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커뮤니티를 보다 보니 황교익에게 차단당한 사람들이란 사이트가 있더군요. 들어가보니 뭐랄까...이런 종류의 모임이 다 그렇듯이 놀이문화삼아서 즐기는 것 같았는데 한가지 의외인 점이 있었어요. 황교익과 안면이 없는 인터넷 페친이 아니라 현실에서 그럭저럭 친분이 있었던 사람들이 많다는 거였어요. 


 사실 이런 사례는 본 적이 없어요. 양쪽 다 보편적이지 않단 말이예요. 일단 만약에 내가 황교익 같은 입장이라면...나의 위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사람들과는 절대 척을 안 질 거거든요. 그야 아는 게 너무 많고 말빨도 쩔어서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는 고수라면 개인방송 파서 먹고 살수 있으니까 독불장군 짓거리를 할 수도 있겠죠. 


 한데 제대로 아는 게 좆도 없는데 방송빨로 큰 입장이라면? 같이 일해야 할 사람, 나를 긍정적으로 편집해 줄 권한을 가진 사람들과는 무조건 좋은 관계를 유지할 거란 말이예요. 황교익의 생각을 잘 모르겠어요. 신분상승을 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큰 그림은 안 봐도 되니 그냥 주위 놈들을 몽땅 이겨먹으면서 사는 게 목적인지. 한데 행보를 보면 이겨먹는 것보단 잘나가고 싶어하는 마음도 열라 큰거 같은데...그럴 거면 저렇게 모든 방향으로 총질을 하는 건 좋지 않단 말이죠. 그렇게 떴다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망쳐버린 건지. 내공이 없어도 저자리까자 올라간 걸 보면 처세술이 없는 사람은 아닐텐데...갑자기 왜 그간 쌓아온 인간관계를 말아먹는 상황까지 가버리는 걸까요.



 2.게다가 반대쪽 사이드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봐요. 말할것도 없이...방송 PD나 패널로 뛰는 연구가들은 저렇게 전면에 나서서 누굴 까지 않잖아요? 원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일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어쨌든 같이 일하고 얼굴 본 사인데 술자리에서 뒷담화 하는 거면 몰라도 모두가 보는 사이트를 열어서 저렇게 까고 있다니. 이런 케이스는 거의 없죠.


 그야 인터넷으로 접한 황교익의 캐릭터는 존나 재수없긴 해요. 저런 놈이 근처에 있다면 착하디 착한 나조차도 한마디 했을 걸요. 


 '황교익씨, 당신은 말이 너무 많아. 말을 하지 말던가, 말을 많이 하고 싶으면 재미있는 얘기를 좀 준비해오는 게 어때? 정.말.짜.증.난.다.고!'


 라고요. 정말 현실의 황교익을 직접 겪고 나면 저 정도로 황교익 안티가 되는 걸까요? 솔직이 정상적으로 생각해 보면...어지간히 밉상인 녀석이라도 저렇게 페이지를 열어서까지 웃음거리로 만드는 건 좀 그렇잖아요? 황교익에게 상처가 될 테니까요. 이런 사정들을 헤아리는 걸 그만둘 정도로, 실제로 만나보면 황교익이 그렇게 재수없는 인간일까요? 대체 실제로 만나보면 어떻길래 만나본 사람들이 저러는지 궁금할 정도예요.



 3.모임, 모임, 모임...하긴 내게 있어 연말 모임은 모임이 목적이 아니라 인싸체험 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연말모임이 아니라 연말모임들의 총체 그자체가 나의 체험인거죠. '모임'을 체험하는 게 아니라 '모임들'을 체험하는 거니까요. '모임이 많은 인간의 인생은 어떨까'가 늘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올해 연말은 모임을 만들기도 하고 나가보기도 하면서 열라 많이 했어요.


 그리고 한가지 알게 된 게 있죠. 인싸의 삶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그리고 인싸의 삶은 인싸가 살 때 잘 맞는 거지 인싸가 아닌 사람이 인싸의 스케줄을 소화하게 되는 입장이 되면...그건 마치 엠브로의 먹방 메뉴를 내가 소화하려는 시도와도 같은 거예요. 이번 연말에는 음식에 체하는 게 아니라 사람에 체하는 듯한 기분을 느꼈어요. 음식으로 치면 상한 음식을 먹은 것도 아니고 나름 괜찮은 사람들이었는데도요.



 4.휴.



 5.그리고 이번 기회에 카톡을 안 읽는 여자의 기분도 이해갔어요. 나는 웬만하면 모든 카톡에 바로바로 대답하거든요. 카톡이 왔는데 일부러 확인 안하거나 하는 건 진짜 바쁠 떄가 아니면 절대 안해요. 일단 카톡이 온 걸 보면 무조건 확인하고, 이동하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대답을 해 줘요.


 하지만 스스로 모임을 여러개 만들고 하니 카톡이 조금 과장해서 기관총을 쏘듯이 오는 거예요. 동시에 여러 사람과 대화...라기보다 여러 일방적인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입장이 되니 정말 짜증났어요. 


 한데 생각해 보세요. 아주 조금 예쁜 여자라도 1년 365일, 들이대 보려는 남자들에게 계속 카톡이 오잖아요. 그녀들은 1년 365일 저렇게 기관총같이 쏘아지는 카톡 세례를 받으며 사는 거예요. 그러니 카톡을 아예 안 읽거나 몰아서 읽거나 읽고나서 씹는 게 이해가 갔어요. 아 물론 다른 사람의 카톡을 씹는 게 이해된다는 거예요. 아무리 바빠도 내 카톡은 씹으면 슬프죠.


 하긴 카톡이 가장 기관총처럼 오는 여자들은 조금 예쁜 경우가 많지만요. 챔피언에겐 도전장이 잘 안오는 것처럼 정말 예쁜 여자에겐 비교적 연락이 뜸하기도 해요. 그녀들에게 연락하는 건 아주 부자이거나 또는 아주 돈키호테거나...뭐 그런 녀석들이죠.



 6.심심하네요. 아니 사실...심심한 게 아니라 피곤해야 하지만...그래도 깨어있는 순간은 늘 심심한거죠. 심심...피곤...심심이예요.



 7.제목을 보고 누군가는 '이 사람, 드래곤시티에 너무 집착하는 거 아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7월26일에 용산 글을 쓴 뒤로는 자꾸만 듀게에서 드래곤시티 번개를 하고 싶다고요. 사실 드래곤시티를 혼자 가기도 뭐하고...그렇다고 양아치들과 가긴 뭐한곳이고...점잖은 분들과 가고 싶은 곳이란 말이죠.


 사실 다른 호텔에는 놀 게 없거든요. 돌아다닐 만한 곳도 없고...그런데 용산은 다르다고요. 호텔플렉스 구역 밖에 나가면 고즈넉한 건널목도 있고...아직 개발되지 않은 얼기설기한 거리들도 있고...뭐 그래요. 드래곤시티 내에도 스크린야구나 스카이풀이나 이런저런 로비나 그런 게 있어서 놀기도 좋고 빙빙 돌기도 좋고요. 드래곤시티에 새로 연 빵집인 알라메종 델리도 가보고 싶고...냠냠쩝쩝. 쩝쩝냠냠.


 아 물론 스크린야구같은 건 해본 적 없지만요. 하여간 드래곤시티는 놀기 좋아요. 문제는 7월에도 썼듯이 레지던스형 호텔이라 허세가 부족하다는 거죠. 무슨 말이 하고 싶냐면 그래서 그랜드머큐어를 포기하고 듀게 연말모임을 딴데로 잡았는데 아직 좀 더와줬으면 좋겠다 이거죠! https://open.kakao.com/o/gOH2N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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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와서 자려는데 크리스마스때부터 잠 패턴이 꼬여서 잠이 안 와서 써요. 이따가 저녁에도 또 연말모임이 있는데 이번에는 삼겹살에 와인을 곁들여 파는 가게에서 한다고 해요. 삼겹살에 와인 조합이라니...인싸들은 그렇게 먹나봐요.


 그래도 모임에서 얻게 된 수확은 있어요. 이세상엔 내가 모르는 싸고 좋은 가게가 정말 많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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