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습성)

2019.10.24 16:02

안유미 조회 수:398


 1.살바도르 달리가 말했죠. '나는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황홀감을 느낀다. 내가 살바도르 달리라는 사실에.'라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신세가 좋아도 저런 식으로 생각하며 살지는 않아요. 


 내가 전에 썼듯이 그렇거든요. 이미 일어난 좋은 일은 그래봤자 이미 일어난 일이라고요.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이미 일어나버린 일이라면, 결국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고 다른 불만들이 생겨나거든요.



 2.어제는 장범준과 장범준의 아내가 욕을 먹더라고요. 장범준의 아내를 욕하는 사람들은 '무명 연예인이 백억 자산가 남편 만났는데 뭔 불만이 많냐.'라고 하지만 글쎄요. 장범준의 아내에게 있어 장범준과의 결혼은 이미 일어난 일이란 말이죠. 그걸 계속 감사하면서 살라고 하는 건 잔혹하죠.


 그리고 장범준을 욕하는 사람들은 '아이 둘 낳아주고 키워주는데 고마운 줄을 모른다.'라고 하던데 글쎄요...하긴 낳아'준다' 키워'준다'라는 게 벼슬일 수도 있겠죠. 받아들이는 상대가 그렇게 인정해 준다면요. '독박육아'같은 용어를 정부기관이 만들어서 퍼뜨리는 세상인데 사람들이 저런 생각을 품는 게 이상할 것도 없죠.



 3.하여간 나와는 상관없는 세계의 일이예요. 나는 내가 꿀을 퍼주는 여자에겐 나와 맞먹을 기회를 주지 않으니까요. 인간이란 게 그렇거든요. 잘해준 다음에 알아서 잘 하겠거니 하고 놔두면 반드시 덤벼 와요. 그리고 이 나이가 되어 보니, 그건 덤비는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믿어주는 사람의 잘못인 거라고 여기게 됐고요.


 '인간을 믿은 사람이 잘못한 건가? 아니면 믿어준 인간을 배신한 인간이 잘못한 건가?' 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글쎄요. 믿은 쪽의 나이가 중요하겠죠. 아직 어린 사람이라면 믿어준 인간을 배신한 인간의 잘못이죠. 하지만 나이를 먹고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멋대로 믿어버린 사람의 잘못인 거예요. 

 


 4.휴.



 5.말하자면, 내가 누군가에게 꿀을 한번 맛보여 줄 때마다, 좆같음도 한번씩 맛보게 해줘야 한다는거죠. 왜냐면 사람들이 그렇거든요. 꿀만 계속 퍼주면 꿀을 안퍼주는 어느날, 꿀을 안퍼주는 걸 불만스러워해요. 꿀을 안퍼준다고 뭐라고 지랄하는 걸 보면 어이가 없어요.


 하지만 1년에 딱 한번만 좆같은 게 뭔지를 한번 맛보여주면, 그 사람들은 내가 좆같이 굴지 않는 364일을 감사하게 여긴다는 거죠. 



 6.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모든 인간이 그럴 거라고 일반화시키는 건 잘못된 거라고요. 나는 일반인을 거의 안 만나고 화류계 사람들을 주로 만나니까요. 화류계라는 특성상, 아무래도 사회성보다는 짐승성이 강한 사람들의 비율이 많으니까 좆같은 인간들이 많은 거라고 여겼죠. 만나보지도 않은 부류의 사람들까지 함부로 싸잡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니더라고요. 일반인들을 만나보니 일반인들 중에 짐승같은 놈들이 훨씬 더 많은거예요. 놀랍더라고요. 



 7.이런저런 사람들을 본 결과, 일반인들의 문제는 이거예요. 적어도 화류계 사람들은 자신보다 나은 사람이라고 여긴 상대에게는 예를 표하거든요. 그들은 최소한의 개념은 가지고 살아요.


 한데 일반인들은 그렇지가 않아요. 그들에겐, 상대가 자신보다 나은 점이 압도적으로 많아도 계속 정신승리를 해대려는 못된 습성이 있거든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아주 쬐끄만 한 부분을 끄집어내면서 '이건 그래도 내가 낫지 않아?'라면서 존나게 맞먹으려 든단 말이죠. 보고 있으면 진짜 미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3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9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96
123331 [웨이브바낭] 척 노리스 영화를 처음으로 각잡고 봤습니다. '델타 포스' [6] 로이배티 2023.05.31 357
123330 프레임드 #446 [4] Lunagazer 2023.05.31 103
123329 [인어공주](2023) 보고 왔습니다 [5] Sonny 2023.05.31 790
123328 [인어공주](1989) 봤습니다 [2] Sonny 2023.05.31 386
123327 근황 [6] 칼리토 2023.05.31 474
123326 2010년대의 미국 대중음악 [2] catgotmy 2023.05.31 253
123325 북한에 대해 [5] catgotmy 2023.05.31 413
123324 오랜만에 안반가운 위급재난문자 [10] 예상수 2023.05.31 742
123323 [게임바낭] 플랫포머 게임 둘 엔딩 봤습니다. '플래닛 오브 라나', '서머빌' [1] 로이배티 2023.05.30 232
123322 Peter Simonischek 1946-2023 R.I.P. [1] 조성용 2023.05.30 153
123321 오늘 마지막 글: 윤석열은 죽을때까지 간호 못받았으면 좋겠네요 [2] 예상수 2023.05.30 548
123320 프레임드 #445 [4] Lunagazer 2023.05.30 105
123319 우주는 어떻게 끝나는가 [3] catgotmy 2023.05.30 267
12331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3.05.30 513
123317 크리에이터, 거미집, 킬러 오브 더 플라워문, 미션 임파서블: 데드레코닝 파트1 새 예고편 예상수 2023.05.30 239
123316 점심시간을 빌려, 한달만에 잠깐 쓰고 갑니다:비뚤어진 어른들 [4] 예상수 2023.05.30 465
123315 ‘다음 소희’ 없도록…경기도의회, 현장실습생 안전보장조례 입법예고 [1] 왜냐하면 2023.05.30 183
123314 버호벤의 <캐티 티펠>/안데르센/<늑대의 혈족> daviddain 2023.05.30 178
123313 [웨이브바낭] 세상의 모든 영화 감독 지망생들에게 바칩니다 '달은... 해가 꾸는 꿈' [18] 로이배티 2023.05.29 626
123312 Yesterday, Ditto, I am, DibloVI,지브리스튜디오 애니 그리고 수영 [4] soboo 2023.05.29 28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