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 자신이 재중 교민인지라 이번 전세기에 대한 감회가 남달라요.


그 곳을 떠나 오는 분들의 심정을 잘 알기 때문이거든요.


14일간의 고립된 공간 안에서의 격리, 말이 격리지 교도소 독방에 갇히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는 상태를 감수한다는 것입니다.


왠만하면 일과 생활의 터전을 떠나 14일간의 구속을 자처하기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을텐데


그만큼 우한에서 교민들이 최근 그곳에서 ‘이방인’으로서 겪는 고통이 현지 우한시민들이 겪는 고통의 몇갑절이었을거라는 거죠.


일본에서 천재지변으로 인한 대화재가 나자 조센징짓이라는 선동질로 수많은 조선인들이 학살을 당했었던 것이 그리 오래전의 일이 아닙니다. 


사태가 악화되면 이방인의 처지란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거 같아요.



이탈리아의 한 음악학교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중국인과 한국인등 동양인의 수업 참가를 금지 시켰다고 합니다.


그냥 프랑스나 어디 10대들이 인종혐오질 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구체적인 불이익+배제를 동반한 인종차별이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가해지는 상황


이런게 전염병 보다 더 무서운게 아닌가 싶어요.



멀리 이탈리아까지 갈 것도 없죠.


인종혐오도 모자라 지방도시 지역주민들의 원초적 자격지심과 공포심 그리고 그것을 부추기는 언론과 정치인들이 한국사회의 주변이 아닌 주류라는게


얼마나 서늘한 일인가요.



부디  교민들 모두 (안그래도 긴장되기 마련인 비행을 마치고) 새벽에 고국에 돌아와 마주하는 것이  끔찍한 ‘혐오’가 되어 상처를 입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혹시 그런 혐오를 마주하더라도 본인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도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2.

상해의 지인이 sns 에 올린 내용 하나 때문에 지금 충격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어요.


이번 일이 터지고부터 내내 불안했던 것인데....


지금 반려견과 길냥이들을 죽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관련 내용에는 길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고양이들과 댕댕이들의 사진까지 첨부되어 있었어요. 


동네냥이들은 무언가 독극물이 든 사료를 먹고 죽은거 같고 댕댕이는 누가 높은 곳에서 던져 죽인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런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면 인민일보에서 그러지 말라고 캠페인을 벌일 정도에요.


어떤 아파트 관리소에서는 주인 없는 댕댕이와 냥이들을 보이면 임의로 처치해버릴테니 간수 잘하라는 경고문까지 써 붙인 곳도 있더군요.


공원냥이들 누가 밥은 잘 주고 있을까 걱정이었는데 이젠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혐오는 공포를 먹고 자라고 그 공포는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 혐오는 가장 약한 존재로 향할 수 밖에 없는거 같아요.


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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