는 '처지는 되게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사람이다'는 걸 분명히 보여주며 개성을 잘 살리고 있구요. 또 다른 캐릭터는 본편의 캐릭터들과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지고 본인의 길로 열심히 매력 발산을 잘 해줘요. 이번 시즌 캐릭터들 역시 보다보면 정이 듭니다.


 그리고 남자 캐릭터들이 좀 늘었는데... 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히 언급은 않겠지만 뭐 이 분들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리고 어디까지나 조연 역할에 머무르기 때문에 본편의 '자매애' 분위기를 좋아했던 분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ㅋㅋ



 - 다른 분들 말씀대로 추리물, 탐정물로서는 본편보다 오히려 나은 면도 있어요. 본편은 총 에피소드 7개에 사건 3개였는데 '샌프란시스코'는 에피소드 8개에 사건 4개라 전개 속도는 비슷합니다만. 그래도 주인공들의 추리 과정에다가 나름 간단한 (근데 정말 간단합니다 ㅋㅋㅋ) 암호 푸는 기법들 같은 걸 소개하면서 소소한 재미들을 열심히 집어 넣었더군요. 벌어지는 사건들도 나름 다양하구요.



 - 50년대 샌프란시스코가 배경이지만 관광지스런 비주얼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제작비 문제겠죠. 그래도 나름 소소하게 디테일한 세트와 흥겨운 재즈 음악들로 보고 듣는 재미는 충분히 살려줍니다. 그리고... 금문교는 짧게 나와요. 이건 안 나올 수 없는 물건이라. ㅋㅋㅋ cg로 먼 배경에 간단하게만 나오지만 어쨌든 의무 방어는 성공.



 - 종합하자면 대략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이 반토막이 난 건 많이 아쉽지만 추가 캐릭터들이 나름 선방을 해주고요. 바뀐 배경인 샌프란시스코를 헤매며 무례한 양키들(...)과 엮이는 영국인 아줌마들의 모습은 나름 꽤 귀여워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탐정 놀이도 조금은 업그레이드 됐구요. 시즌 1, 2를 재밌게 보셨다면, 그리고 특별히 하차 캐릭터들에게 많이 꽂힌 경우가 아니시라면 이어서 달릴만한 퀄리티의 시즌입니다.

 다만 시즌 1, 2를 안 보고 이것만 봐도 되냐... 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구요. 시즌 3을 만들려다가 모양새가 이렇게 되어 버린 느낌이라 시즌 1, 2를 안 보고 보시면 별로 재미 없을 거에요.



 - 그러고보니 단점을 전혀 안 적었군요.


 본편도 이미 (그 짧은 분량에도!) 블렛츨리 파크의 멤버들과 같은 시기 특수 요원들을 너무 사방팔방에 뿌려대며 스몰빌의 면모를 보인 바 있습니다만. 샌프란시스코 역시 거기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습니다. 뭐 2차 대전이 50년대 세계사에서 만악의 근원인 건 맞겠습니다만. 그래도... ㅋㅋㅋ


 주인공들이 겪는 사건들의 스케일이 많이 커졌는데, 그래서 본편의 소소한 탐정 놀이(...라고 하기엔 너무 다크하고 위험하긴 하지만) 느낌이 사라진 게 아쉽고 또 그 와중에 주인공들이 그걸 해결해야 하니 매 사건의 결말 부분에 늘 무리수가 개입하는 것도 아쉽습니다. 특히 마지막 사건 같은 경우엔 스케일이 너무 커서 위화감이 들더라구요.


 주인공들 하나하나의 내적 고민이나 갈등 같은 건 대체로 괜찮게 묘사가 되는 편입니다만, 이야기 전개를 위해 좀 급변화를 겪는 일들이 종종 있어서 그것도 아쉬웠습니다. 쉽게 싸우고 쉽게 화해하고 저지르고 그래요.



 - 흑인에다가 동양계(정확히는 일본계) 캐릭터까지 하나 비중있게 나오는데... 보다가 종종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50년대 초중반인데 저분들 너무 편해보인다는 느낌. 차별 당하는 디테일을 꾸준히 심긴 하는데 그런 장면을 제외하곤 되게 프리해서요. 뭐 원활한 이야기 전개를 위해 톤을 조절한 거겠죠... 아마도?



 - 앨런 튜링 얘기가 짧지만 되게 구체적으로 한 번 언급됩니다. 그리고 아무 의미 없이 '우리 신나게 노는데 긴즈버그라는 애가 와서 시만 읽다 갔다'는 대사가 흘러가는데 아마도 앨런 긴즈버그 얘기일 듯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검색을 해보니 딱 그 시기 샌프란시스코와 관련이 있기도 하구요. 솔직히 처음엔 루스 베이더인줄 알았습니



 - 암튼 재밌게 봤습니다만. 시즌 1, 2와 샌프란시스코까지 통틀어서 얘기하자면 시즌 1 + 시즌 2의 1, 2화까지가 하나의 이야기이고 이후는 쭉 외전인 것 같은 느낌이에요. 자꾸 캐릭터가 바뀌니 (그것도 주인공급까지;) 아무래도 매끄럽게 이어지는 느낌은 아니어서 그게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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