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유로 2008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주면서 이것이 스페인의 축구다! 라는 걸 증명해주었던 유로 2008의 우승의 주역들이

고스란히 이번 남아공 월드컵까지 이어와서 결국 FIFA 우승컵을 안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미 월드컵 시작 이전에 스페인의 우승을 점쳤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예선전에서는 첫경기에서 찌질하기 그지없는 전원수비의 비겁한 방식으로 스위스가 스페인을 1-0으로 패배시켰을 때 잠시 걱정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 점점 나아지는 경기력으로 4강전에서는 막강화력 독일과 맞붙었습니다.

경기 후에 독일이 이번 경기에서 못했다는 둥, 너무 수비위주 전략이었다는 등의 후일담들이 많은데

축구란 경기는 상대적이며, 독일이 4-0으로 눌렀던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보다 스페인은 훨씬 단수가 높았다는 겁니다.

 

축구좀 안다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이번 아르헨티나 국대팀의 최대약점은 바로 마라도나 아니었습니까.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후덜덜한 경기력과 팀웍으로 24번의 터치끝에 골을 만든 캄비아소가 있던 아르헨티나의 팀웍은

그야말로 축구란 이런거야..라는 정석을 보여주는 듯한 교과서적인 멋진 플레이였습니다.

만약 마라도나가 이번에 리켈메와 캄비아소를 데리고 아르헨티나를 끌고 왔더라면 분명 아르헨티나는 지금의 독일을 눌렀을 겁니다.

미드필드에서 주도권을 독일에게 빼앗겨버린 아르헨티나는 무력하게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지요.

아무리 축구천재 메씨라고 해도 혼자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런 아르헨티나를 이기고 자신감에 충만하고 감독마저 미중년 뢰브 감독님을 모신 독일팀이 왜 스페인에게는 무력해질 수 밖에 없었을까요.

그것은 결국 미드필더들간의 전쟁이었다고 보면 됩니다.

각팀의 플레이메이커였던 슈바인스타이거 VS 사비의 대결구도에서 사비가 이긴거라고 보면 됩니다.

그뿐만이 아니지요.

스페인의 유기적인 플레이, 환상적인 당구공 스타일의 원터치패스, 오밀조밀함 등은

다른 팀들은 감히 흉내낼 수도 없고(개인기가 딸려서) 또한 메씨빠진 바르샤팀이라고 할만큼 바르셀로나 FC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서로 눈빛교환만으로 마음을 읽는 플레이라고 할까요. 그런 팀플레이가 더욱 돋보여서 아름다운 축구였습니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겁니다.   

네덜란드의 축구전재, 노안 로벤옹이 아무리 스페인 수비진을 뒤흔들고 다녀도

결국은 뿌욜 등의 수비진에 막히고 최종수비인 카시야신에 막히고 맙니다.

스페인의 경기가 갈수록 살아나는 조직력이 더더욱 돋보였습니다.

물론 골이 펑펑 터지지 않아서 조마조마했지만요.

 

결승전 연장전에 드디어 숭부차기까지 가나 했던 막판에

토레스 - 파브레가스 - 이니에스타 로 이어지는 문전앞에서의 패스를 통해 확실하게 골키퍼를 제치고 골을 넣은 이니에스타.

그가 골을 넣자마자 골 세리머니로 상의를 벗더군요.

상의를 벗는 행위는 경고사항이라고 분명 들었는데 상의를 벗길래

"아.... 안에 런닝셔츠 입으면 상의 벗은 걸로 인정 안되는구나 " 라고 생각했는데 경고를 먹더군요.

상의 안에 입은 셔츠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 Dani Jarque Siempre Con Nosotros"

영어로 하면 "Dani Jarque, Always with us"

한글로 하면 "Dani Jarque는 항상 우리와 함께다!" 는 의미인것이지요.

작년 이태리 한 호텔에서 에스파뇰의 주장이었던 다니엘 하르케가 26살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떴습니다.

그의 죽음을 기리고자 경고따위 제끼면서 골을 다니 하르께에 바친 이니에스타라는 사나이의 의리에 뜨거운 눈물이 왈칵~ 쏟아질거 같습니다.

 

스페인의 이번 월드컵 우승은 축구계의 흐름을 다시한번 바꿔놓을거 같아서 한편으로 기쁩니다.

실리 축구를 한다는 팀들, 브라질, 네덜란드 등은 결국 축구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이기는 승부에만 집착하는 시시함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막강 화력으로 무장한 독일팀이 인기있었던 이유는

관객들은 화려한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한다는 겁니다. .

이기는 축구냐, 즐기는 축구냐.

저같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즐기는 축구에 한표를 던지고 싶습니다.

 

여하튼 스페인팀의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함께 뛰고 뒹구는 팀플레이다..라는걸 증명해줘서 좋았습니다.

제아무리 축구신동 리오넬 메씨, 축구계의 대표노안 할배, 아르엔 로벤이라도 11명의 조직력앞에선 어쩔 도리가 없는거지요

 

2014년에는 브라질도 둥가감독의 실리축구가 아닌 외계인 축구 삼바축구를 다시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스페인은 지금의 골든 세대들이 이번 월드컵이 정점인 시기라서 차기 월드컵에선 좀 어렵지 않겠나 보여집니다.

세대교체를 잘한 팀으로는 뮐러, 외질등이 있는 독일팀이 당장은 유리해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슬슬 차기 박지성을 키워야할 시기입니다.

다음번 브라질 월드컵때에는 좀더 나은 경기력으로 대한민국을 들썩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것은 여담인데 이번 월드컵때 주목하게 된 선수가 있으신지요.

전 골폭풍이 밀어닥치기 전에 이미 네덜란드의 스네이더의 마력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원래는 2006년부터 토레스 팬이었음)

이젠 2년뒤 유로 2012를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안녕~ 남아공 월드컵~!

Adios, Worldcup 2010 in South Af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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