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책이 나왔네요...

2018.04.07 22:53

사이드웨이 조회 수:2046

지난 연말부터... 태어나서 그렇게 저 자신을 밀어붙였던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언제나 어영부영, 얼렁뚱땅, 의지박약, 하던 걸 다 끝마치지 못하고 흐지부지 살아오던 인생이라...


그리고, 그것은 100퍼센트 '빚'의 힘이었습니다. (쿨럭...)

월급쟁이 생활을 때려치고, 청년창업대출을 받아서 출판사를 차리고... 그 대출금으로 꾸역꾸역 살다가.


결국 출판사 첫 책은 제가 필명으로 작업한 책이 되었습니다.

제목은 <아이돌을 인문하다>입니다.

bts, 워너원, 트와이스를 중심으로 대중음악 46곡을 문학과 철학의 틀로 읽은 책이에요.

주요 온라인 서점들에서 예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홍보성 글 죄송해요!)


사실 이 사이트의 주인장인 듀나님에게도 지난 겨울에 추천사를 부탁드려 보았었어요.

출판사에 재직하던 시절, 짧게나마 작업을 같이 했던 경험이 있어...


듀나님은 겸손하게 사양하셨지만, 그래도 지난 시간 동안 여러모로 듀나님에게 제가 많이 배웠던 것이 사실이니...

특히 트와이스 파트를 쓸 때 많이 의식했죠. 그렇지만 그런 직접적이고 날카로운 비평은 거의 넣지 못했습니다. ;; 

결과적으로는 꽤나 온건하고 대중적인 글들로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가을방학 계피님과, 배캠 배순탁 작가님 두 분이 추천사를 써 주셨는데,

사실 이런 상찬을 받은 것만으로도 저는 모든 보답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 빚이 수천 만원 대까지 불어난 지라... 책이 어떻게든 시장에서 반응을 얻어야 할 텐데...;;


한창 인쇄기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듀게 여러분들도 혹 관심이 있으시다면 주위에 널리 알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하하)

(제 남은 인생의 자랑이 될 만한) 위의 두 분 추천사를 적으면서 글을 마칠게요...


1.


무대에서의 나는 가끔씩 눈물 흘리는 관객을 보고는 한다. 

그렇지만 노래가 이런 식으로도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본 적은 없다.

그러고 보면 좋은 사유야말로 궁극의 위로인지도 모르겠다. 

사유를 거치지 않은 똑똑함은 아프게만 한다. 사유를 거치면 진짜 다정함이 나온다. 

이토록 다정한 인문학이라니.

책을 읽고 나는 내 일을 더 고맙게 여기게 되었다.

막연히 나와는 아주 다른 이들이라고 여겼던 그들, 아이돌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고 덧붙여도 될지 모르겠다. 

그런데 정말 그렇다.


― 계피 (뮤지션)


2.


이 땅에서 아이돌은 편견의 렌즈에 갇혀 고난을 겪고 있다.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 몇 년간 그들의 성장 서사를 심도 있게 다룬 기사들과 전문 리뷰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오고 있으니. 『아이돌을 인문하다』는 이 흐름에 속한 동시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의 친근하면서도 탄탄한 글솜씨 덕에 정말 '1'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아이돌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깊이 침투해 있다.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우리 일상을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사유하는 것 아닌가. 아이돌을 경유해서도 우리는 충분히 인문을 하고, 철학을 할 수 있다. 이 책이 이것을 증명한다.


살면서 가장 지키기 어려운 태도들 중 하나, 그건 바로 '잘 모르는 것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기'가 아닐까 한다. 아이돌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나는 이 책을 꼼꼼하게 재독할 계획이다. 아이돌에 대한 내 시야는 넓어지고, 생각은 깊어질 것이며, 시선의 사정거리는 더욱 길어질 것이다. 


그 기쁨을 당신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배순탁 (음악평론가,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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