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치도 못한 곳에 믿지기 않을 공간이 생겼다하여 부랴부랴 계획을 짰습니다.


연희동과 미아동을 다녀오는 일정이었습니다.


먼저 들른 곳은 연희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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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러사이트 연희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로스팅 공장을 기반으로 매장운영을 하기 위해서 새로운 매장을 계획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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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찾았을때는 가오픈 기간이었습니다. 아직 간판이 걸리지 않았고, 기물도 전부 도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간판이 없는 모습도 어색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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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서 마주한 것은 길쭉한 쇳덩이들. 이 매장의 콘셉트를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앤트러사이트 연희점은 배치브루(Batch Brew)로 커피를 제공합니다. 대량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머신들을 배치브루라고 하며 가정용으로는 윌로우, 모카마스터 등이 대표적인 머신입니다.


이렇게 대형 매장에서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번, 팻코, 커티스 등이 있습니다.


매장이 자리잡고나면, 저 안에 배치브루 머신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뒷공간에서 팻코 시스템으로 커피를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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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베르크 로스터스 소개 포스팅에서도 말씀드렸듯, 스페셜티 커피의 품질향상과 머신기술의 발달로 어설프게 한 잔씩 추출하는 것보다 대량으로 추출하는 것이 맛을내기에 더 좋은 환경이 되었습니다.


로스팅공장을 콘셉트로 한 앤트러사이트 연희점에서는 배치브루의 장점을 한껏 살려 효율적인 매장운영을 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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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원두 진열장 뒤로 보이는 로스터는 고도(Godot)로스터입니다. 아주 오래된 주물 로스터에요. 유지보수가 어려워 잘 사용하지 않습니다만, 이곳에서는 어떻게 활용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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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이렇게 로스터가 진열되어있고, 긴 좌석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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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구형 프로밧 머신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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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곳에서는 배치브루만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에스프레소 메뉴도 판매하는데, 라떼 등의 메뉴를 위해서 머신을 설치했습니다.


라마르조꼬 리네아와 말코닉 EK43 그라인더로만 공간을 꾸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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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치브루를 콘셉트로 하는 매장에서는 배치브루를 드셔보시는것도 추천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배치브루 머신도 40분 단위로 새로이 추출을 하고, 추출 결과물 또한 꽤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커피가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커피는 식을수록 맛이 드러납니다. 배치브루임에도 크게 단점이 느껴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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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서 커피를 마시고, 2 층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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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의 공간도 1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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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을 배치하여 좀 더 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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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테이블보다 이렇게 긴 좌석이 더 편합니다. 바깥쪽으로 보이는 연희동의 정겨운 풍경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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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러운 공간은 점점 더 채워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가득은 아니고요.


적당히 비워두고 또 많은 것을 버렸습니다. 배치브루를 통해서 효율성을 극대화했고, 덕분에 직원들은 커피를 두고 손님들과 더 길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앤트러사이트의 각 지점들은 각각의 색깔이 잘 드러난다는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그리고 새로운 지점이 문을 열 때마다 혁신적인 공간을 만들어냅니다.


특히 서교점과 연희점에서 그 장점이 정점을 이루는데, 카페 공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꼭 들러보길 권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미아동으로 향합니다.


제가 찾은 곳은 서울 강북 우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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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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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 옆에 둥지를 튼 어니언 2호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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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상치 못한 공간에 카페가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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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언은 성수동에 1호점이 있고, 옛 공장을 개조하여 만든 공간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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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공간의 역사에 있어 어니언은 중요한 역할을 했었고, 이 강북우체국의 자리 또한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는 평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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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자마자 마주친 공간. 마치 예술작품을 보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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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의 미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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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마크 로스코가 생각나는 어떤 지점들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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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은 최소화했고, 공간이 가진 장점들을 최대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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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놀라길 잠시, 일단 커피를 주문합니다.


이곳 어니언 2호점은 배치브루로 커피를 제공합니다. 배치브루 머신은 팻코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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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특징은 유명 로스터의 커피를 순환하며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도쿄의 글리치, 서울의 커피몽타주, 대구의 라우스터프, 경주의 커피플레이스, 경남 양산의 카페 캄 원두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가격은 모두 2천 5백원. 


정말 말도 안되는 가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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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배치브루는 이미 해외 유수의 스페셜티 카페들이 적용한 바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그리고 맬번의 카페들은 바쁜시간에 배치브루를 걸어놓고 필터커피를 제공하죠.


대량으로 커피를 추출하다보니, 기본적으로 향미가 풍부합니다. 섬세하게 한 잔씩 내리는 것 만큼 디테일은 부족하지만, 실제로 맛을 보면 배치브루가 훨씬 뛰어난 경우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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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치브루 머신 뒤편으로는 시네소 에스프레소 머신과 빅토리아 아르두이노의 미토스 그라인더, 말코닉 EK43 그라인더가 보입니다.


보통의 경우 샷을 뽑는 바리스타와 서브를 하는 바리스타 두 명이 필요한 구조이지만, 대부분의 커피를 배치브루로 제공하기때문에 혼자서도 어느정도의 주문은 감당할 수 있습니다.


부산의 베르크와 연희동 엔트러사이트 그리고 카페 어니언까지 배치브루 시스템은 이제 하나의 흐름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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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주문하고 다시 매장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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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테라쪼(도끼다시)가 인테리어에 많이 활용된다죠.


엔트러사이트 연희점도 매장 밖의 구조물에 테라쪼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이곳 어니언은 오랜 건물의 도끼다시를 그대로 살렸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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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커피 한 잔과 오븐에 한 번 더 구운 시나몬 롤이 나옵니다.


빵과 잘어울리는 이 커피는 고소한 버터향과 달콤한 맛이 매력적입니다. 시나몬 롤과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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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나 마실수 있는 좋은 커피를 이렇게 멋진 공간에서 말도 안되는 가격에 마실수 있다니 놀랍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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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주문한 커피는 카페 캄의 캄 블랜드


커칠고 투박한 매력이 마치 도끼다시와 같습니다. 청량감이 좋아 여름에 마시기 딱 좋은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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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이런 공간이 있을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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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녹음을 즐기고 카페를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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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카페 어니언 주변에는 2천원대에 아메리카노를 파는 곳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멋진 공간에 훌륭한 커피를 파는 카페가 생겼으니, 아마 상권에도 변화가 생길듯 합니다.


이런 변화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커피는 피로를 풀기위한 쓰디쓴 검은 물이 아닌, 향기롭고 맛있는 매력이 넘치는 음료니까요.



앤드러사이트 연희

서울 서대분구 연희로 135

영업시간 미정(가오픈기간)


어니언 2호점(미아)

서울 강북구 솔매로50길 55

070-7816-2714

매일 08:00 - 22:00(주말 10:0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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