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모 회원님의 후기를 가져온 것입니다. 

서기 2019년(ㄷㄷ)의 첫번째 정모가 지난 금요일에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언제나 1월의 정모는 북적북적 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이런 저런 사정 때문인지 (감기 쥬거라ㅠ) 이탈자가 많았네요. 
그래서 모처럼 다섯명이라는 작은 인원으로 무려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에 대하여 두시간을 이야기 해야하는 상황을 걱정했습니다
서로 할 이야기 없어서 눈치게임 하는거 아니냐 이런 걱정이 있었는데 의외로 두시간 꽉채워서 끊이지 않고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여윽시 저희는 독서모임이었던 것입니다. 
 
헤르만 헤세는 너무나 유명한 중2문학  대문호이지요. 저도 소년시절 '수레바퀴 아래서'에 큰 영향을 받았고 
나이들어 뒤늦게 접한 '데미안'의 기억도 선명합니다. 
하지만 읽지도 않았던 '골드문트'가 제 기억에 생생한 이유는 제 고등학교 친구중 한명이 
당시에 천리안 아이디로 '황금입술'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네 그 입술 맞습니다...-_-
헤세의 골드문트에서 따왔다고 이야기 했죠. 이유는 기억이 나질 않았는데... 이번에 읽어보니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수도원에 소년이 들어오는 전형적인 헤세 스토리로 시작해서 은근노골적인 BL의 분위기로 호기심?을 자극하더니
골드문트의 방랑이 시작되면서는 거의 야설 성애 소설 같은 묘사의 연속이더군요. 
아마도 그 친구는 골드문트의 '방랑의 길'을 가고 싶었나 봅니다.... 
(하지만 못 간 걸로 알고있습니다ㅠ..........만 얼마전에 장가는 갔다고..)

사실 작품이 그 당시 기준으로도 모던한 스타일은 아니었고 아주 다양한 해석의 여지라던지 감상이 엇갈릴수 있다던지 하진 않았어서 
서로 다른 생각과 이야기가 오간 건 아니었습니다. 
작품에서 끝없이 강조하지만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여자와 남자, 예술과 지성 이런식의 이원론적 세계관이 명확하기도 하구요. 
오히려 전혀 생각지 못한 부분에서 이야기가 활발했는데 영화화할 경우 캐스팅을 누구로 할것이냐는 이야기였죠. 
소년 골드문트는 20년전 디카프리오가 어울린다.... 나르치스는 강동원???이 어울린다. 
명장 니클라우스는 숀빈이 제격이다 아니다 숀빈은 성주가 어울린다 등등...늘 그렇듯 마무리는 아무말 대잔치.

2차 겸 식사를 위해 들어간 식당에서 혜자로운 가성비에 울면서 먹다가 
무려 9시반에 브레이크타임이 걸리는 신박한 체험을 하고...유난히 추웠던 밤에 ㄷㄷ 떨면서 헤어졌습니다. 

요즘 화제인 모 드라마 스카이캐슬에 옴파로스라는 독서모임이 나오는데 엉망진창으로 운영되다 투표로 자폭 해체하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보면서 저희 모임이 얼마나 잘 굴러가고 있는지...또 한번 느꼈습니다.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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