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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뜸을 들이더니 친구(성별은 남자입니다.)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성 정체성을 잘 모르겠어."
뜬금없는 말에 무슨 얘기냐고 반문하자 말 그대로라고 하더군요.
성 정체성을 잘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굉장한 혼란을 느끼고 있다고요.
지금까지는 이성에게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동성에게도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네요.
자신이 이성애자인지 동성애자인지 양성애자인지 전혀 모르겠다면서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친구에게 전 대수롭지 않게 별 문제가 아니라고 대답했어요.
저는 전 인구에서 양성애자가 80% 정도이고 이성애자가 10%, 동성애자가 10%의 비율 정도라는 것으로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친구한테 어릴 적부터 이성을 사랑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으로 교육받아서 그렇지 양성애자는 비정상적인 게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이성과 동성을 고루 만나다보면 자연스럽게 너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될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죠.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잘 대답한건지 확신이 서질 않네요.
나름은 친구를 안심시킨다고 한 말인데, 너무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 것처럼 말한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렇게 말한 게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요.
제가 어떻게 말해줬어야 가장 좋은 대답이 될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다음에 이 친구를 만나게 되면 뭐라고 더 이야기 해 주는 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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