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동적평형의 6월 정모는 “쓸쓸함”을 테마로 진행되었습니다. 
한 여름에 뜬금없는 시도하기를 좋아하는 운영진의 횡포?로 시작되었고요. 
평소보다 뜨거운 추천 열기로 인해 쟁쟁한 후보작들 사이에서,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싱글맨>이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싱글맨>은 작가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본인의 모습과 삶에 대한 회한이 고스란히 투영된 작품입니다. 
물론 말년의 이셔우드 곁에는 그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돈 바카디가 있었고, 이셔우드는 그의 작품들을 포함해 참으로 많은 업적을 남기고 떠난 사람이었습니다.
 
소설은 최근 사랑하는 연인 짐을 사고로 떠나보낸 58세 조지의 시점으로 시작됩니다. 
연인과 함께 하기 위해 마련한 해변가의 집에서 그는 홀로 일어나 거울을 통해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출근을 하고.. 
결코 짐을 대신할 수 없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이어가며.. 무미건조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조지는 자신의 곁에 다가온 죽음의 그림자를 어느 정도 직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삶 전체에 짙게 드리운 우울감과 상실감에 못 이겨 하면서도, 새로운 관계를 욕망하고 일탈을 꿈꾸는 등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회원분들과 책에 대한 감상을 나누던 중, 실제 독서 연령이 높아질 수록 <싱글맨>을 읽고 느껴지는 쓸쓸함이 비례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만... 
실제로 저도 몇 년 전 이 책을 처음 읽었던 시절보다는 훨씬 더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야기해주신 것처럼 소설 속 조지의 때론 궁색하고, 때론 냉소적인 태도, 종종 나타나는 충동적인 면모도 그러하고.. 
과거의 누군가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면서도, 다가올 미래와 사람에 대해 기대하는 마음을 놓지 못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 하나하나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것이니까요.  

 
여담으로, 
 
톰 포드의 <싱글맨>은 원작 소설의 전개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소설에서는 짐이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 잘 없는데, 영화에서의 매튜 굿이 연기하는 짐은.. 조지의 상실감을 너무나 잘 설명해주는 가히 신의 한수와도 같은 캐스팅과 연출이라고.... 네, 추천자에 따르면 그러하다고 합니다. 영업그만해

PS) 모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쪽지 주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0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6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08
123309 누구일까요? [5] 왜냐하면 2023.05.29 208
123308 뻔뻔한 유베/레비/컨퍼런스 리그 [2] daviddain 2023.05.29 135
123307 프레임드 #444 [4] Lunagazer 2023.05.29 83
123306 가장 기억에 남는 죽음씬은 무엇인가요? [12] 말러 2023.05.29 528
123305 인어공주 박스오피스 [4] theforce 2023.05.29 554
123304 인어공주... [5] 메피스토 2023.05.29 730
123303 [웨이브바낭] '연기'를 하는 장 클로드 반담이 궁금하십니까. 'JCVD' 잡담 [3] 로이배티 2023.05.29 279
123302 체호프의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견종 [1] catgotmy 2023.05.28 211
123301 네덜란드 어 배우고 싶을 때+<포스맨> 잡담 [6] daviddain 2023.05.28 255
123300 프레임드 #443 [4] Lunagazer 2023.05.28 98
123299 [바낭] 후... 나는 나 자신을 넘어섰다... 극장에서 졸지 않고 본 영화 [4] 스누피커피 2023.05.28 419
123298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때려치면서 [2] catgotmy 2023.05.28 243
123297 도르트문트는 너무 멍청해 우승 못 한다는 정치인 말이 진실일까요 [1] daviddain 2023.05.27 180
123296 [영화바낭] 몇 번째인지 모를 'E.T.' 재감상 아주 짧은 잡담 [20] 로이배티 2023.05.27 491
123295 프레임드 #442 [4] Lunagazer 2023.05.27 92
123294 하라 료 작가가 돌아가셨군요. [8] thoma 2023.05.27 451
123293 '자칼의 날' [12] thoma 2023.05.27 353
123292 [웨이브바낭] '리-애니메이터' 제작진의 공포 동화, '분노의 인형들'을 봤어요 [8] 로이배티 2023.05.27 350
123291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되찾은 시간을 읽으면서 [2] catgotmy 2023.05.26 229
123290 프레임드 #441 [4] Lunagazer 2023.05.26 10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