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샌드라 블록이 주연한 '버드 박스'를 보았습니다. 무서워서 띄엄띄엄 한 번, 다시 처음부터 한 번 이렇게 보았어요. 샌드라 블록의 정확한 발음, 52세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샌드라 블록의 외양, 존 말코비치의 징그럽도록 훌륭한 연기가 눈에 띄더군요. 홀 부모가 아포칼립스 시대를 헤쳐나간다는 면에서는 비고 모르텐슨의 '더 로드 (Dead End)'와 비슷하군요. 많은 분들이 트위터에서 말했다시피 다섯살짜리 아이 두 명을 양 손에 들고 눈을 가린 채로 산길을 뛴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호러입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같이 기존에 나온 아포칼립스 물하고 비슷해요. 특히 클리셰가 되다시피 한 식료품점 터는 부분이 그렇죠. 하지만 '버드 박스' 책은 '콰이어트 플레이스'보다 먼저 나왔다고 하더군요. 


이런 아포칼립스 물을 보다보면 엔지니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까 궁금해요. 핵발전소 같은 걸 그냥 5년 동안 방치해도 되는 건가요? 록키 산맥 빼고는 핵발전소 없는 지역에 많이 없을 텐데, 어느 시점부터 핵발전소가 펑펑 터지기 시작하면 어떻게 되는 거죠? 


2. 카이스트의 이병태 교수가 2018년 12월 26일 조선일보에 다음과 같은 기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포용적 성장 및 개발 지수'를 개발해 각국의 포용적 성장의 성과와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조사를 보면, 2017년 대한민국은 세계 14위로 미국·프랑스·영국·일본은 물론 남유럽·동유럽 국가들보다 앞섰다. 경제개발 혜택이 주요국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폭넓게 공유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같은 WEF의 2018년 평가에서 한국은 세계 16위로 두 계단 후퇴했다. 이를 통해 문 정부가 자신들의 정책 목표와 더 멀어지고 있으며, 문 정부의 경제 인식이 '사실(事實)'이 아닌 '이념적 환상'의 결과임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리츠메이칸 대학의 이강국 교수가 페이스북을 통해 포스팅했군요. 


사실 이 지표는 1) 성장과 발전(1인당 GDP, 노동생산성, 건강, 고용), 2) 포용성(가처분소득 지니계수, 빈곤율, 부의 지니계수, 중위소득), 3) 세대간 평등과 지속가능성(순저축률, GDP 당 탄소집약도, 공공부채, 부양률) 등 여러 지표들을 통합한 composite index라 너무 광범위한 면이 있다.


문제는 Inclusive Development Index 2018의 데이터는 주로 2016년 자료를 쓰고, Inclusive Development Index 2017의 데이터는 주로 2015년의 자료를 쓴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지표가 낮아진 것은 2017년 5월부터 시작한 문재인 정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내년 1월에 곧 주로 2017년 자료를 사용한 Inclusive Development Index 2019가 나올 테니, 그 때나 2018년 자료를 사용한 Inclusive Development Index 2020의 지표를 보고 글을 쓰는 게 맞지 않을까. (물론 정말로 이 지표가 나빠졌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 때 가서 할 말이고)


아마도 이 분이 보고서를 꼼꼼히 안 보셨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신문에 칼럼 쓴지 10년째인데 숫자를 쓸 때는 몇 번이고 확인을 한다. 요즘은 신문의 온라인 기사는 수정이 가능하니 가능하면 수정을 하시기 바란다.


2018년 WEF의 원문은 여기 있습니다. 24페이지에 2016년 자료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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