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구에 들렀습니다.

 

가장먼저 방문한 곳은 미도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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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이전했습니다. 마지막에 방문한것이 2013년의 일입니다. 그후로 1년이 지난 2014년, 대구다방원래 있던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곳에 재오픈을 했습니다.

 

임대료의 문제로 쫓겨났다고 하는데, 새로 옮긴 자리가 미도다방과 꽤 어울리기도 하고 또 대구시에서 오랜 가게들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있어 지금은 그리 나쁜상황은 아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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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부터 4년이 지났으니 새로 옮긴 자리가 어색하지 않습니다.

 

분명 자리를 옮긴건 맞는데, 공간은 예전의 그곳과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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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살펴봅니다. 가격이 조금 올랐어요. 사실, 지금 가격도 그렇게 비싸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쌍화차를 우선 시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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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는 이렇게 생겼고요, 예전보다 한결 정돈된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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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참 좋았습니다. 문에 걸어놓은 작은 문발이 바람에 따라 움직입니다.

 

와이파이는 0788EDCC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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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에는 계란이 빠졌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간 계란파동도 있었고요, 원료값의 문제도 있을것 같습니다. 사실 계란에 대해서 호불호가 있었을텐데, 한결 깔끔해진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역시 센베이과자가 함께나옵니다. 고소하고 달달한 한 잔에 평화가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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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기 아쉬워 약차과 강황꿀차를 주문해봅니다. 약차는 담백합니다. 생강을 한 조각 먹고 입이 알싸해지면 약차를 후루룩 마시면 됩니다.

 

강황꿀차는 말 그대로 강황가루에 꿀을 넣은 차입니다.

 

대단합니다. 자리를 옮겨서도 그 색깔 그대로 공간을 유지하고 있다는게.

 

여러사람의 노력이 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4년 전의 그대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계신 사장님의 미소가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애정하는 공간 하이마트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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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 운영자이신 김수억씨의 뜻을 받아, 공간은 1년 365일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2대인 무남독녀 딸 김순희씨와 손자가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하이마트 위에 살면서 매일같이 공간을 갈고 닦고 있죠.

 

손자 그러니까 김순희씨의 아들 박수원씨는 3대째 하이마트를 운영하며, 리옹 국립고등음악원을 졸업오르가니스트겸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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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하루에 400여명이 찾아온적도 있었고, 직원도 9명을 두었었다고 합니다.

 

시절은 많이 변했습니다. 누구나 집에서 음악을 들을수도 있고, 고전음악을 듣는 인구도 많이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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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간은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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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룸도, 엠프도 오랜 LP들도 꾸준한 관리속에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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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현악 4중주를 요청했습니다.

 

오랜 탄노이 스피커에서 현악의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사장님께선 음악만 틀어주시고 자리를 비워주십니다. 스테인드 글라스로 오후의 햇살이 들어오고, 소리는 조용히 울려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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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몇 곳의 음악감상동호회에서 정기적으로 하이마트를 찾고있고, 대구지역 학교에서도 교외활동으로 이 공간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고전음악을 들을 필요는 없지만, 

그 아름다움을 많은이들에게 선보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장님과 아드님의 부단한 노력,

대구시의 도움과 음악애호가들의 꾸준한 방문이 소중한 공간을 오랫동안 지켜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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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세상의 소음에서 벗어나, 선율의 흐름에 젖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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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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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장이 모두 끝날때까지 공간을 둘러보고 또 한참을 앉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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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지난 유행가가 시끄럽게 울려퍼지는 도시의 거리에서, 우리는 소음에서 벗어나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까먹곤 합니다.

 

잠시 음악만을 위한 공간에서 모든것을 내려놓는 경험은 소중합니다. 악장과 악장사이 침묵이 흐르고,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죠. 한 번이라도 그 아름다움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평생 그 아름다움을 잊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삼덕동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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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맛을 조금 아는 남자는 대구의 오래된 스페셜티 카페입니다. 수정동과 삼덕동에 각각 카페가 있는데요, 초장기 커피 트럭을 운영하셨던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곳이 삼덕동 카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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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르조코와 EK43, 디팅트윈그라인더가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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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은 이렇게 두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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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대표 김태환씨는 트럭에서 모카포트로 커피를 팔았습니다. 수망으로 로스팅을 해서 말이죠.

 

가장 불편하고 손이 많이 가는 방법으로 커피를 만들었지만, 인기를 끌었고 그렇게 커피맛을 조금 알기 시작하자 매장을 열게 됩니다.

 

다른 대표이신 김현준 대표는 IT업계에 몸을 담았다고 하는데, 매장이 두 곳으로 나뉜 이유에 대해서는 확실히 들은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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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 후지로얄과 기센 로스터를 사용합니다. 개성이 강한 두 로스터로 어떻게 커피를 만들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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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인 블랙 에스프레소는 견과의 향미, 초콜렛의 질감과 단맛이 무겁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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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브루잉 에티오피아 아리차는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상큼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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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쳐 에스프레소 블렌드 두 종에 대한 설명과, 교육에 대한 안내가 적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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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인테리어가 커피맛하고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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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삼덕동을 주욱 둘러봤습니다.

 

고요한 동네 골목골목 사이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작은 공간들이 자리잡고있습니다.

 

오래전의 홍대와 연남동의 모습을 보는것 같기도 하고, 또 대구만의 분위기가 가득한 공간을 만난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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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내려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도다방

대구 중구 진골목길 14

053-252-9999

매일 09:30 - 22:00 (명절 당일 휴무)

 

하이마트 음악감상실

대구 중구 동성로6길 45

053-425-3943

 

커피맛을조금아는남자(삼덕동점)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447길 44-35

10:00 - 21:00 (휴무 별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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