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버드 재관람 (다 스포)

2018.04.07 20:52

자두맛사탕 조회 수:1307

다시봐도 끝내주게 재미있고 너무 좋네요. 시얼샤 로넌은 진짜 연기천재란 말이죠. 어렸을 때부터 잘했지만 본편에서는 정말 잠깐 터치만 해도 금방 꿈틀하며 터치한 사람이 되래 놀랠정도. 샐리 호킨스, 에드 레드메인 같은 관상인데 이게 연기천재 관상인가 봅니다.

루카스 헤지스가 이영화에서 유난히 잘해요. 처음 봤을때부터 스스로는 좀 버거운 듯 한 나이스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그 캐릭터를 안 다음 보니 정말 감탄이 나오네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쓰리 빌보드, 그리고 제목이 기억 안나는 크리스토프 발츠 나오는 테리 길리엄 영화보다 이 영화의 퍼포먼스가 훨씬 좋은데 그레타 거윅의 손 맛이 훨씬 훌륭하다고 봐도 되나요? 판을 잘 깔아줬어요. 이전에 고스트월드(국내 개봉명 판타스틱 소녀백서)의 브래드 랜프로도 생각나는데 스스로에겐 좀 버거운 외양새를 보이는 이들, 청소년시절이나 20대 초반 주변에 저런 남자애들을 종종 봐왔는데 비슷하게 그려서 신기하네요. 같은 문화권 사람들은 얼마나 똑같게 느낄까.

카일 캐릭터 말인데, 트위터에서 그레타 거윅이 사실 이 영화에서 자신의 학창시절은 레이디버드가 아니라 카일에 가까웠다 라도 했다는데 원문 인터뷰나 동영상은 모르겠지만 진짜 그랬겠구나 싶더라고요. 어쩜 그렇게 잘 그리는지. 저도 카일 보고 찔리고 부끄러웠는데 위안이 됩니다. 하여간 그 캐릭터 그린 걸 보면 무슨 생각으로 무슨 마음으로 저러고 다니는지 잘 아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레타 거윅 보면 카일 같았다는게 웃기긴 하지만 어색하지 않습니다. 프란시스 하, 미스트리스 아메리카, 매기스 플랜, 우리의 20세기 보면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데도 튀어보이지 않나요? 배우 자체가 에고가 강한 사람이겠구나 싶었죠.

2000년대를 그린 방식이 보이후드보다 좋다고 했었는데 다시 보니 그때의 컨텐츠를 다루는 방식 때문이네요. 그냥 배경1로 지나가는게 아닌, 컴퓨터 쓸 때 전화모뎀이 단순한 웹디자인에 드륵드륵 처리되는 시간감 하며, 별 할게 없으니 카드게임이나 하는 아버지며, 모토로라 스타텍도 그렇고요.
특히 음악 말인데, 앨라니스 모리셋과 데이브 매튜스 밴드의 그 곡들은 90년대 중후반 히트했지 2000년대에 틀기엔 지나간 노래죠. 하지만 정서상 이치에 맞습니다. 그 때 미셸 브랜치, 에이브릴 라빈, 바네사 칼튼이 막 나와서 빌보드1위 또는 상위권을 달리고, 모던록차트에서는 Crash Into Me와 비슷한 스타일의 곡들이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었죠. 90년대 중후반 데뷔한 그런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밴드들은 2000년대 초반에 인기의 정점을 누리고 있었고요. 물론 90년대 음악계를 망친 림프비즈킷이 어쩌구 저쩌구 하는 데드풀 말마따나 헤비한 랩메틀도 유행이었지만요. 그러니 카일 같은 애가 그노래 싫어하는게 뻔하죠. 밴드도 벨앤세바스찬 스러운 프랑스단어 들어간 이름을 붙여줬잖아요? 음악도 그 때 유행에 비하면 ‘언더’스럽고요.

크리스틴 대학 자금 마련한다고 집 끼고대출 받는다는 장면은 곧 다가올 2008년을 이미 알고 있는 관객들에겐 호러네요. 그 때를 그린 영화 ‘빅 쇼트’, ‘라스트 홈’ 에구 무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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