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다들 알겠지만, '~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라는 주장을 하려면 그걸 겪어봤거나 소유한 사람이어야 하는 법이예요. 왜냐면 현실의 군중들은 가진 자의 말에 권위를 부여하니까요. 가지지 못한 자의 말이 아니라.


 그런데 sns를 해보니 sns에서도 그렇더라고요 . 프로필에 '출신 학교와 학번을 밝히지 않습니다.'라고 써놓은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아이비리그급이거나 최소한 서울대, 카이스트 수준의 출신들이거든요. 내가 아는 한에서는 지방대생들이 프로필에 저런 문구를 써놓지 않아요. 지방대생이 그랬다간 사람들이 비웃을 거란 걸 잘 알테니까요.


 스펙이 좋으면 뭘해도 스웩이 된다는 점이 sns와 현실이 꽤나 비슷해요. 스펙이 좋으면 스웩을 부려도 스웩이 되고 겸손을 떨어도 스웩이 되니까요. sns을 구경해보니 그곳 역시 현실처럼, 겸손을 떠는 데에도 자격이 필요한 곳이구나 싶더라고요. 현실은 그렇잖아요? 못 가진 사람은 스웩을 부려도 욕먹고 겸손해해도 무시받는 걸 너무 많이 봤단 말이죠...



 2.생각해 보면 그래요. 겸손을 떠는 데에도 나름의 자격이 필요한 법이죠. 왜냐면 겸손을 떨 건덕지가 없는 사람은 겸손할 기회도 없는거거든요. 사람들이 '겸손한 사람'이라고 인정해주는 건 '잘나가지만 겸손한 사람'인거니까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겸손해하면 그건 겸손으로 쳐주지 않죠.


 뭐 그래요. 자신에게 개성이 있거나 스스로가 독립적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은 주위 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석되느냐가 나를 결정하는 거니까요. 70% 정도는.



 3.그래서 전에 했던 얘기를 다시 꺼내보자면, 젊은이들에게 '너는 이대로 완벽하단다.' 라거나 '너는 충분히 괜찮아. 다른 사람들이 지껄이는 것에 신경쓰지마.'라고 지껄이는 꼰대들은 정말 싫어요. 젊은이들에게 좆같은 아편을 놔주고는 '후후 나는 역시 꼰대가 아니야. 젊은이들에게 잔소리하는 대신 걔네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멋진 사람이야 나는.'이라고 자위하는 놈들이죠.


 왜냐면 젊은이들은 더 강한 사람이 되는 것만이 살길이거든요. 사람들이 감히 나쁘게 해석하기 힘들만큼 강한 사람이 되는 거 말이죠. 당신이 약한 사람이라면, 당신이 어쩌다 한번 심통을 내도 욕을 먹겠지만 당신이 강한 사람이 되면 어쩌다 한번만 잘해줘도 주위 사람들이 고마워하니까요.


 누군가는 이럴지도 모르죠. '왜 젊은이들만 그렇다는 거지?'라고요. 왜냐면 늙어버리면 강해질 기회도 거의 없거든요. 늙어버리기 전에 당신이 강해질 수 있을만큼 강해져야 해요. 늙어버리면 당신은 자기자신이라는 감옥 안에 갇혀버리게 되니까요. 더이상은 빠져나갈 수 없는 감옥 말이죠.



 4.휴.



 5.그래서 백종원의 백반집 방송이 좀 슬펐어요. 그야 백반집을 운영하는 부부의 면면을 보면...그들은 좋은 사람이라고 하기 힘들겠죠. 


 하지만 그들은 이제 노인이예요. 그들이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강한 사람이든 약한 사람이든...그들은 노인이 되어버렸단 말이예요. 아무리 의뭉스럽고 불쾌한 사람이 상대더라도, 노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갑자기 쳐들어가서 주방을 뒤엎고 냉장고를 뒤지는 광경은 매우 슬펐어요.


 홍탁같은 젊은 사람이 상대라면 얼마든지 갈궈도 괜찮겠죠. 왜냐면 오늘의 홍탁이 그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람도, 가장 강한 사람도 아닐 거니까요. 그는 앞으로 더 강해지거나 더 선해질 수 있어요. 젊음을 장작 삼아서요. 하지만 백반집의 노인들은 이제 오늘의 그들이 진짜 그들인 거예요. 그들은 그냥 그 모습과 그 심기로 살아가야만 해요. 인생이라는 감옥의 형기를 마칠 때까지 말이죠.


 물론 백종원도 그걸 감안해서인지 그리 심하게 갈구지는 않고 넘어가긴 했지만요. 젊은 사람이 백종원을 상대로 그랬다면 매우 심각하게 경을 쳤겠죠. 



 6.어쨌든 위에 쓴 게 나의 생각이예요. 젊은이들에게 '넌 이미 좋아. 있는 그대로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건 존나 병신같다고요. 더 나아질 수 있는 사람에게 왜 그런 소리들을 하는 거죠? 이미 나이가 들어버리고 더이상 나아지기 힘든 상대에겐 '넌 이대로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어요. 


 하지만 더 나아질 수 있는 어리고 젊은사람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 그냥 좆같은 아편을 한대 놔주는 거라고요. 하지만 sns를 보니 그런 미친 꼰대들이 많아요. 뭔가 달관한 척 하면서 '남과 비교하지 마.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게 고통의 시작이야. 남은 신경쓰지말고 너 자신의 행복을 찾거라.'같은 개소리하는 놈들이요. 남과 비교하지 않을 거면 무인도에 가서 살아야죠.


 하여간 젊은이들은 적어도 기회는 있거든요. 남들보다 나아지는 것...아니면 최소한 어제의 자신보다는 나아질 기회요. 나이가 먹어버리면 어제의 자신보다 나아질 기회조차 없어요. 그럴 기회가 있을 때 많이 해놔야 해요. 어제의 자신보다 나아지는 걸 말이죠. 그럴 기회는 생각보다 금방 사라지거든요.



 7.나는 어떠냐고요? 나는 '어제의 나보다 돈이 더 많은 사람'은 될 수 있죠. 하지만 나 자신이 어제의 나보다 나아진다? 그건 힘들어요. 어렸을 때의 나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현실적으로, 어제의 나보다 나은 내가 되는 길은 어제의 나보다 돈이 더 많은 내가 되는 거예요.


 어떤 녀석들은 내가 돈 얘기를 너무 자주 하게 됐다고 뭐라고 하던데...그건 어쩔 수 없어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선택권 자체가 적어지니까요. 나는 내게 남아있는 선택권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뿐이예요. 발전에 대한 선택권 말이죠. 이제는 우주비행사나 프리미어리거가 될 수 없는 나이니까요.


 그래서 연휴나 휴일에 투덜거리는 일기를 쓰곤 하는 거죠. 그야 휴일이 휴일인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는 글이겠죠.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휴일에는 주식장도 쉬거든요. 휴일이란 어제의 나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없는 날인 거예요 내게는. 그냥 하루 까먹으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하는 날이라서 싫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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