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지겹)

2018.03.08 13:37

여은성 조회 수:686


 1.아...지겹네요. 정말 이 인생은 누구에게도 쓸모가 없어요. 주위의 녀석들을 보면 다른 사람에겐 쓸모가 없는 인생도 본인에겐 쓸모가 있는 법인데 내 인생은 내게도 쓸모가 없죠. 


 하지만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을 위해 그냥 참아야죠. 뭘 참느냐면...존재하는 걸 참는 거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계속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말이죠. 내가 그들을 직접적으로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건 아니예요. 다만 그들이 행복할 수 있는 쐐기로서 내가 마련되어야 하는 거죠.


 심심한데 이런저런 인물 감상평이나 해 볼까요? 사람 보는 눈은 없지만요.



 2.안희정을 보고 약간 소름이 끼쳤어요.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문재인이 당선되던 날 문재인에게 뽀뽀를 하는 걸 보고 내추럴한 행동이라고 보더군요. 내가 본 건 술에 취한 척 하면서 마음속에 얼마간의 피터팬이 남아있는 척하는 쇼를 하는 남자였어요.


 나는 안희정을 실제로 본 건 아니지만 한가지는 맞다고 생각해요. '이 자식은 정말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놈이구나'라고 느꼈거든요. 모든 행동...모든 말투...모든 표정...그 모든 것에서 이 녀석은 스스로를 사랑하는 녀석이다라고 느꼈어요.


 그리고 나는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녀석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사랑의 지분 중 대부분이 자기자신을 향해 있는 놈은 성정이 어떻든, 끔찍한 짓을 저지르는 순간이 오거든요. 더 무서운 건 끔찍한 짓을 저지른 후에 합리화하는 속도도 빨라요.



 3.'그럼 남을 사랑하는 녀석을 좋아하는 건가?'라고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예요. 정말로 자신보다 남을 사랑하는 놈은 싸이코죠. 그런 놈들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아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감정은 사랑보다는 혐오예요.


 내가 좋아하는 건 자신을 어느 정도쯤은 혐오하는 마음을 늘 먹고 있는 놈들이거든요. 자기자신을 포함해 모든 인간을 기본적으로 혐오해야 하는 거죠. 이상하게도, 나 자신을 포함해 모든 사람을 혐오하게 되니 사람들에게 잘 대해줄 수 있게 됐어요. 왜냐면 기대를 버리게 됐으니까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상대에게는 잘해줄 수 있더라고요.



 4.휴.



 5.어제부터 모 커뮤니티에는 이런 불만들이 올라왔어요. 6년 전에 키스를 하려다 실패했었던 일을 고발하기만 하면, 그 상대가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도 막아버릴 수 있는 세상이 와 버린 거냐고 말이죠.


 그래요! 정말 말도 안 되죠. 성폭행도 아니고 좀 찝쩍거리다가 키스를 시도해서 그 남자를 피해 룸 밖으로 문을 박차고 나갔던 일...이런 아무것도 아닌 일도 쟁여 놓고 있으면 상대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니 말이예요. 요 몇년간 온갖 고초를 겪고 간신히 재기하고,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받고 다시 정치계로 힘찬 발걸음을 하려는 남자가 고작 이런 고발 하나에 무너지다니? 뭐 이런 엿같은 일이 다 있어요! 말도 안 된다고요!


 그야 어제까지는요. 어제(그저께)까지는 그랬고 오늘부터는 그게 가능한 나라가 된 거죠. 왜냐면 군중이 그렇게 생각하게 됐으니까요. 이런 걸 가지고 불평하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가요. 이런 사람들은 주식이 어제보다 떨어졌다고 불평을 할 사람들이겠죠. 주식의 가격이 변할 거라고 미리 알았어야죠.



 6.고현정도 그렇고 고은도 그렇고, 나는 이 상황을 간단하게 받아들여요. 그들은 언터처블이었던 거예요. 언터처블이 아니게 되기 전까지는 문제를 삼을 수 없었던 거고, 이젠 문제를 삼을 수 있게 된 거죠. 이건 정말 좋은 거예요. 언터처블의 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지는 세상이 되는 거 말이죠. 기준이 너무 낮았으니까 아무나 다 나대고 다녔던 거거든요.



 7.하아...지겹네요. 생일파티나 할까요? 저번 듀게 생파는 듀게러가 와주긴 했지만 그냥 술자리였어요.


 전에 썼듯이 나는 먹는 폭이 좁으니까 그걸 넓혀 볼까 싶기도 해요. 누군가가 듀게 생파를 성공시키려면 정상적인(...) 가게에서 생파를 열어야 할 거라고 조언해 줘서요. 두번째 조언은 당일날 성공시키려고 하지 말고 며칠이라도 시간을 두고 하는 게 좋다는 거였어요.


 하지만 문제는, 3일 후나 5일 후에도 생일파티를 하고 싶을지 아닐지 알 수가 없단 말이예요. 오늘 뭘 하고 싶을지는 알 수 있지만 오늘이 아닌 날 뭘 하고 싶을지 사람이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죠? 말도 안되는 일! 기분이 휙휙 바뀐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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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적인 가게에서'한다면 갓포서울이나 울프강스테이크 가고 싶어요. 음식의 폭을 넓히고 싶지만 역시...해산물 같은 건 먹기가 좀 그래요. 날음식도 그렇고 곱창도 그렇고 감자탕도 그렇고...못 먹는 것 투성이죠. ...라기보다 안 먹어 본 것 투성이라고 해야겠네요.


 하지만 올해는 해산물도 도전해 볼거예요. 하아 지겹네요. 퇴근해야겠어요. 휴. 오늘은 뭘 하죠? 오늘 뭘 할지 일일이 생각해 보는 것도 지겨워요. 할 수만 있다면 죽을 때까지 자고 싶은데 말이죠. 


 



 

 만약 그럴 수만 있다면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나도 원하는 걸 가질 수 있겠죠. 그들에게 나는 살아있는 거고, 내게 나는 존재하지 않고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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